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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인데 어쩌나” 고릴라도 코로나19 확진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 중에서는 고릴라가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동물원에서 고릴라 3마리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사파리 공원의 고릴라 8머리 중 3마리가 먼저 기침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확진 판정을 보였다. 이곳 동물원의 고릴라에게 빠르게 전염될지 우려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사자나 밍크, 고양이, 개 등 포유류로 전파된 사례는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에 감염된 사례는 고릴라가 전 세계 최초다.

그동안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고릴라가 인간과 DNA98.4% 이상 일치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고릴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동물이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기 때문에 증상을 호소하는 다른 고릴라도 격리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현재 현지 언론은 고릴라가 동물원을 관리하는 직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동물원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12월부터 폐쇄되어 외부인의 출입은 금지된 상태다. 하지만 직원들은 동물들을 돌봐야 했기에 출근을 해왔다.

고릴라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야생동물 보호팀 직원은 무증상이었으며,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왔다.

현재 캘리포니아당국은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공원 측은 동물원 내 모든 고릴라를 전수조사했으며, 직원들이 동물과 접촉할 때는 안면 보호대와 고글까지 착용하도록 조치를 강화했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원 수의사들이 고릴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충분한 음식과 비타민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 이외에 영장류 감염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치료제는 투약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히 고릴라들은 기침 증상만 있을 뿐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다. 또한 관계자는 고릴라가 사람과 달리 자연치유력이 강하기 때문에 코로나19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향후 고릴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고 추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고릴라는 '서부로랜드고릴라(western lowland gorillas)'로 알려졌다. 서부고릴라 아종으로 서부저지고릴라로도 불린다. 서부로랜드고릴라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등급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종으로 분류됐다.

성질은 온순하지만 힘이 세며 비스듬히 서서 다니는 편이다. 수명은 야생에서 30~40, 사육 환경에서는 50년이지만, 지난 20년에 걸쳐 전체 개체수의 60% 이상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보통 수컷이 무리를 이끈다.

사진=SanDiegoZoo

김정운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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