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 수술을 받은 길고양이의 뱃속에서 플라스틱 끈이 발견되면서 충격이 일고 있다.
5일 MBC '뉴스데스크'는 뱃속에서 플라스틱 끈이 발견되거나 봉합용 철심이 그대로 박힌 채 거리를 헤매고 있는 길고양이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의왕시에서 길에 돌아다니는 암컷고양이를 중성화 시키려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그 고양이의 배 부분이 빨갛게 부풀어 있었다.
당시 수의사는 "자궁을 찾을 수 없었어요. 방광 뒤쪽에 뭔가 딱딱한 게 잡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수의사가 암컷 길고양이의 배를 열어 본 결과 이미 누군가에게 중성화 수술을 받은 흔적이 있었고 몸 안에는 전선 등을 단단히 묶을 때 쓰는 '케이블 타이'가 들어있었다.
해당 지역은 이미 중성화 수술을 시킨 길고양이에 대한 괴담이 퍼져있었다.
의료용이기는 하지만 마치 종이를 찍 듯 스테이플러로 배를 봉합한 고양이 모녀가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배 주변이 벌겋게 염증이 생겨 괴사가 진행되는 듯 했다.
이처럼 배에 스테이플러가 박힌 채 떠도는 길고양이는 한 둘이 아니라는 주민들의 제보가 있었다.
한 동물병원의 수의사는 MBC 뉴스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케이블 타이(플라스틱 끈)는 의료용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물 반응이 일어나서 결국은 감염의 원인이 되겠죠. (스테이플러는) 제거해줄 게 아니면 쓰면 안 돼요. 2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일어나면 다 덧나는건데…"라고 말했다.
뉴스데스크가 이 사건을 추적하던 중 스테이플러 찍힌 고양이가 경기도 화성의 한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해당 동물병원은 경기도 의왕시와 5년 째 계약을 맺고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하는 유일한 곳이었으며, 경기 의왕뿐 아니라 과천, 화성, 군포시와 중성화 수술 사업 계약을 맺고 있었다.
해당 업체는 1마리를 수술할 때마다 15만원씩 받았고, 올해 10월까지 청구한 비용은 약 1억 9천여만 원이었다.
지난 9월, 경기도청에서 현장조사를 나가 스테이플러 시용을 적발했지만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앞으로 잘 하라는 말만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동물보호단체들은 세금을 들여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엉터리로 진행한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에 대해 진상 규명과 철저한 관리 감독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