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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순심이 엄마 김인경 씨에게 듣는 독일 반려견 이야기

최주연 2016-04-08 00:00:00

앤드프로젝트④ 쇼윈도에서 절대 볼 수 없는 강아지 분양, 활성화된 강아지 예절학교, 약을 쓰기 전에 먼저 지켜보는 동물병원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애견신문에서는 매년 해외 동물복지 선진국을 방문하는 '앤드프로젝트(AND PROJECT)'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앤드프로젝트'는 해외 반려동물 문화 선진국의 동물보호시설과 동물복지정책을 탐방, 조사하는 프로젝트로, 취재 결과물인 사진과 영상을 국내 반려동물, 특히 유기동물에 대한 정책과 동물보호복지에 반영하고자 동물보호단체인 팅커벨프로젝트, 언론사 노컷뉴스와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8일부터 16일까지 앤드프로젝트의 첫 번째 일정으로 독일의 뮌헨과 베를린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티어하임)를 방문하고 정부기관 관계자 인터뷰 등을 통해 독일의 동물보호정책과 문화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호에는 뮌헨에 거주하고 있는 독일교포 김인경 씨에게 반려견과 함께 하는 현지생활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김인경 씨는 앤드프로젝트 견학단의 독일행 비행기에서 만난 인연으로 뮌헨 현지에서 다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순심이 엄마 김인경 씨에게 듣는 독일 반려견 이야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독일인 남편을 만나 이곳에 산지 10년 된 순심이 엄마 김인경입니다. 한국을 떠난 지는 24년 되었어요.

순심이 소개도 해주세요

나이는 7개월이고 브루셀 그리폰이라는 벨기에가 원산지인 강아지입니다. 퍼그와 아펜피셔의 교배종인데 쾌활하고 사람을 아주 잘 따릅니다.

순심이는 어떻게 만났나요?

독일에서 분양받았어요. 독일은 브리더들이 교배한 아이들을 분양 받는데 브리더라는 직업 자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각 종마다 등록된 브리더들이 있습니다. 순심이는 뮌헨에서 300킬로 떨어진 부루셀 그리폰만 전문적으로 브리딩하는 브리더에게 받았어요.

독일은 브리더가 따로 자격이 있나요?

네, 제가 한국에 가서 참 마음 아팠던 것이 강아지를 윈도우에 전시해 놓은 것이었어요. 독일은 동물을 상품처럼 절대 전시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 자체가 허용되지 않죠.

강아지를 분양받고자 하면 전문적인 싸이트를 방문하면 됩니다. 종합적인 포털 싸이트인데 그곳에 브리더들이 강아지를 올립니다. 품종별로도 있고 또 믹스견들 섹션도 있어요. 그 외에 토끼 등 다른 반려동물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어요. 거기서 일단 강아지를 보고 브리더에게 직접 가서 환경 등을 서로 보고 결정을 하게 됩니다.

순심이의 강아지 여권을 보시면 누가 브리더인지 자세히 나와 있고 그 사람의 이름, 연락처는 물론 의사가 반드시 서명을 합니다. 이 아이가 건강한 강아지인지 입증해주는 거죠.

[인터뷰] 순심이 엄마 김인경 씨에게 듣는 독일 반려견 이야기
순심이의 강아지 여권을 보여주는 김인경 씨

한국처럼 동물을 쇼윈도우에서 보고 사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겠네요.

한국에서 가장 충격 받은 것이 한 동물병원 윈도우에 마치 충무로 방아지 분양 가게처럼 똑같은 강아지가 몇 달간을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건 그 몇 달 간을 강아지가 계속 그 안에 있었다는 소리잖아요. 남편과 안쓰러운 마음에 들어가 물어봤더니 3개월이 넘은 강아지가 여태 아무런 접종도 안하고 그대로 거기 있는 거더라고요.

독일은 개월 수에 맞게 반드시 접종을 마쳐야 브리더들이 강아지를 줍니다. 순심이의 경우 약간 미숙아로 태어났어요. 그래서 브리더와 제가 같이 기다렸죠. 빨리 데려오고 싶었지만 브리더 말이 아기가 아직 정상적인 체중이 아니라서 주사를 못 놓는다며 조금 더 기다린 후에 접종 마치고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은 순심이가 태어나기 전에 미리 분양 받았단 뜻인가요?

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받았어요. 물론 분양을 받을 때 브리더도 입양자가 어떤 조건인지를 물어봅니다. 강아지는 굉장히 케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는지, 집근처에는 산책할 공간이 있는지, 자녀들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고 입양할 사람을 평가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직접 가서 만난 본 후에 강아지를 줍니다.

혈통서도 갖고 있나요?

네, 혈통도 중요하지만 혈통서에는 다른 부분들도 상세히 적혀있습니다. 순심이는 다른 세 형제들보다 몸무게가 반밖에 안 나갔어요. 그래서 혈통서에는 이 강아지는 브리딩을 하기 위한 교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적혀있고, 또 태어났을 때 셋 중에 세 명이 다 살아있는지, 사산된 아이는 없는지도 알려주게 되어 있습니다.

순심이 중성화는?

할까도 생각했는데 워낙 몸이 작아서 아직 안 시켰어요.

[인터뷰] 순심이 엄마 김인경 씨에게 듣는 독일 반려견 이야기

한국으로 순심이와 같이 여행갈 때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죠?

