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구성이 까다롭게 느껴지는 당뇨 식단. 당뇨병 관리를 위해서는 식이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혈당, 혈중지질, 혈압 등 대사지표를 정상 수준으로 조절하려면 어떤 식습관을 가져야 할까? 전문가들은 매일 적정 칼로리를 규칙적으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라고 입을 모은다.
정상 체중을 유지하며 매일 적절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열량은 [(키-100)×0.9]×(30~35)kcal가 적당하다.
당질과 단백질, 지방을 60:20:20 비율로 섭취한다. 균형 있게 섭취하기 위해 밥과 감자, 고구마 등 곡류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두부 등 어육류, 그리고 채소와 기름, 우유, 과일류 등을 골고루 섭취한다.
채소류와 해조류, 잡곡류를 충분히 섭취하되 노년기에는 소화기능이 떨어지니 한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는 여러 번 나눠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한다. 중요한 것은 동물성기름인 포화지방산은 참기름이나 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산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mg 이하로 섭취할 것이 권고된다.
당뇨에 좋은 음식으로 현미밥을 흔히 추천한다. 현미는 쌀의 왕겨를 벗겨낸 것으로 당질 함량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100g 기준 백미 75~80g 현미 70~75g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다. 이에 현미밥이라고 더 많이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당질은 낮고 식이섬유가 많은 잡곡류를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귀리는 당질 58g 식이섬유 12.4g 렌틸콩 당질 52.7g 식이섬유 10.7g 서리태는 당질 30.5g 식이섬유 26g 정도로 현미나 백미와 함께 밥을 짓는 편이 좋다. 하지만 아무리 당질이 낮고 식이섬유가 많은 잡곡밥이라 할지라도 적당량보다 많이 먹는다면 혈당이 오를 수 있다.
밥이나 면, 떡, 빵 등 고탄수화물 식품은 줄이고 곤약밥이나 곤약면, 쌀국수 등으로 대체하고 설탕이나 꿀, 물엿, 시럽, 올리고당 등 단순 당류 사용을 줄이는 대신, 스테비아, 에리스리톨과 같은 대체감미료를 사용한다. 고추장이나 케첩, 샐러드드레싱 등 소스도 주의해야 한다. 대신 식초, 겨자, 고춧가루, 후추, 참기름, 들기름 등을 사용해 감칠맛을 더한다. 탄수화물이 높은 재료를 가급적 적게 먹고 채소와 달걀, 두부, 해산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나트륨이다. 가공식품이나 조미료, 국, 찌개 등 국물 섭취도 줄이고 싱겁게 조리한다.
전북대병원 내분비내과 박태선 교수 연구팀의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1일 나트륨 섭취 제한량(2g 이하)의 두 배 이상이었다.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9g으로 건강한 사람(5.2g)보다 적었다.
남성 당뇨병 환자는 1일 평균 5.7g, 여성 당뇨병 환자는 3.9g을 섭취했다. 나트륨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 진단을 최근에 받은 남성은 하루 평균 6g을 섭취했다. 기존 환자(5.5g)보다 매일 0.5g씩 더 섭취하는 셈이다.
합병증인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추려면 나트륨 섭취를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단백질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자신의 체중 ㎏당 1g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 당뇨병 환자가 평소 단백질 섭취를 소홀히 하면 대표적인 당뇨병 합병증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대한가정의학회지에 게재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노용규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전체 노인 당뇨병 환자의 71.3%가 단백질 과소 섭취 그룹에 속했다. 단백질 섭취 부족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심각했다.
논문에 따르면 “국내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혈중 CRP 검사 값이 낮았다”며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서 심혈관질환 관련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노인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 예방을 위해 식단에서 밥 등 탄수화물 섭취 비중을 줄이고, 계란, 고기, 생선 등 단백질 섭취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기초간호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결핍되면 혈당 조절에 실패할 위험이 약 4배 높아진다. 음주를 즐기거나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도 혈당 조절 불량 위험이 높았다.
비타민 D가 결핍되면 체지방량이 증가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악화될 수 있다. 체내 비타민 D 농도를 높이기 위해 계란이나 비타민 D 강화 유제품ㆍ시리얼 등 비타민 D 함유 식품 섭취와 자외선 노출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당뇨병 전(前) 단계 위험이 아침을 챙겨 먹는 사람보다 26% 높아진다. 즉, 한국인에게 흔한 제2형(성인형) 당뇨병에 걸리기 쉬워진다는 뜻이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영 교수팀에 따르면, 아침 결식이 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것은 아침을 거르면 아침을 챙겨 먹은 날보다 점심 후의 혈당ㆍ인슐린 수치가 대폭 증가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식후 인슐린 민감성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