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4구역은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148 일대에 재개발사업 구역으로 재개발 완료 시 지하 4층~지상 25층, 10개 동, 공동주택 983가구 및 부대복리시설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재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 재개발 수주전에 참가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수주전에서 초반 우위를 점한 곳은 대우건설이었다. 정비사업 실적을 앞세워 우위를 점으나 최근 매각 리스크가 불거지며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재무건전성을 앞세워 후반 들어 전세를 역전시켰다. 재개발사업이 안정적으로 성공하길 원하는 조합원들이 바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KDB인베스트먼트에 최근 매각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이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가 KDB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되며 매각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예전만 못해 우량기업의 러브콜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올 1분기 영업이익 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9% 급감했고, 매출액은 2조309억원으로 23.4%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도 494억원으로 55.7% 줄었다. 

이에 부채비율은 높아졌고, 주가는 낮아졌다. 대우건설의 지난 1분기 부채비율은 311.7%로 지난해 말 대비 34.9%포인트 상승했다. 26일 오전 11시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4975원으로, 지난해 1월 매각 작업 시 적용된 주가(6000원)보다 17% 이상 떨어졌다. 경영권 프리미엄(30%)을 적용한 현재 대우건설 예상 매각가격도 약 1조3700억원으로 작년보다 3000억원 가량 낮아진 상태이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하락한 만큼 우량기업은 발길을 돌리고 중소규모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중견기업 SM그룹도 대우건설의 대표적인 인수 후보로 꼽힌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근 핵심계열사인 남선알미늄 주식 250만644주를 장내매도 했다.  

우 회장은 이를 통해 총 105억5003만8520원을 현금화했다. SM그룹 측은 이와 관련해 "향후 새로운 사업이나 계열사 재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우 회장이 대우건설을 품기 위해 남선알미늄 주식을 매도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에만 △인천 미추홀구 학익3구역(재개발) △수원 영통1구역(재개발) △서울 영등포구 신길10구역(재건축) 등 5259억원 규모의 정비사업 일감을 확보했다. 이 같은 대우건설의 정비사업 실적은 중소규모 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경우 독이 될 수 있다. 

건설사가 매각될 경우 기존에 수주했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옥석 가리기에 착수한다. 사업성이 낮은 구역은 사업을 중단하거나, 아예 포기하기도 하는데 리스크를 감수하기 어려운 소규모 기업일수록 포기하는 사업장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고척4구역 한 조합원은 "작은 회사가 대우건설을 인수 후 고척4구역을 포기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라며 "매각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을 지지하는 조합원들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 안정적인 현대엔지니어링 쪽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은 'AA-'로 5년 연속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우건설 신용등급 A-)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10대 건설사(2018 시공능력평가 기준) 중 가장 많은 약 2조 1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