한국 입국할 때 광견병 주사 접종 후 30일 이상 돼야 해요. 그런데 독일이 광견병이 발생한 적이 없는 청정국이라 상관이 없었고 한국에서 독일로 들어오는 것이 문제가 되겠더라고요. 한국에서 안내 받기를 독일 들어갈 때 항체검사표가 있어야한다 해서 피검사를 해서 갖고 들어왔는데 막상 독일에서 아무 체크도 안하더군요. 괜히 한 셈이 돼버렸어요.

독일의 동물병원은 어떤가요? 한국은 아프기 전에 미리 체크해 예방하자는 분위기인데요.

한국에는 독일에서 안 쓰는 약들이 많은 것 같아요. 독일은 굉장히 간단해요. 순심이에게 필요한 예방접종 주사만 맞으면 병원에 갈 일이 없어요.

한번은 벌에 쏘여서 병원에 갔더니 약이나 주사를 쓰지 않고 조금 기다려 보자고 하더군요. 사실 벌에 쏘이니까 제가 막 정신이 없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병원에서 순심이 상태를 보고 혹시라도 벌에 쏘이면 혀가 부어서 기도가 막힐 수 있는데 그런 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기다려보자고 침착하게 저를 안정시켜주셨어요.

지난번 한국 방문 때 성묘를 갔었는데 잠깐 순심이를 땅바닥에서 놀게 했어요. 나중에 보니 배에 진드기 3마리가 붙어있더라고요. 놀라서 병원에 갔죠. 병원에서는 진드기 약을 발라주고 3일 뒤에 와서 피검사를 하라고 했어요. 비싸기도 했지만 애한테 고통 주는 것이 싫고 불필요한 느낌이 들어서 일단 지켜보겠다고 했어요.

독일은 일반 병원에서도 사람에게 그렇게 약과 주사를 잘 쓰지 않아요.

한국 방문 때 반려동물 관련해서 아쉬운 점은 또 없었나요?

강아지를 기른다면 필요한 과정들이 있잖아요? 밖에 동반할 때 에티켓이라던가, 그런 정보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런 가이드라인을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애견 관련 용품들은 참 많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데...

독일에는 동물보험이 따로 있나요?

공보험은 없어요, 사보험인데 상해보험과 건강보험이 있어요. 한달에 5~6만원 정도를 내면 되는 보험들이고 여러 회사가 있어서 보험적용한도는 각각 달라요.

동물권리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개념이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또 미국의 애견문화보다 유럽의 애견문화가 훨씬 높다고 하던데요?

그 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요. 한국은 가족중심의 사회인데 여긴 개인중심의 사회거든요. 자식을 위해 한국처럼 헌신하고 그런 문화가 아니에요. 그런 사회니까 개를 가족처럼 더 가깝게 느끼는 것 같아요. 종속적인 관계가 아니라 가족 안에 나와 가장 가까운, 자식보다 더 가까운 관계인 거죠.

한국은 선호하는 견종이 있는데 독일도 그런가요?

유행이 있긴 있어요. 프렌치불독의 경우 5년 사이에 유행이다가 지금은 좀 덜 찾는, 그런 트렌드는 있어요.

독일은 보통 큰 종을 선호해요. 상징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내 삶의 질을 보여주는...큰개를 키우면 돈도 많이 들고 차도 큰 차 타야하고, 정원도 넓어야하고 하는 그런 기본적인 수준에 대한 상징일 수도 있어요.

[인터뷰] 순심이 엄마 김인경 씨에게 듣는 독일 반려견 이야기

아이가 생기면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곤 하는데 독일은 어떤가요?

저는 아기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여기서도 개를 싫어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호불호가 명확하다고 할까요.

최근 티비에서 재밌는 걸 봤는데 현재 유럽에 사는 아이들의 면역력이 후진국 아이들 면역력보다 훨씬 낮아졌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가 너무 깔끔해서래요.

그래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동물과 가깝게, 자연과 가깝게 하려고 하는 노력을 합니다. 어떤 부모들은 순심이만 지나가도 자기 아이들을 피하게 하기도 해요. 하지만 전체적인 나라의 분위기는 동물을 보호하고 아껴야하는 분위기입니다. 동물은 함부로 할 수 없는 것! 그게 당연한 것이고요.

독일이라고 좋은 뉴스만 있는 건 아니겠죠?

유럽이 국경 없이 다 뚫려있는데, 독일의 경우 강아지가 종이 상대적으로 바싸고 동유럽의 경우 싸니까 거기서 데려오는 경우가 있어요. 한번은 트럭에 강아지를 잔뜩 싣고 오다가 걸리는 모습을 뉴스로 본적이 있어요... 이런 사건들도 있었어요. 독일이라고 완벽하진 않죠.

거리에서 만나는 반려견들이 참 온순하고 사람들 생활에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독일에는 개들에게 기본적으로 에티켓을 가르치는 학교가 잘 활성화 되어 있어요. 6개월 이하의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같이 노는 프로그램이 있고, 6개월이 넘은 아이들은 기본적인 예절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어요. 기본 교육을 대부분 잘 받고 있죠.

순심이도 이제 6개월령 이상의 학교에 가서 교육과정을 거쳐야 해요. 순심이가 미숙아로 태어나서 그런지 심하게 사랑을 갈구하고 밖에서도 지나치게 활발하거든요(웃음).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은 김인경 씨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순심이는 나의 행복입니다"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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