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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에서 엄살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개가 있다. 바로 SNS나 동영상 사이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시바견이다.
수의사의 주사를 피하고자 보호자의 품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하거나 매우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엄살피우는 모습으로 시바견은 네티즌에게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렇게 겁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시바견은 체격이 야무지고 근육이 잘 발달돼 있다. 이에 예로부터 일본에서 사냥에 많이 활용됐다고 한다. 더군다나 다른 품종에 비해 그다지 애정을 많이 갈구하지 않고 성향도 강하고 냉담한 편이다. 하지만 속은 사랑으로 가득 차서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무심한 척 챙겨준다는" 이른바 '츤데레'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엄살견인지 츤데레인지 모를 시바견은 과연? 이웃나라 일본을 대표하는 시바견의 매력을 탐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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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견은 일본이 원산으로, 오래전 유적에서 유골이 발견될 정도로 역사가 매우 깊다. 시바라는 말은 '작은 것'이라는 뜻으로, 대형견에 비해 큰 몸집은 아니다.
시바견 전문가인 줄리아 칼드웰은 고대 일본에서 시바견은 소박하고 용감하며, 충실하고 기질이 좋고 부드러워 보호자의 애정과 친절에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켄넬클럽인 NIPPO는 시바견의 기질을 '칸이(Kan-i)', '료세이(Ryosei)', 그리고 소부쿠(Sobuku)'의 3가지로 분석했다.
칸이란 무모하거나 폭력적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사납고 두려움이 없는 성향을 의미한다. 자신감이 넘치고 용맹하고 대담하지만 폭력이지 않는 균형잡힌 강인함이 시바 안에 있다는 것.
류세이는 보호자와 시바견의 관계를 나타낸다. 낯선 사람에게는 경계를 품고 호의적이지 않지만 정작 보호자에게는 한없이 친절하고 충직하다.
소부쿠는 그야말로 자유롭고 겸손한 마인드로, 자유로운 영혼에 세련미와 우아함이 가득 차 있다.
지난 2012년 보도된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시바는 유전적으로 늑대와 가장 가까운 품종이다. 차우차우나 아키타, 샤페이 같은 다른 아시아 지역의 품종들이 그 뒤를 이었고, 이외에도 알래스카 맬러뮤트와 시베리안 허스키가 늑대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과학자들은 85개 품종의 DNA를 분석해 유전적 유사성에 따라 4개의 범주로 다시 분류했는데, 그 결과 늑대와 비슷한 품종은 가장 오래전에 가축화된 품종들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시바를 집에서 함께 키우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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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시바를 잘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시바를 자유사상가로 묘사하기도 한다. 바로 보호자의 주문이나 부름에 상관없이 자신이 느끼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 이에 낯선 사람들에게는 친근하게 대하지 않는다. 물론 다른 강아지들과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냉담하기 그지없지만, 자신들의 나름의 방식으로 보호자에게 애정과 사랑을 표현한다. 바로 요즘 유행하는 츤데레에 딱 맞는 성격인 것.
시바는 불과 5년 전인 2013년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등장하며 인기를 끌었다. 한 영상에서 심사위원에게 눈을 맞추는 시바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이후 각종 밈(meme, 사진이나 그림에 재밌는 문구를 삽입해 포스팅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시바 구조단체 DC의 설립자 나탈리 아부타는 이와 관련해 인터넷의 밈들이 인기를 끌면서 실제 생활에서도 시바의 인기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심은 DC 같은 구조 단체에도 좋은 현상이다.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은 늘어나고 구조 활동에도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다시 말하면 구조를 기다리는 많은 시바들이 곳곳에 있다는 의미도 된다. 아부타는 시바견이 갑작스레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이 충동적으로 기르고 있다며, 이들 다수는 시바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뒤늦게야 시바견이 자신의 가족과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은 보호소로 보낸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시바견의 매력에 심취돼 이 강아지를 키우기로 결정했다면,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알아두는 것이 좋다. 바로 앞서 엄살견과 관련해 언급된 것처럼 고음으로 울부짖는 소리를 언제든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바로 악명높은 '시바 스크림'이다. 그러나 반면 마치 사시처럼 눈을 뜨고 지켜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종종 포착된다.
실제 생활에서는 또한 가끔은 멍청하고 바보스러워 보이는 행동을, 또 가끔은 어리석고 심술궂게 행동하며 묘한 매력을 펼친다. 이에 시바견 밈은 대체로 심술궂고 냉담하거나 고집스러운 기질이 보일 때 나타나는 모습들로 가득 찬다.
이제 시바견의 매력을 모두 탐구했다면, 더이상 인터넷상에서 밈이 아닌 실제 모습을 보는 것도 괜찮을듯싶다.
[팸타임스=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