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신문=우지영 기자] 래이 동물의료센터 안과 과장을 역임한 안재상(34) 수의학 박사가 안과만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첫 '수의안과 전문 병원'을 열었다. 안 원장은 서울대 수의대에 진학 후 박사과정을 거쳐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수의안과학을 꾸준히 연구했고, 반려인들을 위해 블로그를 통해 전문지식 전달에도 힘쓰고 있다.
안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에 들어서면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에 놀라게 된다. 다른 동물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완동물용품은 전혀 없고 대기실이 마치 사람들이 다니는 '병원' 같다는 느낌을 줬다.
Q.안과 전문 동물 병원을 개원한 이유는?
대학원생 때부터 '안과 전문 동물 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안과분야가 워낙 세밀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다 보니 안과 관련 치료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병원은 그리 많지 않다. 미국, 일본의 경우 전문 동물 병원이 보편화 됐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일본과 미국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했고, 전문 병원이 중장기적 비전이 있다고 보았다.
개인적으로 대학시절부터 외과에 관심이 많았다. 본과 2학년 때 선배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보았다. 수술 후 안개가 걷힌 듯 보름달처럼 반사판이 빛나는 눈동자가 인상 깊었다. 그 후 안과 대학원에도 진학하고 적성에도 맞는 것 같아 이 길을 쭉 걸어왔다.
Q. 대기실에 반려동물 상품을 전시해 두거나 안과 외 질환은 검사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런가?
'수익적 측면에서 안과 전문 병원은 위험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지만, 언젠가는 이런 병원들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호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진료의 전문성도 중요해 졌다. 특히 안과의 경우, 검사부터 수술까지 '전문성'이 가장 중요시 되는 곳이다. 상품을 판매하거나 다른 진료를 하는 대신 전문성을 살려 보호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병원을 방문한 보호자 분들 중에는 대기실에 애완용품이 없으니 진짜 사람이 다니는 병원 같다며 놀래시는 분들이 있다.
Q. 주변 동물 병원들의 반응은?
주변 동물 병원 원장님들과 교류가 활발한 편이다. 안과 전문이다 보니 주변 원장님들과 시장이 겹치지 않아 서로 사례에 관해 이야기하고, 환자가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을 소개해주는 등 분업 관계를 맺고 있다.
예를 들어 당뇨성 백내장에 걸린 환자가 오면, 당뇨는 타 전문 병원에서 관리 받도록 병원을 소개해준다. 반대로 다른 병원에 안과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오면 해당병원에서 우리 병원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
Q. 안과 질환으로 걱정하고 있는 보호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최근에 애완동물 건강관리를 잘해주시다 보니 애완동물의 수명이 많이 길어졌다. 노령견의 경우 안과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특히 강아지의 각막은 신경세포가 사람보다 적어 상처가 깊어져야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시츄처럼 눈이 돌출된 종들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안구 관련 질병 발생 비율이 높아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특히 가벼운 눈병 증상도 쉽게 지나치면 안 된다. 안구 질환의 경우 가벼운 질환부터 응급질환까지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증상만 보고는 어떤 질환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에가 검사를 받아야한다.
Q. 수의학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동물을 좋아하면 수의사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 수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은 내가 임상인지, 연구인지 정확히 뭘 하고 싶은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빨리 찾아야 한다. 방학동안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봉사활동, 연구소, 선배 병원 등 다양한 곳을 경험을 하며 적성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현재 본과 2학년 때 꾸었던 꿈을 어느 정도 이뤘다. 국내 안과 전문 병원 1호점으로써 앞으로 30~40년간 동물들에게 밝은 빛을 주는 수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매진하겠다.
우지영 기자 wjy@do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