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강아지나 고양이들이 수혈을 필요로 한다. 그만큼 혈액이 필요하고 그 혈액을 공급해주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학대 문제가 불거졌던 공혈견, 공혈묘가 여기에 포함된다.
개의 혈액형은 13가지, 고양이는 A형, B형, AB형 이렇게 3가지가 있다.
개의 경우 처음 수혈을 받을 때는 혈액형과 상관없이 가능하지만, 고양이는 똑같은 혈액만 수혈 받을 수 있다. 또한 고양이는 87%정도가 A형이기 때문에 B형 수혈이 필요할 경우 난처한 상황이 오게 된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수혈이 필요할 때 혈액을 어떻게 구할까?
동물병원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먼저 한국동물혈액은행에 의뢰를 하고, 환묘에 맞는 혈액이 없거나 급할 때는 병원 직원들의 고양이나 보호자 분들에게 부탁을 해서 수혈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마저도 한정정적 이기 때문에 사람의 헌혈처럼 고양이도 헌혈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이다. 하지만 헌혈프로그램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보호자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자식처럼 키우고 있는 고양이를 선뜻 헌혈에 동참시키기엔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백산동물병원에서는 국내최초로 고양이 헌혈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나 현혈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고양이 헌혈 프로그램에 가입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1년령~6년령 이하의 건강한 고양이 ▲체중 5kg이상 ▲예방접종이 되어있어야 함 ▲심장사상충 및 내 외부 구충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야 함 ▲현재 약을 복용(투여)하고 있지 않아야 함 ▲다묘가정일 경우 헌혈묘, 동거묘 모두 실내생활을 하고 있어야 하고 FeLV, FIV 가 음성이어야 함 ▲건강해야 하며, 수혈 받은 경력이 있으면 안되고 임신중일경우도 불가함 ▲기저질환이 없어야 함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조건이 필요한 이유는 헌혈을 하는 고양이나 수혈을 받는 고양이 모두 안전과 건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번 헌혈한 고양이는 최소 3개월이 지난 후 다시 수혈을 할 수 있고 한번 채혈 시 50cc정도의 건강상 문제가 없을 정도의 규정도 정하고 있다.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신체검사와 영상검사, 심화혈액검사, 수혈 적합성 검사 등이 진행되는데 이는 건강한 아이만 헌혈이 가능하므로 내 반려묘의 건강상태는 어떤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백산동물병원 김형준 원장은 "B형 혈액형에 대한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나 개보다 고양이의 경우 고양이만의 특수성이 있어 혈액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며 "고양이 헌혈프로그램은 백산동물병원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호자 분들의 참여도만 높일 수 있다면 생사의 기로에 놓인 환묘들을 살리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고양이 헌혈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백산동물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