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예능프로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방송인, 그리고 유기동물을 위한 봉사와 캠페인에 앞장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동물애호가 안혜경을 만났다. 최근 시작한 SBS주말 드라마 '떴다! 패밀리'에 출연중인 안혜경은 현재 대학로 '꿈꾸는 공작소'에서 연극 '가족입니다'의 주인공 김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는 중이기도 하다.
연극이 시작되기 전 소박한 차림의 무대를 바라보며 기상캐스터에서 연기자로 그리고 동물애호가로 변신한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지금 키우고 계시는 강아지를 소개해주세요, 어떤 인연으로 시작되었는지?
믹스견 럭키와 고양이 별이, 달이와 살고 있어요. 모두 유기견, 유기묘였고 안락사 전에 구조해 데려온 아이들입니다. 전 원래는 강아지를 키울 생각이 없었어요, 키울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유기견보호소 봉사를 갔던 친구 이효리가 먼저 럭키를 보고 사진을 제게 보내주었어요. 키워보면 어떻겠냐고. 사진을 보자마자 뭔가 찡하데 다가오는 게 있었어요. 누가 봐도 예쁜 말티즈의 사진도 있었지만 전 럭키의 사진이 자꾸 생각났어요. 그리고 럭키를 보러 갔고 그날 바로 입양을 결심했답니다.
가족들이 동물을 다 좋아하나요?
가족들은 싫어하지만 전 혼자 생활하니까 상관없어요.(웃음) 처음 럭키를 입양할 때는 집이 원룸이어서 키우는 데 제한이 있었어요. 이사 갈 마음도 없었는데 럭키를 키우면서 김포의 아파트로 더 넓게 이사를 가게 됐어요. 자연이 어우러진 단지라서 강아지를 키우기에 훨씬 좋은 환경이죠,
유기견을 위한 캠페인에 늘 함께 하고 계신데 언제부터 유기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셨나요?
럭키를 키우면서 효리와 함께 봉사를 같이 다녔어요. 그리고 유기묘였던 별이와 달이를 구조해 키우면서 좀 더 왕성하게 관심을 갖게 되고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동물보호단체에서 봉사를 가곤 했는데 요즘은 작은 봉사팀(가수 배다해, 개그맨 장효인, 뮤지컬 배우 전역산 등)을 만들어 한 곳에 주기적으로 봉사를 나가요. 마석보호소에 작년 여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견사청소라도 해주자하는 마음으로 가고 있어요. 매주 가니까 견사도 깨끗해지고 번거로운 점도 없어지고 유기견들과도 친해져서 애들이 우릴 반겨주니까 참 좋아요.
같이 봉사를 하는 사람들과는 꼭 연예인 친구들이 아니더라도 공감대가 생겨요. 처음 봉사를 할 때는 저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서 힘들었던 기억도 있어요.
지금 연극과 드라마로 바쁜 활동을 하고 계신데 강아지 때문에 난처한 일은 없을까요?
애들을 같이 키우면 가장 큰 장점은 자기들끼리 잘 논다는 거예요. 고양이들이 아주 어릴 때 왔기 때문에 강아지 럭키가 엄마인줄 알아요. 럭키의 젖을 먹기까지 했어요. 럭키가 모성애 본능이 있어서 고양이들을 품은 거죠.
혹시 나중에 남편 되실 분이 동물 싫어하면 어떡하죠?
우리 언니가 개를 굉장히 싫어해요. 그래서 언니 집에 갈 때마다 일부러 럭키를 꾸준히 데려갔더니 언니가 어느 순간부터 신경이 쓰이는지 챙겨주더군요. "저리가" 이러면서도 물을 챙겨준다던가. 미운정이 드는 것 같아요. 전 강아지를 좋아할 사람을 만날 거예요. 물론 강아지보다는 날 더 좋아해야하지만.
스카이펫파크의 '펫닥터스' 시즌1 촬영을 마치셨는데 이 프로를 통해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 것이 있는지?
고양이들이 배를 내보이면서 드러눕는 행동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전 배를 만져줬거든요. 좋아하는줄 알고... 그런데 팻닥터스 수의사 선생님들께서 잘못된 것이라고 알려주셨어요. 고양이는 배를 만져주면 자신이 모욕당한다고 느낀대요. 물론 강아지는 어딜 만져줘도 좋아하고요.
끝으로 애견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형식적인 말처럼 들리겠지만 잘 키웠으면 좋겠어요. 버려지거나 학대당하는 동물들이 너무 많아요. 지금 제가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라 동물학대에 관한 기사조차 보기가 두려워요. 요즘은 개들이 15~20년은 사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잖아요. 그렇기에 평생을 같이 산다는 생각을 하고 입양하기 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임보를 먼저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친 후 화장을 모두 지운 안혜경은 맨얼굴로 연극무대에 올라 악착같이 가족을 지켜내려 애쓰는 주인공 김진이 되었다. 머리카락을 뜯기며 뒹굴고 오열하는 그녀의 무대는 관객으로서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미안해질 만큼 감정이 치닫는 공간이었다. 더 이상 기상캐스터 출신 연기자라는 수식어는 필요 없어보였다.
새로 나온 간식은 반드시 애들에게 먹여봐야 한다는 럭키엄마 안혜경은 1월25일까지 연극 '가족입니다' 무대와 3월까지 드라마 '떴다! 패밀리'에서 만날 수 있다.
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 사진 이형구 기자 ynotstudi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