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정원이 있는 반려동물 동반카페 이누 한남점을 다시 찾았다. 섹시와 건강미를 앞세운 가수 길건씨는 이곳 한남동 동네 주민이여서 그런지 봄철 산책하는 차림으로 애견 두 마리와 함께 카페로 들어왔다.
그녀는 인터뷰 중간 중간에 예전의 매혹적인 눈매와 화려하고 강한 표현력의 모습을 간간히 엿볼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이었고 많은 시간 "애견"과 "유기견"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유와 부드러움을 더해 편안한 예쁜 가수이자 내공 가득한 애견인으로써의 길건씨를 만나게 되었다.
길건씨. 요즘 근황은??
저는 지금 현재 가수 김태우씨가 대표로 있는 소울샵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가수로 앨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전문적인 소속사에서의 지원을 많이 받으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안무가겸 백댄서로서의 길건 & 가수로서의 길건 & 애견인 길건의 모습은 어땠는지?
4살때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용을 했었고 댄서로서는 2년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행히 저를 이쁘게 봐주셔서 춤을 좋아하는 길건으로 기억들을 많이 해주시고 있습니다.
가수로 나와서는 오히려 섹시한 이미지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5년 가까이 예전 회사와의 갈등의 시기도 있었지만 신앙생활을 통해 도움을 받았고 심지어 미국에서 사역활동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애견인으로서의 길건은 알아봐주시는게 정말 부끄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5년간의 힘든 시기는 "브루스"라는 개를 통해서 위안을 많이 받았고 그 이후로 "루"가 와서 지금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힘든시기 무너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브루스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으로 강하게 마음 먹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브루스와 루를 키우면서 책임감이 생기기까지 한것 같습니다. 물론 어렷을때 집지키는 목적의 개를 키우고 있었지만 그때는 미처 느끼지 못한 부분을 지금은 느끼고 있는것 같습니다. 오히려 예전에 나를 거쳐간 아이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해서 브루스와 루에게 예전 애견들의 몫까지 더욱 더 잘해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길건씨와 애신동산의 인연은???
우연한 기회에 애신동산 (사설 유기견 보호소)에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자원봉사를 처음 하고 나서 3일정도 잠을 못잘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힘든 시기였는데 저처럼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애신동산 유기견들을 보다보니 3일내내 울기만 한것 같았습니다. 더구나 그런 유기견들을 도와줄수 없는 상황이여서 자괴감에 빠질 정도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애신동산에서 다리가 없는 유기견 "슬기"를 함께 살고 있는 언니에게 입양을 보내 매일매일 슬기를 보고 있다.
애신동산은 "루"를 입양할 때 도와준 자원봉사자를 통해서 알게되었는데 너무 열악한 상황을 보게 되면서 주변의 애견인이었던 하리수씨와 함께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 애신동산에 후원하기 위한 바자회도 친구들과 함께 열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애신동산에서 받은 느낌???
처음 자원봉사를 하는날 청소를 하다가 죽어있는 유기견들을 몇차례 봤었고 보호소에 돌아다니는 많은 쥐에 의해서 죽어있는 유기견들이 훼손당하는것까지 목격을 하게되었습니다. 또한 사료가 많이 쌓여있었지만 대부분 썩거나 상해서 먹을수 없는것도 많았습니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면 주로 어떤일을??
미용이나 시설공사와 같은 전문적인 일은 할수 없어서 기본적인 견사 청소부터 사료와 간식 급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한 물그릇 세척과 물을 채워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견사에 이불깔아줘서 유기견들이 따뜻하게 지낼수 있도록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항상 제가 도와줄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보호소 생각을 자주하는것 같습니다.
현재 브루스와 루 말고 다른 반려동물도 같이 있다고 하는데...
집에는 함께사는 언니와 함께 브루스와 루, 슬기와 오순이 이렇게 4마리의 애견을 키우고 있고 그중 3마리 유기견 출신입니다. 하수구에서 빠져 죽을뻔한 길냥이와 입양 대기중인 길냥이 이렇게 6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6마리가 아웅다웅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심한 비염을 앓고 있었는데 브루스를 처음 키우면서 비염이 오히려 없어졌습니다. 개를 키우면서 청소와 위생을 더욱 더 생각하고 신경쓰다보니 비염이 없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브루스와 루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5살난 브루스는 선물로 받은 애견이었구요. 랩퍼 주석씨가 키우는 애견과는 형제지간입니다. 힘든 시기에 키우게 된 브루스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얼마 안되서 제 품에서 떠난적이 없는 상태로 제게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사회성이 너무 좋아서 사람과 다른 애견과도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루는 브루스가 혼자 심심해해서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애신동산의 자원봉사자가 임보중인 유기견을 입양한게 루였습니다. 루에게 있어서는 제가 5번째 주인이라고 합니다. 계속 주인이 바뀌다보니 루의 성격이 소심하고 불안해하는게 그때문인것 같습니다.
차후에 재능기부로 동물보호나 유기동물에 대한 지원을 하신다면 어떤 방법으로?
원래는 아동심리를 전공해서 사회복지쪽으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를 키우면서 오히려 제가 치유가 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부모 없는 아이들, 유기견들이 모두 함께한 복지시설을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도 송파구 잠실까지 가서 길고양이 밥을 주고 올 정도로 작은 동물보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송파 인근의 고양이 쇼핑몰 매장에 직접가서 포장지가 뜯어진 사료나 반품된 사료등을 싸게 구매해서 길고양이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길건씨가 이야기하는 애견문화는...
순종과 혈통을 따지는 애견인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또한 자기상황이 힘들다고 개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한 과시를 하기 위해 키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남들에게 보여주기위해 애견을 키우거나 개를 버리는 사람들이 없어져야 할때입니다.
집 근처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다보면 눈이 없는 개를 산책시키는 외국인을 보게되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소심한 유기견을 키우는 입양자의 입장이 저랑 같은거였습니다. 이를 보면서 역시 선진 애견문화는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개는 개여서 이쁘고 사랑스러운 존재일뿐 더 이상의 더 이하의 이유는 없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