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려견은 개들 사이에서 얼마나 빠른 걸까? 스피드를 자랑하는 빠른 견종, 앙증맞지만 다소 느린 견종을 알아봤다.
달리는 반려견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
개의 척추 구조는 스프링처럼 수축과 확장을 하기 때문에 달리는 속도가 빠르다. 또 다른 요인은 쇄골이다. 개는 사람과 달리 쇄골이 1cm 정도밖에 안 되며 몸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쇄골 구조 덕분에 신체적으로 유연하며 걸음걸이가 더 넓다.
견종마다 신체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달리기 속도도 다르다. 특히 유독 달리기가 빠른 개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분석해보면, 우선 다리가 길고 튼튼하다. 유선형 신체구조로 공기 저항을 덜 받는다. 폐활량이 크고 심폐지구력이 강하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개
세상에서 가장 빠른 개는 시속 약 72 km 속도로 달리는 그레이하운드다. 동물 중 가장 빠른 치타는 시속 약 113km 정도다. 그레이하운드는 시각과 스피드 모두 뛰어난 이집트 원산의 사냥개다. 키는 68~76㎝, 체중 27~32kg이며 흉곽이 좁고 깊고 얇은 허리의 S자형 체형을 갖추고 있다. 평평한 공기역학적 머리에 길고 곧게 뻗은 다리, 가죽이 느껴질 정도로 짧은 털 등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빠른 견종인 만큼 야외에서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목표물을 향해 갑자기 달려드는 행동을 보일 수 있어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빠른 견종답게 체력과 지구력도 강하다.
빠른 개 살루키 & 잭 러셀 테리어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종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쫓아 달리려는 성향이 강해 절대 목줄을 풀면 안 되는 견종으로도 유명하다.
이집트 원산으로 사냥감 중 가장 빠른 가젤을 추적하는 사냥개였다. 고대 이집트에서 왕가의 개로 파라오의 무덤에 함께 묻히기도 했다고. 키는 57∼70cm이고 몸무게는 15∼25kg이며 그레이하운드처럼 가죽이 느껴질 정도로 털이 매우 짧다. 주둥이가 좁고 길며 두상 양쪽에 큰 눈이 있어 시야가 넓다. 좁고 깊은 흉곽, 길고 얇은 다리, 작은 발, 긴 꼬리 등 빠른 스피드로 달릴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시속은 약 64~68km/h로 알려졌다. 나는 것처럼 달리는 개로 운동량을 꼭 채워줘야 한다.
김희철 반려견 '기복이'로 잘 알려진 잭 러셀 테리어. 사실 3대 지랄견 위에 군림하는 최고의 악마견이라는 이름도 붙여졌다. 잭 러셀 테리어의 달리기 속도는 시속 45km. 영국 원산으로 여우 사냥을 위해 개량된 견종이다. 키는 25∼31cm, 몸무게는 4∼7kg로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다. 크기는 작지만 활동량이 매우 많아 매일 운동과 산책이 필수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개
일반적으로 다리가 짧아 몸통이 땅에 가까운 견종이 달리기가 느리다. 바셋하운드나 닥스훈트 같은 견종도 느린 편. 시츄처럼 소형견은 다리가 너무 짧아서 빨리 달리기 힘들며 프렌치불독도 호흡이 힘들어 빨리 달릴 수가 없다.
중국에서 반려견으로 길러진 시츄는 시속 10km/h 정도다. 키는 23~27cm, 몸무게는 4~7kg 정도다. 얼굴 털이 앞쪽으로 동그랗게 자라며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털이 밀도가 높고 길게 자란다. 몸에 비해 다리가 짧고 걸을 때 뒤뚱거린다. 꼬리를 세운 채 걷거나 뛰는 모습이 앙증맞다. 털이 길어서 눈을 찌르지 않도록 머리 윗부분 털은 짧게 자르거나 묶어야 한다. 운동량은 적은 편으로 가볍게 산책하거나 실내 놀이로도 충분하다.
포메라니안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 임종을 지킨 개로 유명하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소설가 에밀 졸라, 음악가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등이 반려견으로 키웠다. 시속 13~16km/h 정도로 알려졌다. 키 15~18cm, 무게는 1.4~3.2kg 정도로 촘촘한 이중모가 특징. 시츄처럼 전체적으로 털이 많고 길다. 털이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 탓에 몸이 둥근 공처럼 보이기도 한다. 몸집이 작아 산책을 짧게 하는 것으로도 운동량을 충족할 수 있다. 관절이 약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은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