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이경한 기자 ] 최근 해외 인터넷에는 집에서 만든 채식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반려견의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상당한 지식 없이는 함부로 강아지에게 먹이면 안된다고 알려진 채식. 그 팩트체크에 들어가 보자. 강아지 체내에 있는 췌장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필요한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이 췌장들은 식물의 녹말 분해를 훌륭하게 해낸다. 다시 말해 강아지도 인간처럼 식물 소화 가능성이 꽤 높은 편이다. 게다가 고탄수화물 음식이 이들의 췌장을 손상시킨다는 증거도 현재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 잡식과 육식, 개와 늑대 그렇다면 육식동물들은 식물 셀룰로오스(Cellulose, 식물 세포벽의 구성성분)를 분해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사실 개들은 육식보다는 잡식동물에 가깝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잡식동물을 포함해 초식, 육식동물들은 이런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강아지는 건초 같은 섬유소가 있는 식물을 소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과일이나 채소, 곡물에는 반려견들에게 소화 문제를 일으킬 정도의 충분한 섬유소를 갖고 있지않다. 참고로 건초를 먹고 사는 말이나 염소, 팬더 등의 경우 장내 박테리아가 효소를 갖고 있어 이들이 섬유소를 분해한다.
그러나 개와 늑대가 그들의 미토콘드리아 DNA의 99.8%를 공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개가 늑대에서 파생된 후손이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있지만, 잡식성인 개가 육식동물인 늑대와 비교해 내부 생리 구조가 다르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어느 정도 일치되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 인간과 비교하면 침팬지와 인간이 전체 게놈 DNA의 96~99%를 공유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인간과 침팬지가 같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처럼 개와 늑대가 동일한 똑같은 영양학적 필요성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이들의 또 다른 유전적 차이는 개가 늑대보다 탄수화물을 더 잘 분해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는 점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개들은 늑대와는 달리 탄수화물과 포도당 소화와 관련된 3가지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곡물을 섭취하는데 더욱 적합하다. 이런 관점에서 개가 육식동물로 분류돼야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물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개는 순수한 육식동물에 속하는 고양이나 족제비들이 먹는 동물성 음식에 대한 신진대사 적응이 대부분 결여되어 있다. 육식동물과 비교해 개들은 탄수화물 소화에 필요한 효소를 더 많이 생산하고 단백질과 아미노산 요구량은 낮다. 또 인간처럼 식물로부터 비타민 A와 D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장의 길이와 관련된 주장도 있다. 육류는 상대적으로 소화가 쉬워 고양이 같은 육식동물의 장 길이는 비교적 짧지만, 식물의 경우 분해하기가 더 어려워 초식동물의 경우 장 길이가 더 길다. 강아지는 중간이다. 이런 모든 사실은 개가 육식이 아닌 잡식동물이라는 점을 더 명확히 해준다.
현명한 채식 그래서 과연, 반려견들에게 채식 음식을 주는 것이 안전할까? 대부분의 개는 그들의 영양적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는, 그러면서도 아주 신중하게 만들어진 채식 음식의 경우에는 먹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려견들에게 채식을 주고 싶은 보호자들은 전문가와 상의해 건강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식단을 준비하면 된다.
이경한 기자 fam1@pc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