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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 느끼는 동물도 '자살' 할 수 있을까?

(출처=YouTube)

죽음은 그 자체 만으로도 무거운 마음을 들게 한다. 더군다나 그 죽음이 자살이라면 이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흔히 '자살'은 인간만의 전유물로 알려져 있다. 동물의 자살은 지극히 인간적인 시작에서 빚어진 오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칼라가디 트랜스프론티어 공원에서 사자가 영양을 잡아먹는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동물도 자살할 수 있다'는 논란이 빚어졌다.

(출처=Kennedy News/Johan de Wet)

이 모습을 촬영한 사진작가는 "영양은 사자에게 스스로 걸어가 잡아먹혔어요"라며, "사자는 식사를 마친지 얼마 안 돼 영양을 사냥할 생각도 없었다"고 전했다.

영양은 자신의 목숨을 끊기 위해 사냥할 생각 조차 없는 사자에게 다가갔다는 것이다.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자 앞으로 걸어가 뚫어지게 쳐다보던 영양은 아무런 저항 없이 순수히 잡혀먹혔다. 

사진작가에 따르면 "당시 영양은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고 있었다"고 전하며, "다친 다리로 야생에서 살아가는 게 더 고통스러워 그것을 안 영양이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이라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출처=Kennedy News/Johan de Wet)

약육강식의 룰만이 지배하는 야생에서 다리 부상은 생존하는데 가장 치명적인 상처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에서는 '동물에게 스스로 죽음을 택할 이성과 논리가 없다'라는 의견과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의견이 나뉘었다.

우리는 현실에서 '스스로를 죽음으로 모는' 혹은 '삶의 의지를 상실한' 듯한 동물을 심심찮게 목격한다.

최근 호주 해안에서 돌고래 90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당국을 비롯해 전문가들은 이를 집단 자살로 인한 죽음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와 해양 오염, 먹이 고갈 등으로 인해 많은 돌고래들이 스스로 해안가로 나와 식음을 전폐하다 숨을 거뒀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스트랜딩(Stranding)'이라 하며,  고래의 스트랜딩은 동물 자살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주된 논거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에 빠진 동물 역시 자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타난 바 있다.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침팬지는 가족이나 동료의 죽음을 접하면 우울증에 빠져 숨을 거두기도 한다. 실제 어미를 잃은 새끼 침팬지는 심한 우울증 증세로 식음을 전폐하다 숨을 거둔 유명한 사례가 있다.

현재, 동물이 인간처럼 자살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까지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동물이 자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인간의 시선에 따른 해석이라면 동물들에게 죽음을 택할 이성과 논리가 없다는 것 또한 인간의 시선에 따른 해석일 수 있다. 

인간처럼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동물들은 그들이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한 깊은 속내가 각자 자리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김지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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