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한두환 변호사의 법률상식 ①] 동물병원의 오진과 명예훼손

애견신문 편집국 2016-02-22 00:00:00

[한두환 변호사의 법률상식 ①] 동물병원의 오진과 명예훼손

김보호씨는 자신의 반려견 밍밍이가 다음, 다뇨에 식욕부진, 구토 증상을 보이자 이길동 수의사의 [길동 동물병원]을 내원했다. 밍밍이는 급성신부전을 앓고 있었지만, 이길동 수의사는 구토가 있는 것만을 보고 흔한 급성 위염으로 진단했다. 이길동 수의사는 급성 위염에 대한 수액요법과 항구토제를 투여했을 뿐이었으며, 그러는 사이 밍밍이의 급성신부전은 점차 만성화되어갔다. 수회 치료를 받아도 밍밍이의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김보호씨는 근처 박실력 수의사가 운영하는 [실력 동물병원]을 찾았다. 박실력 수의사는 밍밍이를 만성신부전으로 진단했고, 김보호씨는 이길동 수의사의 진단과 치료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보호씨는 자신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 이길동 수의사에 대한 글을 올렸다. 김보호씨는 처음에는 실력 없는 수의사를 알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겠다는 의도로 글을 게시했으나, 이길동 수의사 때문에 밍밍이가 건강을 잃었다는 생각에 점점 감정적인 표현이 실렸다. [신부전증을 위염으로 오진한 길동 동물병원, 퇴출돼야 한다.] 또는 [돈만 밝히는 이길동 수의사, 부끄러운 줄 알아라.]와 같은 여러 글을 게시했다.

그리고 며칠 후 김보호씨는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길동 수의사가 김보호씨를 명예훼손 및 모욕으로 고소한 것이다.

김보호씨는 모욕, 명예훼손과 같은 죄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김보호씨는 어떻게 [길동 동물병원]의 오진 문제를 해결해야 했을까?

반려동물의 보호자로서 동물병원의 오진으로 반려동물이 고통 받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도 없을 것이다. 오진을 한 동물병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은 물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가는 오히려 보호자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도 있다.

1. 김보호씨는 죄가 있을까?

김보호씨는 명예훼손 및 모욕으로 고소를 당했다. 각각에 대하여 알아보자.

가. 명예훼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의미는 인터넷에 실제 있었던 진실한 사실에 대하여 글을 게시하더라도, 그 내용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면 명예훼손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는 명예훼손죄의 당초 규정 취지가 어떠한 잘못이 있는 사람이라도 그 잘못은 별도의 절차에 의해 책임을 지도록 하되,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는 보호하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허위의 사실을 게시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명예훼손이 성립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의문이 들 수 있다. 진실한 사실이라도 타인에 대한 비판글이 모두 명예훼손이 되는 것일까?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법원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글을 올리는 경우는 비방의 목적이 없다고 하여 명예훼손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 대법원 판례 중 동물병원에 대해 [자신의 오진가능성을 부정하는 사람, 과오를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경우는 비방의 목적이 없다고 하여 명예훼손죄를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김보호씨 역시 [신부전증을 위염으로 오진한 길동 동물병원, 퇴출돼야 한다.]라는 글에 대해서는, 비록 그 내용이 이길동 수의사의 오진을 게시함으로써 이길동 수의사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나쁜 동물병원을 알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겠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글을 게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겠다.

나. 모욕

그렇다면 김보호씨는 모욕죄는 성립할까?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명예훼손과 모욕의 차이점은 명예훼손은 어떤 객관적인 사실을 게시한 경우인 반면, 모욕은 어떤 사건을 게시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모욕적인 감정적 표현을 게시한 경우이다. 그리고 모욕죄에 대해서는 명예훼손과 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

김보호씨의 [돈만 밝히는 이길동 수의사, 부끄러운 줄 알아라.]와 같은 게시글은 이길동 수의사에 대한 김보호씨의 주관적 표현으로서 이길동 수의사에게 모욕적인 글이다. 그러므로 김보호씨는 이길동 수의사에 대한 모욕죄가 인정된다.

