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가장 깔끔한 반려동물 중 하나다. 고양이는 자신의 털 손질에 집착하다시피 하며 하루 중 절반 이상을 스스로 혹은 서로의 몸을 핥으면서 보낸다. '알로그루밍(allogrooming, 핥아주기)'라고 하는 행동은 고양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내재되어 있다.
여러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면 이 영문 모를 행동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한편, 반려묘를 기르고 있다고 해도 그루밍과 알로그루밍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알로그루밍은 한 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이 서로를 그루밍할 때 사용하는 과학 용어다.
자신의 털이든 혹은 다른 동물의 털이든 털을 핥는다는 것은 고양이 생활의 일부다. 고양이가 태어나는 순간, 어미 고양이는 새끼를 핥아 양막낭을 제거하고 호흡을 조절하게 만든다. 그리고 어미는 새끼의 항문을 핥아 장 운동을 돕는다.
새끼에게 스스로 그루밍하는 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새끼가 스스로 그루밍을 할 정도로 자라면, 자신의 털과 다른 새끼의 털을 핥기 시작한다. 나이가 더 들면, 어미 고양이의 털도 핥아주기 시작한다.
고양이는 높은 곳을 완벽하게 오를 수 있는 민첩한 몸매를 가졌지만, 몸에 닿지 않는 부위가 있다. 이 때문에 다른 고양이가 털을 핥게 두는 것이다.
알로그루밍은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있을 때 이뤄진다. 심지어 중성화 수술을 받았더라도 알로그루밍을 하며, 동성인 경우에도 서로 그루밍을 해준다. 수컷 대 수컷 알로그로밍은 매우 일반적인 일이지만, 암컷은 다른 암컷 고양이를 그루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는 건조하고 거친 혀를 사용해 털을 손질한다. 그리고 모근 부위에 있는 피지샘을 자극하고 몸의 다른 부위에 피지를 바른다.
고양이들의 알로그루밍을 관찰하면 계층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나이가 많은 고양이가 어린 고양이의 털을 손질하고, 털을 손질하는 고양이는 서있는 반면 털 손질을 받는 고양이는 앉아있거나 누워 있다. 알로그루밍은 고양이의 공격적인 행동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 고양이는 알로그루밍 습관으로 억압된 공격성과 긴장을 해소하기도 한다.
고양이는 사람 주위에서 기이하게 행동할 때가 있지만 보통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서로를 핥는 것에 집착한다는 사실만 알아도 큰 도움이 된다.
고양이가 서로를 혹은 사람을 핥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애정을 보여주고 싶어서 핥는다. 다시 말해, 고양이식으로 하는 포옹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어미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가 어미를 핥기 시작하면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이 같은 행동은 '당신과 함께 있어 편안하고 안전함을 느낀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핥기도 한다. 자기가 소유하길 원하는 대상이나 사람을 핥거나 머리를 문지른다.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애착 방식이다. 그리고 자신이 핥은 사람이 자신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달라는 몸짓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거칠고 건조한 혀를 가지고 있어 피부에 닿게 될 때 가시 돋은 철사 같은 느낌이 든다. 아프거나 이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반려묘가 보이는 애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반려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주인을 핥을 수 있다. 따라서 반려묘가 곁으로 와 핥을 때는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관심을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