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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곳에서도 길 잃는 반려견, ‘인지기능 장애’ 의심해야

(사진=픽사베이)

반려견과 함께 자주 들러 친숙한 곳인데도 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인지기능 장애를 의심해보자. 개 인지기능 장애 증후군(CCDS)은 반려견이 나이가 들어 노견이 되면서 인지 행동이 손상되는 증상을 말한다. 감각 또는 운동 장애, 기타 건강 상태 악화와 관련이 있다.

CCDS는 사람으로 치자면 알츠하이머 병과 유사하다. 모두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유발하며 활성산소가 손상된다.

2019년 리서치게이트에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진은 178건의 설문 조사 응답지를 얻었다. 성견의 22.4%는 관찰 설문지에서 50점 이상을 받았으며, CCDS의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들 사이에서 CCDS 유병률은 14~35%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CCDS는 과소진단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0세 이상의 개(31.4%)9세 미만의 개(14.1%)보다 CCDS 징후를 더 많이 보였다. 암컷(23.2%)과 수컷(21.2%)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또 순종 개(25.2%)는 믹스견(17.9%)보다 CCDS의 징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다른 동물과 함께 사는 개(24.4%)는 그렇지 않은 개(5.6%)에 비해 CCDS 징후를 보일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CCDS 징후를 보이는 개들 중 30.6%가 불안, 두려움, 공격성을 보였고 17%가 안정적이었다. CCDS 징후가 없는 개들 가운데는 69.4%가 불안, 두려움, 공격성을 보였고 83%가 안정적이었다.

CCDS 징후가 있는 개들의 중요한 행동 변화를 조사한 결과, 가장 중요한 변화는 낮 동안 더 많이 자는 것(85%)이었다. 또 집에 혼자 남겨졌을 때 짖거나 우는 것(70%), 계속해서 사람과 붙어 있으려고 하는 것(62.5%) 등의 변화도 관찰됐다. 주인이 불러도 반응하지 않거나(57.5%), 평소보다 더 많이 짓기도(57.5%) 했다. 식욕이 변화하고(57.5%), 다른 동물과의 접촉을 꺼리고(55%), 초점 없이 허공을 바라보고(52.8%),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제력을 잃는(52.5%)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개 인지기능 장애 징후는?

개가 갑자기 혼란스러워 보이는 모습을 보이거나, 익숙한 공간에서 방향 감각을 잃거나,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면 CCDS를 의심해야 한다. 집에서 갑자기 구석으로 몸을 피해 숨어있거나, 평소에 일으키지 않던 사고나 문제를 일으킨다면 CCDS에 주의하자.

주인이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반려견이 반갑게 맞아주지 않거나, 같이 놀자고 장난감을 가져오지 않거나, 주인이 쓰다듬어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CCDS일 수 있다. 또 낮에 잠을 자는 시간이 늘었거나, 밤에 잘 자던 개가 갑자기 일어나서 놀려고 하거나, 짖지 않던 개가 갑자기 짖고 운다면 의심해야 한다. CCDS에 걸린 개는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주인에게 더 의존할 수 있다.

 

CCDS의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전반적인 신체 검사, 실험실 테스트, 신경학적 검사 등이 진행된다. 인지 저하 증상이 다른 신경학적 질병이나 대사 합병증과 함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른 의학적인 문제를 제거해야 한다. CCDS로 인한 행동 변화는 치료가 시작되면 그에 반응해 점차 완화될 것이다. 치료에는 식이 변화, 약물 및 행동 요법이 포함될 수 있다. 북미에서는 셀레길린이라는 약물이 CCDS 치료에 사용된다. 셀레길린은 모노아민 산화 효소 억제제로 불리는데, 노르아드레날린이나 도파민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기능을 향상시켜 활성산소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신경 보호 약물이다.

CCDS를 앓는 반려견에게 약물과 처방식을 제공하면 행동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 식이 요법에는 항산화제, 비타민 E, 셀레늄, 비타민 C,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이 포함된다. 또 처방식에는 생선 기름 및 카르니틴, 리포산 형태의 필수 지방산이 보충되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더욱 효율적으로 변할 수 있다. 치료 처방식을 섭취하면 반려견의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향상될 수 있다. 또한 중쇄 트리글리세리드가 함유된 식물성 오일을 보충한 식단은 인지 기능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다른 천연 보충제도 있다. S 아데노실메티오닌 또는 레스베라트롤 합성 성분, 비타민 E, 비타민 B6, 은행, 포스파티딜세린 등은 CCDS 증상을 개선하고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해파리 단백질에서 추출한 보조 제품도 유용하다. 또 반려견의 수면-각성 주기의 변화를 치료하기 위해 약물 및 천연 치료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이를 투여하기 전에 가능한 부작용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평소 반려견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적합한 식단을 찾아야 하고, 적정 수준의 체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적절한 신체 활동, 놀이, 운동, 훈련 등을 하도록 하고 새로운 장난감과 새로운 훈련 방법을 적용해 반려동물의 두뇌 건강을 유지하도록 한다. 만약 반려견의 나이가 너무 많고 기저 질환이 있다면 주변 산책을 하며 충분히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한다. 나이가 든 개들은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루틴을 잘 지키는 편이 좋다.

반려견이 CCDS 진단을 받았다면 개의 신경학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 및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환경을 강화해야 한다.

김정운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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