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
방송을 통해 보이는 동물 구조 현장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영상에서는 거리를 배회하거나 폭력가정, 실험실이나 동물 공장 등에서 학대 받는 동물들이 구조된다.
사실 이 영상에는 공포에 질린 동물에게 물리고 있는 구조원이나 현지 관련 기관의 복잡한 업무, 구조 활동으로 발생한 법적 문제 등이 편집돼 있다. 영상은 진행 중인 구조 활동이나 동물이 구조된 이후 달라진 모습 등 감정적인 문제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구조 활동이 종료된 이후 구조된 동물들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믿는다.
▲출처=셔터스톡 |
대부분 사람들이 떠돌이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이 부적절한 상황에 놓인 것을 발견하면 동물 보호소에 신고한다. 구조된 동물은 동물 병원에서 일반적인 검사를 받는다.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긴급 치료가 이뤄지기도 한다.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면 동물 보호소로 옮겨져 입양될 날을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전국에 있는 동물 보호소는 입양을 기다리는 동물들로 넘쳐나는 실정이다. 학대를 당하거나 유기된 반려동물을 안락사하지 않는 보호소도 있지만, 대부분 보호소는 수용 가능한 동물 수가 넘으면 법적으로 안락사를 실시해야 한다.
영국 데일리메일닷컴은 영국의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구조한 동물들의 절반 이상이 건강상 어떠한 문제도 없지만 안락사에 처한다고 보도했다.
한 내부 고발자는 수용할 공간이 없어 안락사를 시킨다고 밝혔다. 하지만 RSPCA는 병에 걸려 결국 회복 불가능한 경우에만 피치 못하게 안락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결백을 호소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RSPCA가 구조한 동물 중 44%인 5만 3,000마리가 1년 이내 안락사를 당한다"며 "그들은 RSPCA가 동물을 보호하는 것보다 학대하는 주인을 기소하는 것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주장했다.
▲출처=셔터스톡 |
구조 활동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동물만이 아니다. 학대 받거나 위험에 처한 동물이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구조활동을 펼치는 사람 또한 동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웨스턴 캘리포니아대학 할 헤르조그 심리학 교수는 지난해 동물 보호소 직원 두 명의 상황을 조사했다. 이들은 안락사 약물인 펜토바르비탈 나트륨을 직접 동물에게 주사하는 일을 수행한다. 둘 중 한명은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업무에 임하고 있었다. 나머지 다른은 자신이 하는 일에 분노하며 울면서 퇴근하곤 했다.
후자인 직원은 "나는 내 일을 증오한다. 이런 기관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싫다"며 "나는 매일 모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더 많은 동물이 이곳에 들어온다"는 내용의 편지로 상담을 요청했다.
학대 받는 환경에서 구조된 동물은 법적으로 재산 문제가 동반되기도 한다.
대부분 나라에서는 자체적으로 동물복지법을 제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66년 동물복지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는 조사, 전시, 이송의 목적으로 동물을 다루는 것을 규제한다. 또한 여러 법률과 정책, 지침에 동물 보호와 사용에 관한 구체적인 적용 범위가 포함돼 있지만 동물보호법을 최소한 허용 가능한 기준으로 참조한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의 동물복지법에는 동물을 다루는 방법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다. 하지만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이 주인인 경우에는 논쟁이 발생한다.
반려동물-보호자 매칭 웹사이트 펫파인더닷컴에 따르면 미국 대부분의 주법 및 연방법 하에서 반려동물이 단순 재산으로 간주돼 법률과 윤리적 측면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법에 의하면 주인은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싫증이 났다는 이유로 안락사해도 무방하다.
학대 받는 동물을 구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원 주인으로부터 반려동물을 몰수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물 구조는 마치 영웅이 위험에 처한 누군가를 구하는 것처럼 고귀한 행위로 인식된다. 하지만 TV나 인터넷 영상에서 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매우 성공적인 구조 현장이다. 실제 현장은 긴박하고 치열하며 구조원이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빈번할 정도로 위험하다.
하지만 포악한 동물을 상대하고 동물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배트맨처럼 동물 구조원의 일은 끝이 없으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동물을 위해 계속돼야 한다.
[팸타임스=심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