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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티어하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 일"

최주연 2015-08-17 00:00:00

“티어하임, 지금 당장 만들진 못하더라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 일“

[인터뷰]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티어하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 일
▲ 황동열 대표와 반려견 순심이

유기동물보호단체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를 만났다.

팅커벨 프로젝트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 만들기'라는 모토로, 안락사나 다른 죽음의 위기에 처한 유기동물을 구조해 좋은 가정으로 입양 보내는 것을 주목표로 활동중인 비영리 민간단체다.

2013년 '팅커벨'이라는 말티즈 강아지를 안락사 직전에 구출하며 시작됐던 황 대표의 작은 구호활동은, 2년 반 만에 4천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유기동물보호단체로 성장해 지금까지 300여 마리의 유기동물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 주었다.

또한 단순히 입양 구조 활동에만 머물지 않고 유기동물 예방교육과 관련 법안 개선을 위한 청원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좀 더 적극적인 입양 홍보를 위해 강서구 화곡동에 유기동물 입양센터를 건립했다.

이렇듯 열정적인 추진력으로 팅커벨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황 대표가 최근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독일 티어하임 견학단 프로젝트'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동물보호선진국인 독일의 유기동물 보호소 '티어하임'을 견학하고, 국내에도 높은 수준의 동물보호소 설립에 대한 필요성과 동물보호문화 환경 및 법 제도의 개선을 위한 홍보를 한다는 취지이며, 1차 견학단이 오는 10월8일 8박9일 일정으로 독일로 출발한다.

견학단이 170년 동물보호 역사를 갖고 있는 독일의 티어하임에서 무엇을 배워올 수 있을지, 그리고 아직은 갈 길이 험난한 한국동물보호운동의 발걸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황 대표에게 들어보았다.

독일 '티어하임'이란 어떤 곳인가?

티어하임(Tierheim)은 Tier(동물)와 heim(집)의 합성어로, '동물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유기동물보호소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보호소인 티어하임은 독일 전역에 약 520여개가 있으며 유기동물이 단 한 마리도 안락사 당하지 않고,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다가 새로운 가정을 찾아갈 수 있게 돕는 곳이다. 티어하임의 유기동물들은 평균 6~8주 이내에 새 입양자를 찾게 된다고 한다.

독일에는 1837년 슈트트가르트에서 시작해 1841년 베를린에서, 1842년에는 뮌헨에서 동물보호협회가 설립되었다. 그 당시 뮌헨 동물보호협회에 활동하던 사람 중 한 명이 철학자 쇼펜하우어다. 우리에겐 역사 같던 사람들이 이미 그 당시에 동물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었던 것.

물론 독일이라고 처음부터 적극적 정부지원이 있었겠는가? 그리고 시민의식이 깨어있었겠는가? 아마 소수의 깨어나고 자각된 시민들이 동물보호활동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동물보호에 대한 대중들의 마음가짐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그에 따른 법과 제도를 만들어 내는 과정들이 굉장한 투쟁의 과정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는 10월 독일을 방문하는 티어하임 프로젝트의 목표는?

티어하임은 민간이 자발적으로 후원해 좋은 시설과 의료진이 있는 환경을 갖추고, 유기동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보호받다가 좋은 곳에 입양을 갈 수 있게 하는 곳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보고 듣고 배워 와서 한국에 널리 알리고 싶다.

독일 티어하임의 경우 170년 동물보호 역사가 녹아있는 것이기에 당장 우리가 어떻게 따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유기동물 보호소가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려서 좀 더 동물보호에 대한 의식을 깨우쳐 주고 싶다.

또 가능하다면 지자체에서 직영하는 시위탁보호소들을 외형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티어하임을 모델로 해서 운영하고, 열악한 환경에 있는 유기동물보호소도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 한국에 있는 유기동물 문화 자체를 개선하는 것, 이것이 티어하임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다.

[인터뷰]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티어하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 일
▲ 독일 베를린 티어하임 전경

[인터뷰]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티어하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 일

견학할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나?

견학단 이름에 걸맞게 티어하임 두 곳을 다녀올 생각이다. 독일 전국 520여개 티어하임 중 가장 크고 상징적인 곳이 바로 베를린, 뮌헨 티어하임이다.

