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픽사베이 |
놀랍게도 당신의 애완 금붕어는 뜻밖의 방법으로 혹독한 겨울 추위에서 생존한다. 붕어과 물고기 중 가장 유명한 종인 금붕어는 자연 서식지가 얼음으로 변할 만큼 가장 추운 시기에 알코올을 생존 기지로 활용하며 버틴다.
이 습관은 얼음 덮인 호수에서 금붕어를 연구한 노르웨이의 오슬로대학과 영국의 리버풀대학교 공동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다. 이 연구팀은 금붕어와 붕어가 얼어붙은 연못에 갇혀 산소 공급이 부족할 경우, 생존을 위해 알코올을 생산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우리는 산소가 모든 생물체의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탄수화물이 에너지로 분해될 때 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간은 산소 없이 6분 이상 생존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태를 '무산소증'이라고 일컫는다.
겨울철에는 이러한 무산소증이 수역에 서식하는 많은 종의 해양 동물에게 발생한다. 이 기간에 연못과 호수의 표면이 얼음으로 변하여 공기가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이때 수중의 산소 공급이 적어져 생물체 사이에서 산소가 완전히 소모될 때까지 적은 양의 산소를 두고 경쟁이 일어난다. 이럴 경우, 생물체는 산소 없이 세포 에너지를 형성하는 과정인 무산소성 호흡을 하게 된다. 또한 생물체 안에 축적되면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는 젖산을 생산한다.
다행히도 금붕어와 붕어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젖산 축적의 위험에서 자유롭다. 이 어류는 산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알코올로 전환시켜 아가미를 통해 배출 할 수 있는 대체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산소가 부족한 서식지에서 생존할 수 있다.
리버풀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마이클 베렌브린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금붕어는 산소가 결핍될 경우, 탄수화물을 젖산이 아닌 알코올로 전환시키는 효소 '피루브산탈카르복시'를 활성화 해 생존한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연구팀은 붕어과 물고기에 의해 생산된 알코올이 배출된 자연 서식지의 얼음이 더 녹지 않고 오래간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고기는 스스로 생성한 알코올에 둘러싸여 산소가 부족해도 꽁꽁 얼어버린 연못이나 호수 아래서 일 년에 4개월~5개월을 살 수 있었다.
연구팀의 캐롤라인 엘리자베스 파케네스 박사는 "이러한 생존 기술은 오직 붕어과 물고기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며 이 특성을 통해 산소가 부족할 경우 다른 생물체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제로 붕어과 물고기가 술에 취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기 어렵다고 연구팀을 밝혔다. 그러나 베렌브린크 박사는 "측정된 바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100㎜당 50mg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물고기가 실제로 알코올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