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면서 바이러스 발생 농가를 포함한 반경 3km 이내 닭, 오리를 약 2천 800만 마리가 살처분 됐다. 문제는 이 과정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며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영상을 공개했다.
정부는 AI 관련 예방적 살처분 시에는 주사나 전기, 약물, 가스 등의 방법으로 동물에게 고통이 적은 방법을 선택하도록 정부 지침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아 살처분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살처분 용역업체 직원은 포크레인 등과 같은 중장비를 사용해 살아있는 닭을 짓눌려 죽였다. 닭은 포크레인에 찍혀 잠시 푸드덕 거렸으나 이내 잠잠해지더니 빠르게 죽어나갔다.
이에 동물권행동 카라는 “국가가 나서서 끔찍한 동물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어차피 도살될 닭은 치킨이라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방역에 책임을 묻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시작해 바이러스를 막아야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경기도 화성 한 농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AI는 매년 발생하는 가축 전염병이다”며 “과도한 살처분이 아닌,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으로 동물을 살리고 농가의 어려움을 어루만져 주는 정책으로 보호받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이 농장은 친환경 농법으로 3만 7천여 마리 닭을 키워왔다. 그러나 인근 한 농장에서 AI가 발생하자 닭을 전부 살처분하라는 행정 명령을 받았다. 이에 농장 측은 친환경 농법을 고수해 37년간 한 번도 AI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행정명령을 거부했으나 결국 살처분 됐다.
AI는 어떻게 전파되는 걸까?
AI는 Avian Influenza 약자로 동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의 콧물, 호흡기 분비물과 대변에 포함된 바이러스를 다른 조류가 섭취하면서 감염된다.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옮겨질 확률은 매우 낮지만 만약 양성 판정을 받았을 경우 백신이 없기 때문에 치사율이 약 60%로 높은 편이다. 또한, 향후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로 사람간의 전파가 많아질 가능성도 보고 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640명이 발생해, 380명이 사망했다. 아직까진 국내에서는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경우는 많았지만 아직 인체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다.
AI에 감염된 닭을 먹으면 감염될까?
현재까지 닭이나 오리 섭취로 인한 감염 사례는 없다. AI 발생시, 발생한 농장 뿐아니라 3km 이내의 닭, 오리 달걀은 전부 폐기조치 된다. 또한, 3~10km 사이의 조류는 이동 통제되기 때문에 국민에게 오염된 닭과 오리, 달걀은 유통될 가능성의 거의 없다. 또한,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AI는 열에 약해 75도 이상 온도에서 죽기 때문에 닭을 익혀 먹는 것은 아무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