티어하임 운영단체와 미팅도 마련할 예정이며, 현직 수의사인 뮌헨시 수의부서 (한국으로 치면 동물보호과) 공무원들을 만나 동물보호정책에 관련된 법과 제도 등에 대해 꼼꼼하게 배워올 계획이다.

한국은 분양샵에서 강아지를 분양 받아오는데 독일은 애견판매샵 자체가 없다. 그래서 유기견 입양이 많고, 티어하임 아이들은 8주 정도면 거의 입양을 간다고 한다. 또한 유기견이 아니라 새끼 때부터 강아지를 길러보고 싶다고 한다면, 애견분양샵이 아닌 전문적인 브리더 집에서 건강하게 출산하고 건강하게 어미개의 젖을 뗀 강아지를 브리더로부터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강아지들이 일반 가정에 오는 과정을 알기 위해서 독일의 브리더 가정을 방문해 대화를 나눌 계획도 있다.

사실 정말 만나보고 싶은 분들은 독일의 일반 시민들이다. 평범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들을 만나서 독일인의 반려동물에 대한 기본 적 생각들을 듣고 싶다.

또 한 가지, '동물을 위한 행동' 전채은 대표의 제안으로 베를린 동물원을 견학할 예정이다. 베를린 동물원은 사람이 동물을 구경하는 목적의 동물원이 아니라 동물친화적인 곳이라고 한다. 한국 동물원은 늑대를 보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지 늑대우리에 가서 늑대를 볼 수 있는데, 베를린 동물원의 늑대섹션은 '관람하다가 늑대를 못 볼 수도 있습니다'라는 안내판이 있다고 한다. 넓은 늑대 섹션에 늑대가 어디 있는지 모를 정도로 넓고 편안한 공간인 것. 우리로서는 당황스러운 것이지만 전적으로 동물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동물원이다.

애견샵이 없는 독일의 이야기와 연결해서, 우리나라의 유기동물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가?

크게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첫째, 불법무허가 번식장이 없어져야한다. 법에 의해서 개번식장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등록되어 관리를 받는 곳은 10프로가 안 된다. 나머지는 불법무허가다.

어마어마한 강아지들이 쏟아져 나와 강아지들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독일처럼 브리더 가정에서 귀한 과정을 통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공장에서 공산품 찍어내듯이 만들어진다.

그런 곳은 다 폐기되어야 한다. 개선으로도 부족하다. 스트레스를 최소할 수 있는 규격을 갖춘 허가받은 곳에서만 개를 번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강아지 생산 숫자가 줄 것이고, 유기되는 숫자도 줄어들 것이다.

둘째, 가정번식이 너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분양샵에서 강아지를 사는 경우도 있지만 아는 사람이 줬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특별하게 강아지를 출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낳는 경우도 있지만 중성화 수술이 안돼서 원치 않은 출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는 막 떠넘기듯이 강아지를 주변에 줘버린다,

그런 아이들은 올바른 사랑을 받을 수가 없다. 그러다보면 좀 키워서 잡아먹거나 개가 아프거나 다치면 버리게 된다. 그것이 의미 없는 생산이 된 강아지들의 운명이다.

불법번식장에 대한 규제와 가정번식 및 판매에 대한 규제, 이 두 부분이 대한민국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한 제도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인터뷰]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티어하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 일

개인적인 질문이다. 황동열 대표를 검색하면 다이어트 책을 쓴 작가로 더 유명하다. 달라도너무 다른 동물보호일을 어떻게 하게 된 것인지?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아버님이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입원중이셨다. 어느 날 난 병원에서 간병을 하고 어머님은 집으로 쉬러 가셨는데 전기누전으로 화재 사고가 나 어머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그리고 바로 한 달 후에 아버님은 폐암 말기로 돌아가셨다.

한 달 사이에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함께 살던 집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자니 밀려오는 그리움과 슬픔이 너무 컸다.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었다.

술에 의지해 몇 달을 고통스런 날들을 보내다 보니 몸도 정신도 많이 망가졌다, 이래선 안 되겠단 생각으로 몸을 추스르기 위해 매일 밤 가까운 이마트로 간단한 장을 보러 갔다. 갈 때마다 소금 한 병, 참기름 한 병 이렇게...

