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레슬리 핸콕(Leslie Hancock)이 지난 10월19일 열린 내추럴발란스의 뉴트리션 세미나에 참석해 올바른 사료와 간식 선택에 대한 전문 영양학 강의를 진행했다.
미국 내추럴발란스 본사의 건강 및 영양학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는 레슬리 핸콕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꼭 알아야할 동물건강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다음은 핸콕 박사의 강의를 간추린 내용이다.
개들의 영양
Q 개는 육식동물인가? 잡식 동물인가? 초식동물인가?
A 최근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개는 늑대가 조상이 아니라고 한다. 그 연구를 보면 원래 가축화된 개가 살고 있는 곳에는 늑대가 살지 않았다. 그리고 유전학적으로도 다르다. 그래서 개는 '기회주의적 육식동물'로 봐야한다.
Q '썰매견, 비만견, 활동적인 개, 노령견' 중 가장 많은 양의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 개는?
A 정답은 비만견이다. 비만견은 고품질의 단백질 제공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서 운동량이 많은 개들은 단백질보다 지방이 더 필요하고 노령견은 소화능력이 떨어진다. 또한 개들은 성장기에 성견일 때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필요로 한다.
Q 개들에게 필수영양소는?
A 지방이다. 아파트 안에서 가만히 있는 반려동물에게는 지방을 줄여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기 위해서는 지방이 필요하다. 임신기간에는 개들도 탄수화물을 필요로 한다. 또한 과일이나 채소는 필수영양소라기보다는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성분이다.
소형견들의 건강
Q 소형견이 대형견보다 요로결석이 더 발생하는 이유는?
A 집안에 오래 갇혀있어 배뇨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아 뇨ph가 높고 소변량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습식사료의 급여는 수분섭취량을 늘려 요로결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Q 소형견의 성장에 따른 사료는?
A 소형견은 짧고 급격하게 성장한다. 소형견은 약 8개월 동안 성장하고 대형견은 약24개월 동안 성장한다. 견종에 따라 성장에 필요한 최적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올바른 시기(6~9개월)에 성견용 식단을 급여해야한다.
Q 구강건강에 대해서?
A 소형견은 대형견에 비해 구강 건강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몸집에 비해 큰 치아가 구강 내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고 긴 수명도 한 원인이다. 치주질환은 3년 이상 된 개들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치아에는 박테리아 등이 많이 있기 때문에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케일링한 후 며칠 열이 나는 이유가 그렇다. 구강건강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것.
Q 사료를 통한 구강건강 솔루션은?
A 소형견에게 큰 알맹이의 사료를 급여한 경우 4주 동안 치석(특히 어금니쪽)이 33%감소했다. 2년 전 일리노이에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큰 알갱이를 강아지들이 선호한다. 보호자들이 알고 있는 작은 알갱이를 먹여야 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개들은 먹을 수 있는 한 큰 알갱이(목에 막히지 않는)의 사료를 먹이도록 한다.
Q 소형견들의 비만 원인은 무엇인가?
A 도시생활로 인한 적은 운동량과 보호자들의 무분별한 급여, 과도한 고칼로리 식품 급여 등의 이유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작고 뚱뚱한 강아지의 경우 골밀도가 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식습관을 살펴보면 계속해서 사람 음식을 먹어온 것을 볼 수 있다. 보호자들이 자기가 먹던 음식을 주는 경우인데 강아지들이 맛있기 때문에 그걸 더 먹게 되고 비만이 된다.
에너지 대사를 촉진해주는 비타민 B와 지방분해를 촉진시키는 L-카르니틴 등 기능성 원료 제품으로 에너지 대사를 높여주고 적은 칼로리와 체중조절을 위한 균형 잡힌 식단을 급여해야 한다.
홈메이드 사료와 생식의 문제점
Q 요즘은 홈메이드 사료와 생식이 유행하고 있다. 어떤 문제점이 있나?
A 한국의 경우 보호자가 직접 만들어 먹이는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나와 가까운 친구도 홈메이드 다이어트에 대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신장, 피부 알러지 등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는 홈메이드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사료 제조사에서는 딱 맞게 만들지 못하니까 집에서 만들어 먹이는데, 아이들이 집에서 자기가 필요한 영양소를 다 섭취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그러다보면 영양결핍이 생기고 심하게는 강아지 뼈가 구부러질 만큼 골감소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건 동물학대라고 할 수 있다.
300여건의 홈메이드 레시피를 분석해봤는데 보호자들이 사용하는 95%가 영양소가 맞지 않더라. 집에서 만들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영양사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식은 관련 트렌드가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에서도 큰 우려를 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살고 있는 가정 자체가 살모넬라에 오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식 역시 홈메이드처럼 영양균형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최주연 기자 4betterworl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