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의학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흔한 반려동물은 개다. 4,800만 가구, 즉 모든 가구의 38.4% 정도가 개를 키운다.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는 3,100만 가구다. 약 25.4%에 해당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이미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또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반려 고양이를 잘 돌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펫헬스네트워크의 수의학 박사인 저스틴 리는 고양이를 안전한 실내 환경에서 키워야 하고, 고품질의 음식, 즉 육류 및 단백질 함량이 높은 사료 등을 먹여야 하며 매년 정기 건강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하고 필요한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고양이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우선 만성 신부전이다. 고양이에게 만성 신부전은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릴 정도로 치사율이 높으며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 질병에 걸리면 신장 두 개 중 하나의 기능이 75%가량, 혹은 두 개의 신장이 전부 망가지게 된다. 증상은 고양이가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숨을 헐떡이며, 금방 지치는 것 등이다. 고양이의 신장을 보호하려면 단백질 함량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은 피하고 고양이가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한다.
또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갑상선에서 너무 많은 호르몬이 분비되는 내분비 질환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겪을 수 있다. 고양이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다면 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증상은 극심한 갈증, 식욕 증가, 구토, 체중 감소 등이다. 이 질병으로 인해 고양이의 신진대사와 심박수가 증가해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병을 치료하려면 약을 투여해야 한다.
고양이도 당뇨에 걸릴 수 있다. 당뇨병은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 인슐린은 체내에 들어온 당분을 세포 등으로 옮기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기능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인슐린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제2형 당뇨병 등이다. 고양이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제1형 혹은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증상은 만성 신부전과 비슷하다. 고양이가 당뇨에 걸리면 식이습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고양이도 심장바미를 경험한다. 고양이의 심장 박동은 사람이나 개와 완전히 다르다. 심장 질환이 있는 고양이의 50%가 심장 잡음이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고양이의 심장 질환을 알아보기란 매우 어렵다. 증상은 헐떡임, 입 열고 숨쉬기, 파란색으로 변한 잇몸, 기절 등이 있다. 심장병은 예방할 수도 없는 병이다. 다만 약물로 심장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뿐이다.
고양이는 대개 개보다 수명이 길다. 최대 20살 정도까지 살지만, 품종에 따라 다르다. 고양이는 아파도 증상을 잘 보이지 않으려고 하기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고양이가 겪을 수 있는 또 다른 질병으로는 암이 있다. 암의 증상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증상과 유사하다. 암의 예후는 좋지 않은 편이지만 초기에 발견했다면 치료 가능성이 있다.
이런 질병 외에도 고양이가 사망하는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외상이다. 보통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 외상 사망의 47%를 차지한다. 다음은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따라서 고양이가 야외에서 생활하도록 하지 않는 편이 좋다.
고양이는 매년 수십억 마리의 동물들을 죽이는 작은 맹수다. 주로 조류와 설치류가 피해 동물이 된다. 네이처커뮤니케이션 저널에 따르면 고양이는 매년 14억~37억 마리의 새를 죽이고, 69억~207억 마리의 작은 포유류를 죽인다. 스미소니언보존생물연구소에 따르면 고양이는 미국 전체 조류 개체군의 15% 정도에 해를 끼친다.
앞서 언급한 질병 및 사고, 그리고 고양이가 죽일지도 모르는 다른 야생 동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고양이는 집 안에서만 키우는 편이 좋다. 고양이 한 마리가 1년에 대략 4~18마리의 새와 21마리의 작은 포유류를 죽이기 때문이다.
물론 야생이나 길에 사는 고양이가 다치거나 죽거나 다른 동물을 죽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집에 받아들인 반려 고양이의 건강과 다른 동물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고양이를 실내에서만 돌보고,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에 데려가 진찰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