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반려견(출처=게티 이미지) |
사람과 개의 시간은 다르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첫 번째 생일을 맞았다면, 이들이 15살이 됐다는 의미다.
이는 반려동물이 주인보다 빨리 나이를 먹고 결국에는 주인이 남겨지게 된다는 의미다. 나이가 들수록 반려동물에게 노인과 비슷한 건강 문제가 나타난다. 신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고 뼈와 심장, 인지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또, 여러 가지를 잊어버리면서 한때 좋아했던 것들에도 관심이 식어, 인지기능장애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는 개와 고양이의 인지 능력이 감퇴하는 증상으로 사람의 치매와 유사하다. 이 질병은 반려동물의 두뇌가 노화하면서 유발되고, 인지 기능 변화로 이어진다.
반려동물 전문매체 펫MD에 따르면, CDS는 11세 이상 반려 동물 중 50%가 걸린다. 또, 노화가 진행될수록 CDS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 15세 이상 반려 동물 중 68%가 증상을 보인다.
CDS에 걸린 반려동물은 DISHA로 알려진 다섯 가지 공통 증상을 보인다. DISHA는 방향감각 상실(Disorientation·D), 변화된 상호작용(Interactions·I), 수면-각성 주기 변화(Sleep-wake cycle·S), 집 안을 더럽히는 행동(House soiling·H), 활동량 변화(Activity level·A)의 약자다.
1. 방향감각 상실: 다섯 증상 중 하나인 방향감각 상실은 CDS에 걸린 반려동물에게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니 비버 수의학 박사는 "방향감각 상실은 주로 문으로 들어오거나 집을 나가는 등의 행동을 잊어버리는 것"이라며 "주인들은 밤에 잠잘 시간인데도 잠들지 못하고 허공만 바라보고 있는 반려동물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 변화된 상호작용: 이 증상은 흔히 다른 질환이나 행동 문제 증상으로 오진할 수 있다. 노령 반려동물이 이 증상을 보이면 좋아했던 대상에 대해 관심이 식거나, 가족을 멀리하고 주인에게 짜증을 부리는 등 태도를 보일 수 있다.
3. 수면-각성 주기 변화: 반려동물의 수면 주기가 변화했다면, 이는 CDS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이 밤에 잠을 설치거나 낮과 밤이 바뀐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반려동물이 낮보다 밤에 활동성이 강해져, 주인의 수면 주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4. 집 안을 더럽히는 행동: 배변 훈련을 잘 따랐던 반려견이나 반려묘도 이 증상이 나타나면 배변 장소와 무관한 장소에 볼일을 본다. 이는 기본적인 건강상 문제 때문에 방광과 장 운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돼 나타나기도 한다.
5. 활동량 변화: 반려동물은 나이가 들수록 기력이 쇠퇴하지만, CDS에 걸린 반려동물은 자극에 대한 반응도 변화하는 동시에 활동량이 변화한다. 한때 좋아했던 사물에 대한 반응이 줄어들면서 먹거나 마시는 등 일반적인 기능도 잊게 된다.
▲눈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성과 반려견(출처=게티 이미지) |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CDS 증상은 다른 건강 문제와 관련돼 진단이 까다로울 수 있다. 벳헬프디렉트닷컴은 반려동물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의 CDS 치료는 인지기능 쇠퇴 증상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다. 보통, 수의사들은 노령 반려동물의 인지기능 개선을 돕는 특수 식단을 처방한다. 이러한 식단에는 항산화물질과 비타민 E와 C, 셀레늄, 플라보노이드, 베타카로틴, 오메가-3, 카르니틴 등이 첨가된다.
주인들은 반려동물이 적당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치매에 걸린 반려동물은 많은 관리가 필요하다. 평소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찾아야 한다.
주인이 노령 반려동물을 도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1. 먹이를 주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한다.
2. 방향감각 상실을 예방하기 위해 반려동물의 환경을 바꿔서는 안 된다.
3. 반려동물이 우발적으로 헤맬 수 있는 집 안 구석구석에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
4. 고양이의 경우, 배변 문제를 줄일 수 있도록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배변 상자를 늘려야 한다.
또, 주인들은 수의사를 통해 반려동물의 증상을 관리하고 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상담 받을 수도 있다.
▲반려견의 건강을 검사하고 있는 수의사(출처=게티 이미지) |
[팸타임스=심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