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일상적으로 그루밍을 한다.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한 그루밍을 하는 동안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기에 그루밍을 좋아한다. 매일 하는 행동이지만, 최근 들어 유난히 그루밍을 과도하게 한다면 그 원인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오버 그루밍하는 이유

고양이가 과도하게 그루밍하는 것을 ‘오버 그루밍’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루밍을 심하게 하는 대표적인 상황에는 우선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가 꼽힌다. 독립이나 이혼, 별거 등 다양한 이유로 함께 지내던 가족 중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다거나 새로운 사람이 가족으로 들어온 경우, 가구의 전면 재배치, 새로운 반려동물이 입양된 경우, 배변 장소가 바뀐 경우 모두 환경 변화에 해당한다.

오버 그루밍은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후일 수도 있다. 벼룩이나 진드기 때문에 가려움을 심하게 느껴 그루밍을 과도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오버 그루밍으로 증상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고양이 혀에는 작은 돌기가 있기 때문에 생식기 같은 부위를 계속해서 그루밍하면 상처가 쉽게 나기 마련이다. 건강상 문제인 경우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그루밍하는 경우가 많다.

입술&발바닥

주로 음식을 먹은 후와 물을 마신 후 입술 그루밍을 한다. 입술 부위를 오버 그루밍한다면 구강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치주염이나 구강 궤염이 원인일 수 있다. 이 경우 과다한 침 분비, 입냄새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 구역질이나 입술 오버 그루밍을 할 수도 있다.

평상시에도 고양이는 발바닥을 그루밍한다. 가령 화장실 모래가 발바닥에 붙은 경우 그루밍으로 발바닥을 깨끗하게 관리한다. 하지만 화장실과 상관없이, 집안에서 거의 돌아다니지도 않는데 발바닥을 오버 그루밍한다면, 발바닥에 가시로 염증이나 물집이 잡혔을 수 있다.

이 경우 발바닥 그루밍이 반복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침으로 인해 감염 위험이 커지며 상처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발바닥에 집착하는 편이라면, 작은 상처가 없는지 해당 부위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

배&꼬리

고양이에게 배는 매우 중요한 부위다. 민감하고 연약하기 때문에 그루밍과 상관없이 평상시에도 상처가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약 배 쪽을 열심히 그루밍한다면, 알레르기나 피부염 혹은 복부 통증이 원인일 수 있다. 복부 통증은 방광염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혈뇨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꼬리 아랫부분을 계속해서 그루밍하는 경우 벼룩 때문일 수 있다. 벼룩, 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를 의심해보자. 이 경우에도 그루밍을 할수록 털이 빠지고 상처가 심해질 수 있다.

생식기&엉덩이

생식기를 과도하게 그루밍한다면, 요로감염을 의심해보자. 이 경우 반복적인 배뇨와 통증, 가려움증의 여러 증상이 동반된다. 또한 생식기에 상처가 나서 그루밍을 반복적으로 할 수도 있다. 요로감염인 경우에는 치료가 늦어지면 신장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엉덩이를 반복해서 그루밍하는 경우는 설사나 변비로 인한 자극 때문일 수 있다. 설사, 변비로 엉덩이 쪽에 통증이나 가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 또는 장에 이물질이나 기생충이 있는 경우에도 불편함 때문에 그루밍을 할 수 있다.

오버 그루밍 대처법

만약 질병이 원인이라면, 가급적 빨리 수의사를 찾는 것이 좋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에는 고양이의 긴장감을 완화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고양이와 놀아주고 조용하고 정돈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고양이의 생활 루틴이 깨졌는지 확인해보고 건강 상태에 맞는 영양 식단을 제공한다. 깨끗한 물을 주고 있는지 화장실 청소는 잘 되었는지도 확인해본다.

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