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보호소에서 처음 본 망울이는 초점 잃은 눈으로 온몸을 잔뜩 웅크린 채 앉아있었습니다. 공장에서 목줄이 묶인 채 학대받고 굶어 죽어가던 망울이...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지냈을까요?
구조되었을 때는 온몸에 모낭충이 뒤덮여 있었고 앙상하게 뼈와 상처만 남아 그 누구도 이 아이가 살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몸의 상처보다 의지를 잃어버린 망울이의 눈동자가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했으니까요.
하지만 자원봉사자는 포기하지 않고 정성껏 망울이를 돌봤고 한 달 만에 아이는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몸의 상처는 사라지고 새롭게 털이 자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눈이 반짝거리게 되었습니다. 이름처럼 예쁜 눈망울로 말이죠. 물론 아직은 두려움을 다 씻어내지 못했지만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또 내민 손에 천천히 다가옵니다.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망울이는 지금 상처를 보듬어 줄 가족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