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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앵커 여도은의 스타일리시 라이프 & 반려견 사랑이야기

최주연 2015-09-11 00:00:00

"이름을 붙이는 것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달라지는 것 같다. 예전에 애완견이라고 했을 때보다 반려견이라는 단어가 생긴 후 조금 더 개에 대한 시선이 따뜻해진 것처럼, 이젠 가족이라는 생각을 온전하게 하게 될 더 나은 단어가 생겼으면 좋겠다."

[인터뷰] 앵커 여도은의 스타일리시 라이프 & 반려견 사랑이야기

초승달 눈웃음과 시원스런 미소가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변덕스런 날씨로 창밖은 꾸물거렸지만, 분위기를 '업'시키는 그녀의 활달함에 인터뷰가 진행된 카페 안은 그야말로 뜨겁고 화창한 8월이었다.

아시아경제티비 앵커출신으로 4년간 다양한 코너의 증권방송을 진행한 여도은은 그의 나이 서른 즈음에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했다. 그 후 '스타일링 마이 라이프'라는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관심사를 구독자들과 공유하고 있으며, 이제는 만능엔터테이너를 꿈꾸는 방송인의 옷을 갈아입고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려 한다.

물론 소문난 애견가이기에 이번 인터뷰도 성사된 것인데, 그녀는 인터뷰 도중 13살 반려견의 건강을 걱정하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도 했다. 또한 유기견들에 대해 얘기할 때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 또 그렇게 눈가가 젖어들었다.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한 아나운서 출신임을 증명하듯, 인터뷰어 같은 인터뷰이가 되어 필자를 너무나도 편하게 만들어주었던 여도은의 스타일리시 라이프와 반려견 사랑이야기를 공개한다.

▲아나운서는 어린 시절부터 확고했던 꿈

아시아경제티비(전 아시아경제팍스티비)아나운서로 4년간 일했는데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직업인가?

어릴 때부터 신기하게도 꿈이 확고했다. 유치원 다닐 때는 재롱잔치 사회를 내가 맡았을 정도였으니까. 늘 남들 앞에서 말하고 발표하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고,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은 장래희망란에 의사 변호사를 쓰셨지만 난 아나운서라고 적었다.

중학시절 뉴스특보에서 아나운서가 홍수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이 그렇게 멋있게 느껴졌다. 원래부터 아나운서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때 '나는 저런 뉴스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란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다.

[인터뷰] 앵커 여도은의 스타일리시 라이프 & 반려견 사랑이야기

다양한 방송 코너를 진행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은?

일복이 많은지 참 많은 프로그램을 맡았는데 증시 관련 프로그램 중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들이 많았다. 그 중 하나는 9시부터 3시까지 열리는 증시를 내가 한 시간 마다 나눠서 장 마감할 때까지 분석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들로부터 "저 코너 너무 좋다", "도움이 된다"는 피드백이 올 때 참 좋았다. 또한 '마켓오버'나 '투데이리포트' 등 좋은 리포트가 될 만한 것들을 추려서 콘텐츠를 만든 프로그램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BOOKS & MUSIC'이란 프로그램은 2년 반 정도 진행했다. 다른 생방송이 끝나고 하는 프로여서 힘들긴 했지만 가장 즐겁게 일했다. 책을 쓴 작가를 직접 만나서 인터뷰한다는 것, 책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듣는다는 것이 참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는 가수 김광진 씨로 인터뷰 당시에는 굉장히 긴장을 하시더니 인터뷰 후 회식 자리에서 너무나 말씀을 재밌게 해주셨다. 여러모로 나와 코드도 잘 맞고 내 책 추천서도 써주셨다.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 책이 '스타일링 마이 라이프'인가?

그렇다. 회사를 그만두고 제일하고 싶었던 일이 책을 쓰는 일이었는데 우연히 출판사를 소개받아 책을 쓰게 되었다, 많이 팔릴 줄 알았는데(웃음) 아직 1쇄가 안 나간 거로 알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시기라서 전혀 홍보도 못했고... 난 만족하고 꿈꿔왔던 일을 한 것이지만 출판사에는 미안한 일이 되었다.

[인터뷰] 앵커 여도은의 스타일리시 라이프 & 반려견 사랑이야기
▲ 앵커 여도은의 이야기를 담은 책 '스타일링 마이 라이프'

책 내용을 소개해 준다면?

