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타임스 이경한 기자 ] 강박장애는 불안장애 중 하나이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 사고나 행동을 하고싶지 않음에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된다.
강박장애는 사람 뿐만 아니라 반려견에게도 나타나는 증상이다. 특히 반려견의 경우 견주가 강박장애가 있으면 반려견도 주인의 행동을 따라하는 습성이 있어 반려견도 같은 강박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미국인 크레이시 댄 슈먹(Dan Schmuck)은 강박장애를 앓고 있다. 그의 불테리어 강아지인 스푸트니크 또한 주인과 마찬가지로 강박장애가 있다. 스푸트니크는 20년 이상 동물들의 강박증을 연구해온 수의사 니콜라스 도드먼에게 검진을 받았다.
도드먼은 개들의 강박장애 진단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앓는 강박장애를 연구하기 위해 잠재적으로 이상적인 동물 실험체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년 동안 개에 대해 연구하고 관련 유전자와 새로운 신경 경로를 발견하면서, 그는 개들이 앓는 강박증이 인간의 강박증과 비교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도드먼은 "마음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독보적인 산물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인간 이외의 동물들이 정신 질환을 앓는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웠다"라고 밝혔다.
스푸트니크가 앓는 강박장애는 자신의 꼬리를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것이다. 스푸트니크는 심한 경우 몇 시간이나 꼬리를 쫓아다녔으며, 어느 순간, 그는 갑자기 꼬리 쫓기를 멈춘다.
스푸트니크 또한 주변의 시선을 의식할 때 행동을 멈춘 것이다.
슈먹은 2년 전 스푸트니크가 집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풀어준 후 출장을 갔다. 슈먹의 어머니는 스푸트니크가 꼬리를 쫓아다니던 것을 봤고, 도중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슈먹은 처음엔 스푸트니크의 행동이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슈먹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스푸트니크는 마치 꼬리를 천적으로 여기는 것 처럼 고개를 휙휙 돌려대며 사납게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벽에 세게 부딪혀 뇌진탕을 앓을 정도였지만 꼬리 쫓기를 멈추지 않았다. 사방에 피가 튀었고, 반려견의 이빨과 꼬리가 벽에 맞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꼬리를 쫓아다녔다"라고 설명했다.
슈먹은 스푸트니크를 치료하기 위해 메사추세츠에 있는 수의사 도드먼을 찾았다. 도드먼은 스퍼트니크가 꼬리를 쫓는 행동에 대해 불테리어 종의 공통적인 강박증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도드먼의 설명에 의하면 개의 품종마다 강박증 증상이 다르다. 불테리어는 빙빙 돌며 꼬리를 쫓아다니고, 도베르만은 온 몸을 핥고 옆구리를 빨며, 래브라도는 물체를 잡거나 바위를 씹는다.
인간의 강박증은 보통 씻기, 정리하기, 세어보기와 같은 치명적이지 않은 증상을 보이지만, 개들의 강박증 증상은 극단적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먹거나 잠자는 등의 모든 행동이 강박증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도드먼은 스푸트니크의 강박적인 행동을 제한하고 심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프로작(항우울제)을 처방했으며, 이후 스푸트니크는 더이상 꼬리를 쫓아다니지 않는다.
슈먹은 "지난 2년 동안 전신에 피를 흘리며 꼬리를 쫓아다니는 스푸트니크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제 자신의 꼬리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경한 기자 fam1@pc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