그러다 이마트 안에 있는 펫샵이 눈에 띄었고 거기 있는 강아지들을 데려가면 내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데려갈까 하다가 내가 이 이아들을 데려가면 10년은 책임져야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고민하다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집에서 강아지분양을 검색해보니 연관검색어에 유기견 입양이라고 뜨더라. 그 검색어를 클릭한 순간 어느 블로거의 글이 나왔다. 이태원 거리입양 캠페인장의 포스팅이었다. 거기서 본 첫 번째 사진이 케이지속 강아지들과 '오늘 입양하지 않으면 안락사당합니다'라는 피켓이었다. 이왕 강아지를 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일을 하면서 생명을 구하자 해서 이태원 거리입양을 주선하는 카페에 가입하고 흰 백구 두 마리를 입양했다. 한 녀석은 한쪽 다리를 못 쓰는 장애견이었다.

그렇게 만난 흰돌이와 흰순이가 나의 유기견과의 인연의 시작이었다. 동물보호활동이란 게 끝이 없고 또 배도 고픈 일이다. 또 생업도 생각해야하는 일이기에 처음에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많이 했다.

[인터뷰]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티어하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 일
▲ 반려견 흰돌이와 흰순이

이번 견학단은 어떤 분들로 구성되었나?

이번 프로젝트는 노컷뉴스, 애견신문과 팅커벨프로젝트 공동주최 프로그램이다.

노컷뉴스에서는 영상을 담아낼 수 있는 전문 피디 두 명, 애견신문사에서 기사와 사진 담당할 기자 두 명, 팅커벨 프로젝트에서는 전문적인 등단 작가 두 명, 견학 내용을 온라인상으로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작업할 웹사이트 제작 전문가, 다녀 온 후 다양하게 콘텐츠를 기획할 전문기획자, 통역을 담당할 홍보전문가와 저를 포함해 모두 열 명이 다녀올 예정이다.

경비마련은 어떻게?

짧지 않은 기간이고 먼 곳이다 보니 비용이 꽤 들어간다. 클라우딩 펀드방식으로 일부 기금 모금을 하고 기업협찬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견학단은 사회적 공헌사업이란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산업 기업과 사회적 공헌사업에 관심 있는 일부 대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티어하임 견학 이후의 계획은?

티어하임 프로젝트 웹사이트는 견학단 출발 전에 오픈해서 어떤 취지로 다녀올지 많은 분들에게 미리 알려드리고자 한다. 그리고 다녀온 후에는 결과물을 채워 넣는 일이 있을 테고.

또한 티어하임을 눈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티어하임 모습을 담은 화보집 형태의 달력을 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별도의 티어하임 사진전도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견학단 공식보고서 작업을 빠른 시일 내에 작성해 전국 지자체 동물보호 담당자들과 동물보호단체들을 초청, 티어하임 견학보고회를 열 생각이다. 보고회를 통해 한국의 유기동물 보호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싶다. 실제로 일부 자치단체에서 유기동물 보호소를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해서 만들려는 곳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티어하임 프로젝트는 올해 단발성 견학단으로 끝나지 않고, 내년에는 독일 외에도 영국, 호주 등 동물보호소가 잘 운영되고 있는 또 다른 사례들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이번엔 콘텐츠 창작 전문가들이 많이 가지만 다음에는 일반 시민들도 함께 가는 견학 프로그램을 준비하고자 한다.

[인터뷰]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티어하임, 누군가는 시작해야할 일
▲ 티어하임 전경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티어하임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유기동물보호소가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하고 깜짝 놀랐다. 내가 본 티어하임은 아름다운 공원이었다. 그곳에 넓은 공간을 자유롭게 놀던 동물들이 다 유기동물이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우리나라 실정상 그런 유기동물보호소가 생기려면 백년은 걸리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백년 뒤에나 만들어질 일이라도 지금 누군가는 시작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함께 들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가 우리 세대에 당장 독일과 같은 티어하임을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티어하임과 같은 시설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개선하고 시민의식을 고양시키는 등 오랜 시간이 걸릴 일들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서 우리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는 티어하임을 꼭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시작해야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이번 견학단이었으면 한다. 중요한 일이 될 것 같다.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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