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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0여 마리 밖에 없는 '사향노루' 포착…"배변 모습까지 담겨"

▲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무인카메라에 담긴 사향노루 [사진출처=녹색연합]

멸종위기종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사향노루'가 최근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이남 지역에서 발견됐다.

10일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6호인 사향노루가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민통선 이남지역에서 무인카메라에 담겨진 사향노루의 모습은 주·야간 활동을 하고 있었다. 영상에 따르면 사향노루는 야간에 먹이 활동을 한 뒤 낮에는 주변을 탐색하며 배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녹색연합은 "과거 강원도 양구에서 민간 카메라에 찍힌 적이 있지만 이처럼 뚜렷한 모습을 담지는 못했다"며 "이번에 포착된 무인카메라 속 사향노루는 얼굴부터 다리까지 선명한 흰색 줄이 이어져 있었으며, 송곳니가 길게 뻗어나온 것으로 보아 수컷임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향노루는 과거 전국에 걸쳐 분포했을 정도로 개체수가 많았지만 사향이 고급 약재와 향수의 원료로 쓰이면서 무분별한 밀렵으로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어 1987년에 발견된 1마리 이후로 20년간 사라졌다. 

그 후 2007년 상원 양구에서 수컷 1마리가 발견됐고 2012년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되어 현재는 강원도, 비무장 지대 일대에 30여 개체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무인카메라에 담긴 산양(위)과 담비 [사진출처=녹색연합]

이번 사향노루가 포착된 지역은 백두대간 추가령에서 분기하는 한북정맥이 생태축을 이루는 곳으로, 산림생태계가 우수해 한국 특산식물과 주요 희귀식물 뿐 아니라 산양·수달·담비·삵·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졌다.

실제 사향노루가 포착된 이번 영상에서는 산양, 담비 등의 모습도 함께 확인됐다.

이에 녹색연합은 "환경부는 이미 2018년 민통선 이남 지역 사향노루 서식을 확인한 바 있어 당시 대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이후 보호정책은 고사하고 관련된 연구나 추가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생태적 보전가치가 큰 해당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와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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