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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기르면 정신 질환에 걸릴까?

김은비 2017-09-15 00:00:00

고양이를 기르면 정신 질환에 걸릴까?
▲ 출처 = 픽사베이

한 일본인이 고양이 122마리를 방치하듯 길러 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지난 7월 보도됐다. 고양이 주인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정신 질환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20대 일본인 여성이 고양이 13마리를 원룸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사체를 폐기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소식을 접하다 보면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정말로 연관이 있는 것일까?


고양이를 기르면 정신 질환에 걸릴까?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이하 UCL)의 연구에 의하면, 고양이를 기르는 것과 심리적인 문제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 사실 고양이를 기르면 정신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톡소플라스마 원충이 고양이를 주요 숙주로 삼는데, 이 원충에 감염되면 조현병 등 정신 질환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의약학회지>에 실린 UCL의 연구에 따르면, 태아 또는 유아기에 고양이를 기른다고 해서 청소년기에 심리적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UCL 연구진은 1991~1992년 사이에 태어난 약 5,000명을 18세가 될 때까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임신 기간 또는 유년기에 고양이를 길렀는지 여부에 따라 집단을 분류했다.

연구 결과, 고양이 보유 여부와 정신 질환 발병률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프란시스카 솔미는 "고양이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험하게 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메시지를 고양이 소유자들에게 분명하게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정 처리를 하지 않은 초기 연구를 보자면, 13세 아이의 정신 질환과 고양이 소유 여부 사이에는 약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다른 요인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구 밀도,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요인을 통제했을 때를 보면, 고양이 탓이 아니다. 고양이 소유와 심리 증상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고한 기존 연구는 다른 요인을 적절히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분석했다.

고양이를 기르면 정신 질환에 걸릴까?
▲ 출처 = 픽사베이


UCL의 연구는 고양이 소유와 심리 질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다른 연구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UCL은 다수의 가구를 20년 가까이 추적 조사했다. 반면 기존 연구는 연구 대상자들의 기억에 의존했다는 점에서 부정확할 수 있다.

UCL 연구는 대규모를 대상으로 공백기 없이 진행됐으나, 기존 연구는 소규모 연구에 공백기가 있었다. 물론 UCL은 톡소플라스마 원충 감염 여부를 직접 조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UCL 연구는 톡소플라스마 기생충이 심리 문제를 야기했다면 고양이 보유라는 요인이 원충 감염 정도를 증가시키지 못했을 것임을 시사한다. UCL의 심리학자인 제임스 커크브리드는 "우리의 연구는 임신 중 또는 유년 시절의 고양이 보유 여부가 이후 심리 증상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신 중 톡소플라스마 원충에 노출될 경우 아이가 심각한 선천성 결함이나 다른 건강 문제를 앓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임산부의 경우, 고양이 배설물에 톡소플라스마 원충이 있을 수 있으니 만지지 말라는 (반대 연구의) 충고를 따르기를 권고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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