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빈은 현재 더팩트TV '최고의 순간'에서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해외축구 소식을 전하고 있는 새내기 MC겸 아나운서로, 프라임경제TV '현장 속으로'와 힙합전문방송 락힙합 등에서 리포터와 인터뷰어로도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을 필리핀에서 보낸 홍수빈은 5년 전 가족과 떨어져 혼자 한국에 돌아와 아나운서의 꿈을 키워왔으며, 만만치 않은 서울 생활의 외로움을 반려견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최고의 순간' 녹화장소인 논현동 '끼 스튜디오'에서 막 녹화를 마친 홍수빈과 그녀의 사랑스런 반려견들을 만났다.
한국에서 아나운서가 되기 전 필리핀에서 활동들이 궁금해요
"필리핀에 살 때 고등학교 시절부터 패션모델활동을 했어요, 제가 그쪽에서는 아주 큰 키거든요(173cm). 20대 초반이었던 2008년에는 필리핀에서 개최된 미스영인터내셔널 대회에 한국대표로 나가면서 방송과도 인연이 생겼어요, 그 때 필리핀 한인방송국이 처음 생겼고 제가 교민들에게 현지 뉴스를 알려주는 아나운서로 뽑혀 약 6개월간 방송을 진행했어요. 교포 사이에서 제 얼굴은 몰라도 이름은 다 알았을 정도였죠."
"애견신문 64호 표지모델이었던 배우 전지안과는 필리핀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절친이랍니다. 키도 같고 성격도 닮은 구석이 많아요."
한국에 온지 5년인데, 그 동안 아나운서의 길을 가기 위한 노력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14년을 필리핀에 살다가 혼자서 한국에 왔어요. 외롭기도 했고 두려움도 많았어요. 처음엔 방송일은 아예 꿈도 안꿨어요, 예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어떻게 방송을 하겠어...'라고 자신감이 없었죠."
"그러다 우연히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분이 선수 인터뷰 하는 걸 보게 되었어요. 그걸 보면서 저 선수의 성격은 어떨까? 평상시 습관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그런 것들을 내가 팬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는 바로 다음날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겠단 결심을 하고 학원으로 향했죠."
"현재 MC로 있는 '최고의 순간'외에도 프라임 경제 TV '현장 속으로'를 진행했어요. 사회적 기업이나 국가 행사 등에서 기업인들과 인터뷰를 했고, 또 정 반대의 느낌을 가진 락힙합 방송에서는 산이, 긱스, 아웃사이더, 케이, 타이미, 루이, 팬텀, 이센스, 팻두, 바스코, 제이플로우 등 많은 힙합 뮤지션들과 자유로운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아나운서 일이 힘들진 않나요?
"전 사실 취미도 없고 밖에도 안 나가는 집순이예요. 그런데 촬영만 잡히면 기분이 업되고 신나서 밤을 새서라도 하고 싶어요.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 어설프고 감정표현도 부족해서 피디님에게 혼도 많이 나지만 전혀 힘든 질 모르겠어요. 유일하게 살면서 이 일이 가장 즐겁단 생각이 들어요. 주위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갖는 것에 대해 많이 부러워해요."
"물론 진행하는 영상에 백 개가 넘는 악플이 달린 적도 있었어요. 생긴 것부터 맘에 안 든다는 악플도 받았구요. 하지만 상처를 받진 않았고 고칠 부분이 있다면 고칠 테니 악플이라도 계속 달아주시면 좋겠어요. 전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뿐이에요."
강아지들 얘기를 해볼까요? 이름이 특이해요, '오빠'와 '자기'인데?
"요크셔가 오빠고 말티즈가 자기에요. 제가 혼자 사니까 배달이나 택배가 올 때 좀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배달이 오면 오빠가 있는 듯이 오빠 밥왔어~자기야 택배왔어~이렇게 된거죠(웃음)"
좋은 아이디어네요. 오빠 같고 자기 같은 반려견들은 수빈씨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큰' 의미이고 자식 같은 존재죠. 지난 5년간 함께 생활했고 또 죽을 때까지 함께할 거예요. 아이들이 친구도 되어주고 애인도 되어주고, 또 감정을 알아서 제가 기쁘면 같이 기뻐해주고 울면 같이 울며 눈물을 핥아줘요."
펫시터를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강아지들을 정말 좋아해요. 강아지들을 많이 보고 싶어서 오빠와 자기를 데리고 서울 경기를 다니며 애견카페 투어를 했을 정도에요. 다양한 강아지들을 만나고 싶은데 다 키울 수는 없고, 그러다 알아보니 펫시터란 직업이 있더라고요. 보통 한두 마리 정도 오고 휴가철에는 세 마리 정도 와요."
사람으로 치면 어린이집을 하고 있는 거네요?
"전 강아지 똥 치우는 그 순간도 즐거워요. 강아지에게 혼자 있는 제 외로움을 의지하다보니, 사랑이 커져서 그런가 봐요. 길거리 지나가도 개 있으면 항상 그냥 못 지나가요."
유기견보호소 봉사도 자주 가나요?
"시간 될 때마다 가요. 포천 애린원도 자주 갔고, 얼마 전에는 남양주로 다녀왔어요. 전 주로 보호소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다 와요."
바람이 있다면요?
"요즘 동물학대 동영상들을 참 많이 보게 돼요. 애들이 말을 못한다고 감정이 없는 게 아닌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개를 키울 거면 책임감 있게 키웠으면 해요. 똑같은 일을 우리가 당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보세요. 전 차라리 사람보다 개를 더 믿어요. 개들은 속이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위선과 가식이 많은 인간관계를 어쩔 수 없이 맺게 되는데요. 거기서 받은 스트레스를 저는 개들에게 위로받아요."
"아! 그리고 '애견보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형편이 안 좋아서 아이들을 버리는 분들이 많은데 보험이 된다면 유기견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안락사도 줄어들 테고요."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촬영협조 끼스튜디오 www.kkistud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