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사단법인 동물권행동 카라가 미디어 속 동물의 안전과 권리를 위한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를 제작 발표했다. 동물이 출연하는 미디어에 관한 국내 최초의 가이드라인으로 의미가 깊다.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작
카라는 올해 4월, 미디어 동물학대 설문조사를 진행해 시민 2,055명의 의견을 듣고, 5월부터 6월까지 15명의 시민 모니터링단을 조직하여 유튜브 동물영상 413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국내 촬영 현장의 동물 복지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미디어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와 인터뷰도 함께 진행했다. 이렇게 분석하고 정리해 발표한 자료들은 모두 시민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제3회 카라동물영화제가 진행된 10월에는 동물 출연 가이드라인 '온라인 포럼'을 진행했다. 당시 카라의 미디어 가이드라인이 소개됐으며,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의 김지혜 변호사가 ‘미디어 동물학대와 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순례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이자 영화감독은 사회를 맡았으며 그밖에 구정아 영화 프로듀서, 설채현 수의사, 이삼 22똥괭이네 운영자가 토론에 참여했다.
동물 촬영 현재 실태는?
총 4가지 파트로 구성됐다. '지금을 점검했습니다'는 동물 촬영 미디어 실태 분석을 담은 것으로, 2020년 상반기부터 진행한 실태조사의 통계자료와 그 의미를 정리한 것이다.
갖춰야 할 원칙과 촬영 현장에서의 세부 사항, 종별 가이드라인이 포함됐다. 종별 가이드라인의 경우 미국 인도주의 협회의 가이드라인을 기본적으로 참고하면서, 한국의 법, 동물 보호 환경, 영화제작 관행 등과 관련하여 적절한 내용을 변형, 생략, 추가한 것이다. 또한 촬영 현장에서 동물을 학대하는 정황을 포착하거나 동물 학대 영상물을 접했을 때, 어떻게 신고하고 고발하는지 절차와 방법을 알려주는 신고 매뉴얼도 포함됐다.
'법률로 확인합니다'에서는 실제 발생한 미디어 동물학대 주요 사건과 가상 사례들에 따른 법적 판단과 처벌 가능성을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에서 정리해줬다.
'동물 출연 가이드라인 제작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만들기까지 함께 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촬영 현장 동물보다 사람 우선
카라 대표 임순례 감독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동물과 함께 촬영할 때 아무런 현장 매뉴얼이 없다는 사실이 항상 아쉬웠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이런저런 소식은 거의 동물학대에 해당하는 내용도 많았기에 동물 촬영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이 매우 절실했다. 사람들의 일상을 반영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점점 더 동물들의 존재가 커지는 흐름이기에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 맨 마지막에 '이 영화에 출연한 동물은 안전하게 촬영되었습니다'라는 자막이 올라올 때 안도감을 관객들이 점점 더 요구하고 있다.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에서도 동물 관련 콘텐츠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일부 콘텐츠의 경우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동물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동물 촬영 가이드 초석을 놓기로 결정했다고. 국내에는 워낙 기초적인 가이드도 없는 상황이기에 자세하게 기술된 할리우드의 규정을 참조해 국내 상황에 맞게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카라에서 영화, 방송, 뉴미디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9%가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환경이 나쁘다고 답했다. 61%는 출연 동물의 안전이 위험하다고 답했다. 참여자들 대부분이 동물보다 사람이 우선인 현장, 가이드라인이 없는 현실, 현장의 동물권 인식 부족 등을 공감하며 동물 배우들의 복지를 걱정하고 있었다.
가이드라인, 어디서 볼 수 있을까?
관련 미디어 가이드라인은 PDF파일로 제작돼 온라인포럼에서 첫 선을 보였다. 현재는 카라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다운로드해서 확인할 수 있다. 제작된 책자는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영화진흥위원회, 공공도서관, 영화/영상학 관련 대학기관, 언론 및 방송기관, 엔터테인먼트 등 영상 관련 기관과 공공기관에 배포된 상황으로 앞으로도 추가로 배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