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심한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된 아기 물개가 치료를 위해 400마일(643km) 떨어진 곳으로 떠나게 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아기 물개는 반려견과 함께 해변을 산책하던 한 여성에게 발견됐다. 아기 물개는 발견 당시 생존에 위험할 정도로 저체중이었다. 바다표범을 공격을 받아 물린 상처가 심각했다.
커다란 눈망울이 특징인 아기 물개는 애절한 표정으로 구조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생후 5개월밖에 되지 않은 물개는 구조대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베라(Vera)’라는 이름이 생긴 물개는 지난달 잉글랜드 북부 선덜랜드의 로커 지역에서 발견됐다. 구조된 베라는 몸무게가 27파운드(12kg)에 불과했다. 같은 나이의 물개들에 비교하면 몸무게가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치료를 위해 타이머스 실 병원으로 옮겨진 베라. 하지만 이곳은 이미 힘이 약한 새끼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진 회색 바다표범들로 가득 차 있었다. 즉, 아기 물개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치료를 하기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베라를 치료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곳은 현재 지역에서 수백 마일 떨어져 있었다.
아기 물개 베라를 살리기 위해 구조대원들은 험난한 여정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짙은 안개가 낀 상황이었기에 우선 리즈브래드포드 공항까지 95마일을 이동했다. 그후 켄트의 리즈공항까지 또 이동했다.
이동 중 아기 물개의 건강 관리는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비행 중에도 따뜻할 수 있도록 특별한 우리에 있었으며, 수분을 적절히 공급해주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기상 조건은 좋지 않았지만, 아기 물개는 난기류를 의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구조팀의 일원인 그레이엄 마운트포드는 “아기 물개는 평범한 승객이 아니었다. 확실히 냄새는 아주 고약했다. 하지만 물개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후 이스트서식스주의 도시 헤이스팅스에 위치한 맬리담 우드 RSPCA 센터로 24마일을 달렸다.
이곳에 도착한 이후 물개 베라는 서서히 건강을 되찾고 있다. 신선한 식단을 제공받으며 체중도 증가하고 있다.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몸무게를 55파운드까지 늘릴 계획이다.
건강이 좋아질 수 있게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시간 맞춰 자외선 램프를 쬐기도 한다.
아기물개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자비로 비행을 준비한 영국 해양포유류구조단체의 해양생물학자인 댄 자비스는 “베라는 몸무게가 너무 적었고 부상이 심각했다. 이는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베라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는 것은 진정한 팀워크 덕분이었다. 야생으로 돌려보낸 뒤에도 계속해서 경과를 추적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물개는 현재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이며, IUCN 레드리스트의 취약(VU)종이다. 북위 42도 이북의 북태평양의 동서 연안과 해양지역의 도서지역에서 번식한다. 겨울에 북위 34도 해역까지 남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에 동해를 거쳐 남해 및 서해 남부에 나타난다.
성체 물개의 몸무게는 암컷 35~60kg, 수컷 185~275kg이다. 태어난 새끼는 출생 후 4개월이 지나면 젖을 뗀다.
번식기에는 주로 섬과 같은 특정한 번식장소에 모이며, 번식기 외에는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 생활한다. 주로 오징어류와 정어리류를 먹는다. 현재 북 태평양지역에 생존하는 개체수는 약 120만 마리로 추정된다.
사진=Roger All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