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
일본에서는 1994년부터 최고 인기 반려동물 설문조사가 실시됐다. 그리고 23년만에 고양이가 개를 추월해 1위 자리에 올랐다.
일본 반려동물 식품협회는 동물 사료 업체를 포함한 94개 반려동물 관련 산업 업체로 구성되며 이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반려견의 숫자는 892만 마리, 반려묘의 숫자는 952만 6,000마리로 반려묘의 숫자가 반려견 숫자보다 많았다.
반려견 숫자는 작년에 비해 약 50만 마리 줄었으며 반려묘는 21만 7,000여 마리 증가했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노령 인구 증가와 반려견 유지비가 더 높은 점 때문에 개를 키우는 사람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 반려견을 평생 돌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160만 엔(약 1,520만 원)이며 반려묘의 평생을 책임지는 데 드는 비용은 108만 엔(약 1,025만 원)이었다.
국가의 동물 보호법 개정으로 번식 규제가 강화되면서 반려견 분양비가 급등한 것도 원인이었다.
기후 현 수의학협회의 이시구로 도시하루는 "현재 펫샵에서 강아지를 분양받는 데 드는 비용은 수십만 엔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일본인들이 길고양이를 입양하거나 주변인에게 무료로 분양받는 방법을 통해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대형 유통 업체인 이온몰 펫샵의 이시다 도호코는 반려동물 수 감소가 일본의 출생률 및 인구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가 진행된 국가다.
이시구로는 개의 평균 수명이 계속 증가하면서 노인들이 '개가 죽을 때까지 돌볼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반려견 분양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지난 25년 동안 고양이와 개의 평균 수명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 영국 텔레그래프의 보고서에 따르면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2년, 개의 평균 수명은 14년이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는 고양이 애호가가 증가한 것이다. 고양이 사진이 들어간 패션 용품, 고양이 관련 도서, 고양이를 테마로 한 카페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출처=플리커 |
시카고 트리뷴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한 서점의 동물 사진집 코너의 70%가 고양이 관련 도서였으며 개와 관련된 도서는 30%였다고 한다.
서점의 PR 매니저는 개를 테마로 한 캘린더와 품종별 도서와 달리 고양이 테마 상품이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더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고양이를 테마로 한 도서는 개를 테마로 한 도서에 비해 50% 이상 많이 팔렸다.
개를 테마로 한 도서의 판매량은 2005년부터 꾸준히 감소한 반면, 고양이를 테마로 한 도서의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해 2008년에는 고양이 도서 판매량이 개 도서 판매량을 추월했다.
또한 도쿄 지역에만 적어도 60개의 고양이 카페가 있다.
고양이 애호가들은 인터넷 플랫폼에서도 고양이와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양이 애호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반려동물 전용 미디어 플랫폼인 도코노코(Dokonoko)가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출처=맥스픽셀 |
일본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공중 보건 당국에 의해 약 4만 6,000마리의 고양이가 안락사를 당했다. 같은 기간 안락사 당한 개의 숫자의 거의 4배에 달한다. 즉, 일본에서 가장 많이 버려지는 반려동물 또한 고양이인 셈이다.
고양이는 그냥 혼자 둬도 잘 자란다는 인식이 많지만, 고양이도 적절한 보살핌과 운동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또한 고양이의 행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처음 고양이를 키우고서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한 동물 보호소 관계자는 "이제 외출묘보다는 실내묘를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에 고양이의 행동 양식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