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신문에서는 매년 해외 동물복지 선진국을 방문하는 '앤드프로젝트(AND PROJECT)'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앤드프로젝트'는 해외 반려동물 문화 선진국의 동물보호시설과 동물복지정책을 탐방, 조사하는 프로젝트로, 취재 결과물인 사진과 영상을 국내 반려동물, 특히 유기동물에 대한 정책과 동물보호복지에 반영하고자 동물보호단체인 팅커벨프로젝트, 언론사 노컷뉴스와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8일부터 16일까지 앤드프로젝트의 첫 번째 일정으로 독일의 뮌헨과 베를린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티어하임)와 정부기관인 뮌헨 수의국을 방문했고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번호에는 뮌헨시청 수의국 수의사인 플로리안 발츠(Dr. Florian Walsch), 요하나 지필리스 (Dr. Johanna Zippilies), 행정직원인 크리스티나 기블러(Christina Gebler)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Q 먼저 독일 동물보호법에 대해 설명을 부탁합니다.
독일 동물보호법은 1972년에 제정되었습니다. 동물을 보호하는데 법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동물 하나하나에 관계된 윤리적 차원의 동물보호법입니다. 또한 지렁이부터 침팬지까지 모든 동물에 관계된 법입니다.
동물보호법 첫 번째 조항에 의하면 어떤 경우, 어떤 동물이라도 학대하거나 고통을 가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척추동물은 특별히 보호를 하게 되어 있어 해를 가하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 동물보호에 관한 모든 업무를 맡고 있는 수의국
Q 어떤 처벌인가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만5천유로(한화 약 3천3백만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이런 처벌을 받는 것은 동물학대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개를 반복적으로 학대했을 경우도 벌금을 물지만 지렁이 한 마리를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심하게 상해를 입혔을 경우도 벌금과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도축 이외에 근거 없이 가축들을 죽였을 경우에도 처벌을 받습니다.
동물원에서 동물을 사고팔거나 해충방제를 하는 일들도 시청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이 모든 것을 수의국에서 하고 있습니다. 허가를 받고 난 후에도 수의국에서 일정 기간 주기적으로 관리를 합니다, 관리 도중 잘못된 점이 발견됐을 경우는 지금 인터뷰에 함께 참여한 기블러씨가 속해있는 행정국으로 일을 처리하도록 넘기게 되고 잘못된 부분이 원상복귀 될 때까지 벌금을 낸다던가 하는 등의 행정처리를 하게 됩니다.
Q 한국에서는 유기견들이 보호소에서 주인 찾는 공고를 낸 후 10일 동안 주인이 안 나타나면 안락사를 시킵니다. 매년 한국 전역에서 10만 마리 정도의 유기견과 유기묘가 발생하는데 뮌헨의 경우는 어떤가요?
독일은 길거리에 버려지는 개가 없습니다.
개를 키울 수 없는 경우가 생기면 유기동물보호소인 티어하임으로 보내기 때문입니다. 뮌헨에서는 매일 2~3마리의 개가 티어하임으로 보내지는데 그 중 80%가 다시 주인을 찾게 됩니다. 대부분 동물들이 마이크로칩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필수사항은 아닌 마이크로칩, 목 뒷덜미가 아닌 왼쪽에 삽입...감염 위험 줄여
Q 독일의 모든 개가 마이크로칩이 삽입되어 있나요?
필수는 아닙니다. 개가 독일 지역 안에 있을 경우는 의무가 없지만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경우는 칩을 삽입해야 합니다. 또한 예방접종 증명서와 동물여권도 필요합니다.
Q 개를 등록할 때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등록시 마이크로칩 삽입이 필수가 아닌가요?
의무가 아닙니다. 하지만 티어하임에 들어가게 되면 칩을 넣게 되고 그 상태에서 입양을 가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독일 이외의 EU국가로 가면 칩을 넣어야 합니다.
Q 한국에서는 목 뒷덜미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데 독일은 어떤가요?
모든 동물이 왼쪽 목에 칩을 삽입합니다. 목 뒷덜미에는 안하는 이유가 있는데 염증이 생겼을 경우 척추로 염증이 갈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증명된 결과인지?
물론 확인된 결과입니다. 마이크로칩은 어디에 삽입을 하던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왼쪽 목에 장치를 넣을 경우 치료와 제거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Q 목 뒷덜미에 삽입을 한 경우에 마이크로 칩이 몸속을 굴러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왼쪽 목에 하면 그렇게 돌아다니지 않나요?
네,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개 세금은 1년에 약 26만원...지역마다 달라
Q 개 세금을 내고 등록하는 것은 의무입니까?
그렇습니다. 개 세금은 개의 크기가 아니라 견종에 따라 다르게 냅니다. 지역마다 다른데 뮌헨은 약 200유로(한화 약26만원), 라이프치히는 70유로(한화 약9만원) 정도입니다. 뮌헨의 경우는 개와 주인이 자격증을 따기 위해 훈련학교를 다니는 경우 1년 세금이 면제가 됩니다.
Q 동물보호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이웃에서 개를 학대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어디에 신고하고 또 어떻게 구제가 되는지요?
수의국으로 직접 연락해도 되고 행정부서나 경찰을 통해, 또는 티어하임으로 신고해도 됩니다. 모두 최종적으로는 수의국으로 연결됩니다.