처음엔 뉴욕 여행 후 받은 영감으로 짤막한 여행 에세이를 써보고자 했다. 그 후 출판사와 조율을 거쳐 여행 이야기와 함께 30대를 막 넘어온 특수한 직업을 가진 사람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꿈과 회사생활, 인간관계, 친구, 가족, 연애와 결혼까지 전반적인 여도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실 출판된 책을 보고 좀 부끄럽기도 했다. 연애에 관한 생각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좀 달라졌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당신이 나이가 많다고 현실적이지 않은 연애에 대해 피하지 말라'고 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당신이 나쁜 여자가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정신 차리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뉴욕은 모든 로망을 담은 최고의 여행지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슐랭가이드'라는 맛집이야기, 패션 뷰티이야기, 여행이야기 등 다양한 관심사가 눈길을 끈다.

4년 된 블로그다. 블로그가 여자 같고 그래서 참 연애하는 것 같다. 관리를 하면 잘 운영되다가 얼마 전 교통사고가 나서 3주간 방치했더니 이제 방문자가 잘 안 들어온다. 예전엔 맛집도 많이 다니며 사진을 올렸는데 요즘은 블로거 정신이 사라졌는지(웃음) 안 찍게 되더라, 이제 다시 열심히 돌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여행인데 다녀온 곳 중 뉴욕이 최고였다. 30대 초반의 여자가 가장 즐길만한 도시인 것 같다. 쇼핑 플레이스, 갤러리, 공연, 박물관도 많고, 또 훌륭한 재즈바가 많아서 맨하탄 안에만 있어도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다. 모든 로망을 한꺼번에 담은 곳이라고 할까.

[인터뷰] 앵커 여도은의 스타일리시 라이프 & 반려견 사랑이야기

애견가로도 유명한데 키우고 있는 강아지 이야기가 궁금하다.

13살 시추 금실이. 고3때 '강아지를 키우게 해주면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내 응석에 아버지가 입양해온 강아지다. 강아지를 분양한 집에 금실, 은실, 동실이 있었는데 그 중 첫째인 금실이를 데려온 것이다. 오늘 함께 오고 싶었는데 피부병이 심해서 같이 못 왔다. 피부병 때문인지 요즘 먹는 게 까다로워서 참 고민이다.

자식들은 크면 부모님께 애교를 부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금실이는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현관에서 한 번 애교스럽게 뒤집어져 눕는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배를 만져주면 다시 일어나 안방으로 에스코트한 후 아버지 옷 갈아입는 모습을 침대위에 앉아 바라본다. 금실이의 그 모습이 요즘 아버지의 행복중 하나다.

얼마 전 "금실이가 없었으면 우리가 웃을 일이 반은 줄었을 거야, 그런데 이제 얼마 못살텐데 어떡하니"라며 어머니가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금실이가 노령견이기도 하지만 최근 어머니 친구 분 강아지가 14살인데 갑자기 죽었다. 그래서 더 불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또 요즘 계속 내 옆에 붙어 있으려고 하고 둔해졌는지 불을 켜도 잘 안 움직인다. 그럴 때마다 두려워서 자꾸 건드려본다. 노령견 키우시는 분들은 다 공감하실 것이다.

[인터뷰] 앵커 여도은의 스타일리시 라이프 & 반려견 사랑이야기

▲동물보호를 위해 법을 바꿀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싶어

반려견은 여도은씨에게 어떤 의미인가?

사실 반려견이라는 단어도 난 싫다. 사람 위주의 말이지 않나. 반려견이 나를 기쁘게 해주는 존재라고 말하는 것도 마치 액세서리처럼 느껴진다, 금실이는 그냥 가족, 사랑하는 내 동생이다.

이름을 붙이는 것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달라지는 것 같다. 예전에 애완견이라고 했을 때보다 반려견이라는 단어가 생긴 후 조금 더 개에 대한 시선이 따뜻해진 것처럼, 이젠 가족이라는 생각을 온전하게 하게 될 더 나은 단어가 생겼으면 좋겠다.

물론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힘든 일이다. 동물보호를 위해서, 봉사도 중요하고 캠페인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난 법을 바꿀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싶다.

주말에 이태원에 가보면 유기견 입양 캠페인을 많이 한다. 난 사실 그 캠페인 활동조차 너무 가슴 아프고 안타까워서 못보겠더라. 그런 캠페인이 필요 없도록, 유기견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자기 인생 책임감 있게 사는 것처럼, 개도 책임을 갖고 지켜내야 하고, 자신이 없으면 개를 키우지 말아야 한다.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

사진 이형구 기자(와이낫스튜디오) ynotstudio@naver.com /

장소협조: 이태원 하우스온더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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