이길동 수의사의 오진과 김보호씨의 모욕성 게시글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이길동 수의사의 오진에 대해서는 별도로 그 책임을 물어야 하되, 이길동 수의사가 오진을 하였다고 하여 김보호씨의 모욕죄가 면책되는 것은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2. 김보호씨는 어떻게 [길동 동물병원]의 오진 문제를 해결해야 했을까?

김보호씨가 인터넷에 비방글을 올린 잘못은 있지만, 김보호씨 역시 이길동 수의사의 오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이런 경우 김보호씨는 이길동 수의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것이 보다 현명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김보호씨는 어떠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가. 김보호씨가 이길동 수의사에게 지불한 치료비

이길동 수의사는 잘못된 진료를 하였고 이로 인해 김보호씨는 불필요한 치료비를 지급했다. 그러므로 이길동 수의사는 김보호씨로부터 지급받은 치료비를 반환해야 한다. 다만, 급성위염에 대한 처치라도 신부전증에도 필요한 처치(수액요법 등)는 반환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나. 김보호씨가 앞으로 밍밍이의 치료에 쓰게 될 치료비

이길동 수의사의 의료과실로 밍밍의 건강 상태는 급성신부전에서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했다. 만일 이길동 수의사가 초기에 급성신부전을 발견하여 제대로 치료하였다면 밍밍이는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하지 않고 바로 완치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성신부전의 경우는 남은 여생동안 고혈압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밍밍이의 향후 만성신부전에 대한 치료비는 이길동 수의사의 의료과실로 인해서 지불해야 하는 것이므로 손해배상이 인정된다. 일반적인 손해배상액의 계산방법은, 김보호씨가 [실력 동물병원]에서 만성신부전 치료에 지불한 치료비를 바탕으로 밍밍이의 향후 기대수명 동안 지불할 치료비를 산정하게 된다.

다. 김보호씨에 대한 위자료

밍밍이가 제때에 치료받지 못한 것으로 인해 김보호씨는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고, 앞으로도 밍밍이의 만성신부전 치료로 인해서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길동 수의사는 김보호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위자료의 경우는 객관적으로 손해액을 계산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위의 김보호씨가 이길동 수의사에게 지불한 치료비나 앞으로 만성신부전에 지불할 치료비는 일정한 계산을 해보면 객관적인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김보호씨의 정신적인 고통은 객관적인 수치로 산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위자료의 경우는 법원이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상의 적정한 선에서 위자료액을 정하게 된다. 이 때 얼마를 위자료액으로 정할지는 법원의 재량이며, 치료비와 같이 객관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손해배상의 액수가 증명이 어려워서 너무 적게 인정되는 경우는 법원이 위자료를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많이 책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즉, 위자료 산정에는 그때그때의 법관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위의 사례와는 다소 다른 사안이었지만, 대법원 판례 중 수의사가 방광염을 오진하여 반려견 보호자로부터 손해배상청구를 받은 사건에서, 200만원을 반려견 보호자에 대한 위자료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각 사건마다 제반사정이 다르므로 위자료 액수는 해당 사건마다 그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한다.

3. 감정적 대응은 금물

이길동 수의사는 밍밍이의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잘못이 있고, 김보호씨는 이길동 수의사가 잘못이 있다고 하여 비방글을 올린 잘못이 있다. 만일 김보호씨가 처음부터 손해배상을 받았다면 불필요한 고소를 당할 필요 없이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다. 상대방이 잘못이 있더라도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두환 변호사의 법률상식 ①] 동물병원의 오진과 명예훼손

▲ 수의사 출신 한두환 변호사는 경북대학교 수의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관악법률사무소(www.gwanaklaw.com)의 대표변호사이며 수의사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법률적 궁금증을 풀어줄 예정이다.

050-8389-6789/gwanaklaw@naver.com

ADVERTISEMENT
Copyright ⓒ 팸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