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가 함께 참여하는 국내 첫 '동물건강의료박람회'가 오는 6월13~1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동물병원협회(Korean Animal Hospital Association,이하 KAHA) 허주형 회장을 만나 이번 행사에 어떤 프로그램들이 보호자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아봤다.
동물건강의료박람회(KAHA EXPO)를 주관하는 KAHA는 어떤 단체인가?
1989년에 설립된 KAHA는 전국 반려동물병원 원장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반려동물 의학발전과 질병전파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정착을 위한 산하조직인 KAHA HAB 위원회에서는 노인 요양병원이나 아동병원에서 동물 매개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봄에는 수의사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KAHA EXPO를, 가을에는 수의사 대상 전문수의학 강의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카하 엑스포는 올 해 11회를 맞이한 행사로 이번 회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의미를 확대해 참여 가능토록 했다.
카하 엑스포에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나?
수의사 대상으로는 전문 동물병원 경영학, 노령동물 관리학, 피부과 질환이나 종양 질환에 대해 강의가 준비되어 있다. 일반시민대상으로는 동물예절교육 세미나가 진행될 예정이며 강의 참가인원 500명 신청이 이미 마감됐다. 박람회 참가자는 온라인을 통해 5천명 넘게 신청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열리는 반려동물 관련 행사는 별 특이한 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KAHA는 '어떻게 하면 반려동물이 건강하게 한 집안의 구성원으로, 가족으로 같이 생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 보호자들에게 알리고 '수의사 체험교실' 등을 운영해 보호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동물건강상담관'이 무료로 운영되어 '펫닥터스' 출연 수의사 6인에게 적접 상담을 받을 수 있고, 노령동물의 치매 예방, 고양이 건강관리, 반려동물과 임신∙출산과의 상관관계, 구강관리 및 체중관리 등 유익한 세미나가 준비되어 있다.
국제학술대회도 동시에 진행되는데 주된 내용은?
일본, 미국, 대만 등에서 강사들이 참가해 수의학이나 최신 의료기법을 강의할 예정이다. 외국인 강사진과 참가자들이 70여명 방문하고 세계 수의사 회장도 참석한다. 궁극적으로는 카하 엑스포가 동아시아지역에서 수의사가 꼭 들러봐야 하는 행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카하 동물병원 모델하우스라는 섹션이 있던데?
한국의 동물병원은 이렇게 변해야한다는 하나의 모티브를 주려고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병원 모델하우스를 지은 것이다. 수의사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의 관심 또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질문도 드리겠다. 회장님 블로그를 보니 시도 쓰시고 산행도 즐기시는 것 같은데?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신춘문예에 응모한 적도 있다, 떨어졌지만(웃음).
등산은 어릴 때부터 오랜 취미다. 회원이 2천여 명인 산악회 회장직도 맡고 있고 해외원정 산악도 다녀오곤 한다. 의사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하고 일요일 하루 쉬는데 나는 산행을 하는 것이 쉬는 것이다. 피곤함이 사라지고 오히려 몸이 더 좋아진다. 또 산행을 하며 자연을 접하면서 동물들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
세계 수의사회 17명의 집행위원으로서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대표를 맡고 계신 걸로 안다. 여러 행사를 위해 해외를 많이 다니셨을 텐데, 반려동물 관련해 해외 사례를 소개해 준다면?
해변마다 동물화장실이 따로 있는 뉴질랜드가 인상적이었다. 우린 아직 '내 개가 최고다' 하는 생각이 앞서지만 해외에 나가면 다른 동물들에 대한 배려가 있다.
그리고 해외의 경우 반려동물관련 박람회에 동물들은 입장할 수 없다. 동물들이 모이면 질병 전파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들이 모이는 문화행사가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 반드시 예방접종 증명서를 가진 동물들만 입장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관련 행사를 하고 나면 동물병원에 환자들이 증가한다. 그래서 병원 측에서는 그런 행사에 동물들을 데리고 가지 마시라고 권한다.
다음 주 열리는 카하엑스포에는 올 해 반려동물 동반 입장은 할 수 없다. 꼭 데리고 오고 싶으신 분들은 동물병원의 예방접종 증명서를 가지고 행사장 입구에서 검사를 받으면 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반려동물들의 질병이 만연한 나라다. 지난 2011년 구제역 발생 때도 현장에 가보니 정부는 우왕좌왕만 하더라, 수의사 한 명 없는 방역담당 공무원들이 모여 회의가 되는가? 이미 질병은 번져버린 후였다. 그 당시 인터뷰에 '이명박 정부에서는 구제역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메르스도 마찬가지다. 메르스가 이렇게 퍼져있는 것은 초기대응 못한 국가의 잘못이다. 질병에 대한 국가통제가 안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물을 키우는 것은 취미가 아니다. 동물은 가족이다. 그리고 그들과 가족이 되려면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정보를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는 대신 동물병원을 가시라 말하고 싶다. 그것도 동네 병원으로.
집에서 가까운 병원에 주치의를 만들면 반려동물이 오래 살고 의료비용도 적게 든다. 병원이 크다고 좋고, 작다고 나쁜 게 아니다. 우리 집과 가까운 병원이 가장 좋은 병원이다,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
사진 이형구 기자 ynotstudi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