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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 항생제 내성, 수의학에서도 중요한 문제

(사진=펙셀스)

최근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논문을 통해 슈퍼버그를 포함한 항생제 내성으로 코로나19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반려동물 치료에서도 항생제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내성 위험 또한 커지고 있다.

학술지 BMC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항생제는 반려동물의 전염성 질병 치료에도 매우 중요한 약물이다.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면서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 개체군이 출현했다.

항생제 내성 혹은 항미생물 내성 박테리아는 수의사가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과정을 방해한다. 이런 박테리아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도 전염될 수 있고, 다른 유형의 박테리아에 항생제 내성 특성을 전달할 수 있다.

 

2020년 그리스 수의사들의 항생제 및 항균제 사용에 관한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진은 그리스 아티카 지방에서 주로 활동하는 총 70명의 수의사들에게 조사지를 보냈다. 아티카 지방은 그리스 인구 약 절반 정도가 사는 곳이며, 이 지역의 주요 도시로는 아테네가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수의사들은 작은 반려동물을 위주로 진찰하는 의사들이었고, 응답자의 46%는 병원만의 항생제 사용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90%는 반려동물 주인이 동물을 병원에 데려오기 전에 이미 자체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모든 의사들은 치료 행위를 할 때 여러 문제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미생물 분석이나 항균 감수성 검사의 경우, 42%는 자주 사용했고 56%는 때때로 사용했다. 항생제 처방 전에 실험실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의사는 6%뿐이었다.

 

27%는 실험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73%는 경험적 치료를 선호했다. 88%는 수술 절차와 함께 항균제를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고 50%의 수의사는 50% 이상의 사례에서 항균제를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의사들이 각기 다른 종류의 항생제 조합을 처방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치료가 가장 오래 걸린 것은 피부 감염이며, 평균적으로 15일 이상 걸렸다. 요로 감염 치료는 8~14일이 걸린 경우가 가장 많았다. 생식기 관련 질병이나 호흡기 관련 질병도 치료에 8~14일이 걸리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위장관 감염이나 안구 질환의 경우에는 3~7일 동안 치료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항균제는 미생물을 죽이거나 미생물의 증식 및 번식을 막는 약물을 말한다. 미생물로 인한 질병 및 감염을 치료하거나 통제한다.

항균제는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을 죽이는데, 이런 미생물은 항생제에 의해서도 증식이나 번식이 막히기도 한다. 모든 항생제는 항균제의 일종에 속하지만, 모든 항균제가 항생제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페니실린은 페니실린균에 의해 생산되는 항생제로,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다.

수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박테리아가 항균제나 항생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을 때 내성이 발생한다. 자연적인 진화 관행이지만, 항생제 및 항균제 내성은 일반적인 진화 과정보다 빠르게 발생한다. 항생제나 항균제가 남용되거나 잘못 사용된 경우, 이런 내성이 발생하기 쉬우며 그 결과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워진다.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동물들이 겪는 내성으로 인한 영향

항생제 및 항균제 내성은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와 주인의 재정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내성 때문에 치료가 장기화될수록 반려동물은 더욱 힘들어지고 치료비는 더욱 많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질병은 반려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데, 치료가 길어지고 내성이 강해지는 경우 사람이 동물로부터 병을 옮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임상의는 항생제 및 항균제를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어떤 내성 패턴이 발생할 수 있는지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이런 위험성에 대해 치료 전에 보호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거쳐야 한다. 임상의가 약물을 합리적으로 처방했다고 하더라도 보호자가 반려동물에게 잘못된 방식으로 약물을 투여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임상의는 항생제 및 항균제 내성과 관련된 공식 가이드라인을 잘 따라야 한다.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고 치료 품질을 개선하고 보다 정확한 관점을 공유하기 위해 수의사들은 자신이 돌보는 동물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생제나 항균제의 사용을 줄이는 편이 좋다. 항생제 및 항균제 내성에 대해 의사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동물병원을 찾는 보호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항생제 및 항균제는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지만 내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사용돼야 한다.

최원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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