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가창력의 보컬들만 참여한다는 프로젝트 그룹 페이지(Page), 1995년 처음 만들어진 페이지가 같은 해 태어난 95년생 고가은을 5대 보컬로 맞이하고 올 봄 컴백했다.
고가은은 지난 5월22일 자신의 데뷔곡이자 페이지의 신곡인 '그래도 사랑' 음원을 공개하고 여성 발라드 가수의 계보를 이어갈 채비중이다, 탁월한 가창력은 물론이고 174cm의 늘씬한 키와 상큼한 미모로도 주목받고 있는 고가은은 몇 차례의 군부대 위문공연에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대학로 이수아트홀에서 공연중인 코믹 뮤지컬 '프리즌'에서 섹시한 교도관과 푼수끼 넘치는 가수지망생으로 1인2역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도 다지고 있다.
이렇듯 그녀의 데뷔 프로필은 별이 되기 위한 날갯짓으로 한창이다. 여기에 우리의 눈길을 더 사로잡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신곡활동과 공연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유기견 임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새내기 활동가란 점이다. 물론 현재 키우고 있는 반려견들도 유기견을 입양한 것이다.
그녀가 궁금했다. 우리가 아는 스무 살들이 다 이렇게 야무지게 자신의 길을 가며 동물보호 활동까지 하고 있지는 않았으므로. 그리고 인터뷰를 위해 스튜디오에 도착한 고가은은 갓 스무 살 성년을 넘긴 나이만이 뿜어낼 수 있는 생기발랄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어떻게 '페이지'가 되었나요?
"중학교 시절 이선희의 '인연'을 듣고 가수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노래 공부를 했고, 건대부고 재학시절에는 학교밴드(노세노세15기)의 보컬로 활동하며 다수의 청소년음악경연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대학도 뮤지컬 음악학과로 진학했고 올 해 마로니에 '칵테일 사랑'을 프로듀싱한 김민선 작곡가를 만나 페이지 5대 보컬이 되었죠."
'그래도 사랑' 활동을 위해 최근 뮤직뱅크 등 가요프로그램 무대에 올랐는데 소감이 어땠어요?
"방송용 카메라를 처음으로 본거였어요. 빨간 불이 들어오면 그 카메라를 보는 거라고 들었지만 처음엔 어딜 봐야할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대기실에서는 저보다 선배인 그룹이 제가 페이지라는 이름을 쓰기 때문에 한참 오래된 가수로 착각하고 '선배님'이라고 쓴 싸인 CD를 준 일도 있었어요."
음원 반응은? 페이지는 발라드 곡을 주로 부르는데 원하는 장르인가요? 춤도 잘 출 것 같은데.
"음원반응 괜찮은 것 같아요! 친구들과 가족들이 강남이나 쇼핑몰 등에서 제 노래를 많이 들었다고 제보해줬어요(웃음). 그리고 전 사실 차분한 성격이고 감성이 풍부해서 눈물이 많아요. 발라드 감성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댄스곡도 좋아는 하는데 몸이 영 안 따라줘요."
대학로에서 뮤지컬 '프리즌'공연에 참여하고 있는데, 음악과 연기 모두 욕심이 있는 건가요?
"프리즌 공연에 합류한 것은 두 달 정도 됐어요. 더블캐스팅인데 일주일에 2~3번 정도 무대에 서요. 소극장 공연은 관객과 함께하는 호흡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특히 프리즌은 관객참여가 많은 작품인데요. 관객들을 무대로 불러 연극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사실 관객들을 연극에 참여시키는 것이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원하는 반응이 안 나올 수도 있고 또 배우들이 제대로 이끌어주지 못하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프리즌은 공연 자체가 애드립이 50% 이상인 것 같아요. 연출 감독님도 제게 처음하기엔 어려운 연극이라고 하셨어요, 관객들 반응에 즉각 대처해야 하니까 머리회전이 빨라야 한다고."
가은씨는 잘하고 있는 거죠?
그렇죠~(웃음)
뮤지컬이 끝나고 대학로에서 한 버스킹 동영상을 봤어요. 매번 하는 건가요? 그리고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아직 한 번 밖에 못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어요. 도로변에서 피아노 반주로 노래를 했는데, 레코딩된 깔끔한 소리가 아니라 주변의 모든 소리가 다 같이 섞여 들리더라고요. 바람 부는 소리, 차 지나가는 소리 등등 우리 삶 속의 모든 소리가 융화되는 느낌이어서 참 신선했어요."
반려견 얘기를 해볼까요? 유기견 세 마리를 입양했다고 들었어요.
"말티즈 '사랑이'와 플랫코티드 리트리버 '플랫'을 키우고 있어요. 진돗개(끈기 있게 살라고 끈순이라 이름 지은)도 한 마리 있는데 곧 엄마가 될 거라서 외할머니 댁에 데려다 놨어요. 플랫과 끈순이는 수지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온 아이들이에요. 원래는 끈순이를 데리러 간 거였는데 조그만 철창 안에 갇혀있는 플랫을 보고 그냥 돌아올 수가 없었어요.
둘을 처음 데려와 보니 심장사상충에 걸려있는 상태였어요. 특히 플랫이 암으로 따지면 말기암 정도에 이를 만큼 심각한 상태라서 치료 기간 동안 각별하게 케어를 잘해줘야만 했죠.
보호소에서 3달 전에 데려온 사랑이는 10살인데요. 발에 장애가 있어요. 발가락이 두 개 절단된 상태인데 아마도 전 주인에게 학대를 받은 것 같아요. 처음엔 겁이 참 많았는데 저와 같이 산후에 많이 활달해졌어요."
입양한 아이들 말고 임보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던데요?
'행복이, 아미, 못난이, 황희, 요키' 이렇게 다섯 아이들을 임보하고 치료해서 입양 보냈어요. 아미는 매니저님이 입양했고 못난이는 앞집에서 데려갔어요. 황희는 입양 갔다가 심장사상충에 걸려서 되돌아왔는데 이리온 청담점 김태호 과장님이 잘 치료해주셔서 지금 다시 입양갔던 집으로 갔어요.
유기견을 입양하고 임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원래부터 유기견에 관심이 많았어요.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양수리인데 마당도 있고 이웃들이 강아지도 많이 키우고 해서 개를 키울 여건이 좋아요.
유기견 임보는 계속 할 예정이고 나중에 제가 수입이 생기고 안정이 되면 '유기견 카페'를 만들고 싶어요. 화려하고 비싼 그런 애견카페가 아니라, 유기견 임보도 해줄 수 있고 또 아프고 힘든 아이들이 쉴 수 있는 그런 개념의 카페인거죠.
95년생. 만으로 스무 살이네요. 꿈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을 텐데? 지금 가장 목표하는 건 뭔가요?
일단 제 노래가 많이 알려지고 사람들에게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뮤지컬은 7월경까지 출연하고 또 방송활동을 좀 더 할 계획이에요. 드라마 오디션도 볼 예정이고요. 앞으로 가수, 연기자, 뮤지컬 배우 모두 하고 싶어요.
그리고 독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유기견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세요. 상처를 많이 받은 아이들이니까 같이 아파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고요.
유기견을 데려오면 돈이 많이 들고 힘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 아이들이 이렇게 예쁘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어요, 유기견은 훌륭한 반려견이 될 수 있어요!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사진 이형구 기자 ynotstudi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