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위에 사람을 태우고 트레킹 하는 코끼리의 표정은 삶의 가치를 잃은 것과 같다.
태국 여행 시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관광코스 '코끼리 트래킹'은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코스라 할 수 있다. 코끼리 관광에 이용되는 코끼리는 40도 가 넘는 찜통 더위 속에서 하루 수백 명 이상의 관광객을 태우며 12시간 이상 찻길을 걷는다.
땅의 진동을 통해 멀리 떨어진 동료와 소통을 할 정도로 아주 민감한 코끼리가 수 천대의 차가 다니는 도로를 걷는다는 것은 코끼리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코끼리 관광에 이용되는 코끼리들은 어렸을 때부터 인간이 행사하는 잔인한 폭력을 경험한다.
사람들은 아기 코끼리를 억지로 어미에게서 떼어낸다. 사람들에게 끌려간 아기 코끼리는 몸을 마음대로 가눌 수 조차 없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 이때, 아기 코끼리의 나이는 고작 2살이다.
태어난 지 2살 정도 된 아기 코끼리는 사람들에게 끌려가자마자 뾰족한 꼬챙이에 사정없이 머리를 찍히기 시작한다. 분하고 고통스러운 마음에 아기 코끼리가 몸부림을 치지만 몸에 꽁꽁 감겨진 밧줄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고 이 잔인한 폭력을 그대로 당한다.
하루, 이틀 그리고 1년, 2년 살점이 떨어져 나갈때까지 계속되는 무차별적인 학대에 아기 코끼리는 넋이 나간채로 삶을 포기한다. 사람들은 삶을 포기한 코끼리를 굴복한 것으로 받아들여 마구잡이로 이용한다.
코끼리의 수명은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2살짜리 어린아이를 엄마에게서 떼어내 2살배기 아기의 몸을 구속한채 쇠꼬챙이로 찌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근 해외 온라인 미디어에서 태국 코끼리 관광에 이용되고 있는 코끼리들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전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진 속 코끼리는 얼굴과 이마에 뾰족한 물체로부터 찔린 흉터가 무수히 많았다.
또한, 지난 2018년에는 노령 코끼리 '시리'가 관광객을 태워주다 해골같이 앙상하게 변해버린 채 발견되었으며, 2016년에는 관광객을 태우던 코끼리 '삼보'가 심장마비로 즉사하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그저 사람들에게는 사진 한 장만 남기고 잊혀질 추억이지만 코끼리는 이것 때문에 평생 살점이 찢겨나가는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 전 세계 코끼리의 4분의 1이나 되는 16,000여 마리가 그렇게 삶을 포기한다.
이런 일이 지속되자 코끼리 관광은 동물 학대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최근 해외 매체를 통해 코끼리의 흉터를 본 사람들은 코끼리 관광을 근절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국내 또한 코끼리 학대 근절 운동을 시작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코끼리를 타지 않고도 보는 것 자체만으로 좋은 관광이 될 수 있다"는 착한 여행을 시민들에게 공유했다.
집단생활을 하는 코끼리는 서로 소통하며, 감정을 고유하고 죽음의 의미를 갖고 그들만의 문화도 보유할 만큼 감정과 문화 그리고 지능을 모두 갖춘 동물이다. 이러한 코끼리들이 인간의 잔인한 욕심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인간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