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남은 범인의 냄새와 용의자의 냄새를 연결하는 것'
이것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건현장 수사에서 개가 할 수 있는 가장 고난도의 작업이다. 100년 전 유럽에서는 냄새를 수집하고 개를 이용해 범인을 찾았다. 이는 개를 믿어야 가능한 일이고 유럽인들은 실험을 반복하면서 개가 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경찰과학수사에서 개를 이용해 야외에 유기된 시체를 찾는 수색견 을 시작했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최용석 경정은 네덜란드 국립경찰청 경찰견팀이 펴낸 책 '과학수사와 체취선별' 을 통해 체취선별 100년의 역사를 한국 독자들에게 알렸다.
본지에서는 그 100년의 역사에서 훌륭히 역할을 해낸 경찰견들의 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STORY Ι '우유공장 사장 살인사건'
제1차 세계대전 중 네덜란드에서 활약한 셰퍼드 'Albert'는 전국에서 들어오는 냄새추적과 용의자 확인 의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다음은 Albert의 첫 번째 사례다.
어느 날 우유공장 사장이 면도날로 목이 잘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현장 근처 공장에는 사장의 모자와 면도날이 발견되었다. Albert는 현장에 출동해 면도날과 모자의 냄새를 맡고 곧장 공장을 가로질러 뜰에 있는 나무로 달려갔다. 그 곳은 범인이 자전거를 타고 도주한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였다.
약 3주 후 용의자로 지목된 남자가 체포되었고 다시 Albert가 출동했다. 용의자는 다른 사람들과 둥글게 서 있었고 범행에 사용된 면도날에서 다시 냄새를 맡은 Albert는 주저 없이 용의자를 지목했다.
다시 두 번째 테스트를 위해 사건 현장에 있었던 모자와 현장에 있던 모든 모자를 바닥에 배열했다. Albert는 용의자에게 냄새를 맡고 난 뒤 모자가 쌓여있는 곳으로 가서 모자 하나를 집었다. 그러나 그 모자는 사건 현장인 공장에서 발견된 모자가 아니었다.
한 번 더 모자들을 검색한 Albert는 공장에서 발견된 모자를 집어 핸들러에게 가지고 왔다. 사실 첫 번째 가져온 모자도 용의자의 것이었다. 체포될 때 쓰고 있었던 것으로 그 모자가 가장 강한 용의자의 냄새를 갖고 있어서 Albert가 먼저 식별한 것이었다.
(과학수사견 스토리는 다음호에 계속 연재됩니다/ 기사의 사진과 내용은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