수의국 직원이 현장에 가서 신고된 집의 문을 두드리고 이러이러한 신고가 들어왔으니 직접 어떤 상황인지 전체적인 상황을 보겠다고 합니다. 억지로 집을 들어갈 수는 없기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개 소유자가 동물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설득합니다.
일정기간동안 보여 달라는 요청을 했는데도 거부하면 행정적인 조치를 취해 강제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주 늦은 밤이라도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방문이 가능합니다.
Q 그런 과정을 통해 명백하게 개에 대한 학대가 판명되면 어떻게 처리됩니까?
벌금을 물게 하거나 여러 가지 약한 정도로 경고를 하지만 진짜 정도가 심하다는 증거가 있으면 개를 완전히 뺏습니다.
Q 아픈 동물의 경우에 한해 안락사를 시킬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견주가 판단해서 하는지 아니면 수의사를 통해서 판단하는지요?
안락사를 시킬 때는 꼭 마취를 해야 하는데 소유자는 그 진행이 어렵습니다. 개, 고양이, 기니피그, 토끼 등 모든 애완동물들은 전문적 지식을 갖춘 수의사가 안락사를 진행합니다.
▲뮌헨시는 동물보호소 운영비 연간 약 4억원 지원 (건물신축은 별도지원)
Q 베를린 티어하임의 경우 시의 예산지원을 전혀 받지 않다가 최근 경제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뮌헨 티어하임의 경우는 어떤가요?
뮌헨시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티어하임의 기능이 작은 기능이 아닙니다. 시에서 관리해야하는 일을 티어하임이 어느 정도 해주고 있고 그런 입장에서 볼 때 시의 지원을 받는 것이 설명될 수 있습니다.
Q 1년에 뮌헨 티어하임이 지원받는 금액은?
동물이 몇 마리 있는지 얼마나 병든 아이들이 많은 지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1년에 20~30만 유로(한화 약 2억6천만원~4억원)를 시에서 지원합니다. 또한 지금 새로 짓고 있는 고양이 건물을 위해 시에서 75만 유로(한화 약10억원)를 지원했습니다. 뮌헨 이외의 지역은 각 시마다 사정에 따라 지원금액이 다릅니다.
Q 독일에는 유기견이 없지만 주변국가 상황 때문에 유기견들이 들어오는 것으로 압니다. 국가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요?
EU국가들로부터 온 경우에는 동물들이 기본적으로 15주는 된 동물이어야 합니다. 동물들이 예방접종을 했는지 칩이 있는지 등은 관리가 돼야하고 EU 이외의 국가에서 온 동물들은 15주 이상 나이가 많아야 입국이 가능합니다.
또한 동물 매매에 관계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예방접종이 안된 경우에는 일단 보호소로 가서 접종도 하고 병도 치료받게 됩니다.
Q 한국에서는 강아지를 마트에서 돈을 주고 살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을 때 어떤 경로를 통하나요?
개를 파는 가게는 없지만 신문이나 광고를 보고 살 수 있고 브리더에게 살 수도 있습니다. 또한 티어하임에서 강아지를 입양할 수 있습니다.
▲중성화 되지 않은 암컷 3마리가 집에 있다면?...상업적이라고 판단
Q 집에서 키우던 개가 새끼를 낳으면 강아지들을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해 인터넷이나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이 정당한 방법인가요?
한번 광고를 내서 파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한데 반복적으로 하는 것은 특정한 숫자 이상을 넘어가면 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아야합니다. 예를 들어 집에 암컷이 3마리 이상이거나 1년에 3번 이상 암컷이 새끼를 낳는 경우는 직업적이라고 판단해서 신고를 해야만 합니다.
Q 암컷3마리를 키우는 것이 문제가 되나요?
숫자로 딱 선을 긋기는 쉽지 않지만 중성화시키지 않은 3마리 암컷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고 봅니다.
▲중성화 수술 "특별히 권하지 않는다"
Q 한국에서는 유기견 문제가 심각해 중성화를 권유하는데 뮌헨에서는 견주에게 중성화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하는지, 아니면 주인이 알아서 판단을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좁은 공간에 개들이 모여 있을 경우에만 개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중성화를 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주인이 데리고 있기 때문에 중성화를 특별히 권유하는 일은 없습니다. 물론 개와 다르게 고양이들은 거리에 많이 있기 때문에 중성화를 권합니다.
Q 닭, 돼지, 소 등의 가축들에 대해서는 최근 복지축산이라고 한국에서도 권유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독일의 경우는 어떤가요?
동물기본법에 사육을 위한 일정한 넓이와 공간이 다 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가들이 누가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녹색당의 경우는 더 넓은 공간을 원할 테지만 경제를 신경 쓰는 당에서는 그것을 반대하겠죠.
Q 독일에 오기 전 듣던 것과 실제로 여기서 본 것들이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좋은 견학 기간이었고 한국에서 티어하임과 같은 유기동물보호소 건립과 동물보호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자리를 만든다면 꼭 초대하고 싶습니다.
대환영입니다. 이번 인터뷰가 좋은 자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진행 및 자료조사 : 팅커벨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ref="mailto:4betterworld@naver.com" target="_blank">4betterworld@naver.com
사진 노컷뉴스 이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