▲나무에 앉아 있는 여러 종류의 새들(출처=셔터스톡) |
어쩌면 다른 동물들이 새를 질투할지도 모른다. 사람들 중에도 나중에 새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에게는 날개가 있어 어디든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들은 높은 나무나 산에도, 바다 건너에도 날아갈 수 있다. 그리고 매우 가볍고 작은 몸으로 날쌔게 돌아다닌다. 그런데 딱 하나, 다른 동물이 새를 보고 전혀 부러워하지 않을 사실이 있다. 바로 새에게는 이빨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새에게만 이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래나 거북이에게도 이빨이 없다. 하지만 새들은 1억 1,600만년 전 지구에 살았던 공룡의 후손이다. 공룡에게는 이빨이 있었는데 왜 새에게는 이빨이 없을까?
과학자들이 밝혀냈듯이 시조새의 유적을 살펴 보면 육식 동물인 수각류 공룡에서부터 조류의 진화가 시작됐다. 티라노 사우르스 렉스 등의 공룡은 날카로운 이빨로 먹이를 잡아먹었다. 이들은 한때 거대한 포식자였지만 이들의 후손인 조류는 부리로 먹이를 쪼아먹어야 한다. 지난 150년 동안 조류의 치아가 어떻게 손실됐는지에 관한 연구가 이어졌지만 수수께끼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새이 조상격인 동물들은 아주 작은 흔적만을 남겨두고 멸종해버렸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아무튼 과학자들은 아주 작은 흔적만을 가지고 새의 조상을 연구했다.
과학자들은 척추 동물의 치아 형성을 조사해 치아와 상아질을 덮은 경조직인 법랑질을 형성하는 6개의 유전자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연구를 통해 48종의 새의 게놈에서 이런 유전자를 불활성화시키는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즉 이 연구에 따르면 모든 조류 종이 상아질과 법랑질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켰으며, 그 결과 조상인 공룡과 같은 치아 형성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캘리포니아대학 리버사이드캠퍼스 생물학과 교수이자 이번 연구를 이끈 마크 스프링거는 "48개 조류 종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비활성화 돌연변이는 이미 1억년 이상 전부터 치아 바깥쪽 법랑질 코팅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새의 수수께끼뿐만 아니라 거북이나 나무늘보 등 다른 척추 동물과 관련된 수수께끼를 일정 부분 해결했다.
▲부리로 벌레를 물고 있는 새(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
또 새들은 크고 복잡한 먹이를 먹다가 점차 작고 간단한 먹잇감인 벌레를 잡기 시작하면서 이빨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이빨리 없어짐으로써 새의 몸이 더 가벼워졌기 때문에 이빨이 없는 것은 날아다니는 데 장점으로 작용했다.
독일 본대학의 양쯔레이와 마틴 잔더 박사는 조류의 진화가 미래의 과학적 전망과 가정에 대한 생각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들은 알을 깨고 부화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빨이 없어지도록 진화했다.
양과 잔더는 "치아가 없어지도록 선택 진화한 이유는 조류의 새끼가 알 속에서 빨리 성장하고 부화하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과거에 공룡은 새끼가 알에서 부화할 때까지 몇 달 동안이나 알을 보살펴야 했다. 하지만 새는 며칠 또는 몇 주만에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온다. 이처럼 알에서 자라는 시간이 빨라지려면 이빨이 없어야 한다. 이빨이 없어지면 배양 시간의 60%가 단축된다. 연구에 따르면 날개가 없는 공룡이 부화하는 데 걸린 3~6개월 중 대부분은 치아 형성에 소요된 것이다.
또한 알에서 자라는 새끼에게 이빨이 있으면 충치가 생길 위험이 있다. 그리고 모체의 자궁에서 성장하는 포유류 새끼와 달리 조류의 새끼는 적에게 공개된 둥지에서 자라야 한다. 그래서 빨리 자라서 알을 깨고 나오는 편이 생존에 유리하다. 또한 새끼가 알에서 빨리 부화한다면 어미는 알을 땅에 묻지 않아도 되니 수고를 덜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파충류들은 알을 땅에 묻고 새끼의 부화를 기다린다.
새들은 흥미로운 동물이다. 이들은 공룡의 후손이며, 한때 이빨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이빨이 없이 부리만 가지고 있다. 어쨌든 새들에게서 이빨이 없어진 이유는 이들의 생존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동물의 세계는 매우 신비롭다.
▲과일을 먹고 있는 새(출처=픽스니오) |
[팸타임스=강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