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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 VS. 식문화일 뿐” 중국‧베트남에서도 개‧고양이 식용 논란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렸던 축제(사진=SKY NEWS 유튜브 캡처)

지난 6월 중국 남부 광시장족 자치구 위린 시에서 열흘간 개고기 축제가 열려 이목이 집중됐다. 비정부기간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축제로 개고기를 소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공중보건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도 개고기 유통이 광견병, 콜라레 등 전염병을 증가시켜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년 여름이면 우리나라에서도 보양식이란 이름으로 팔리는 개고기 문화는 아시아 몇몇 국가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개, 고양이 식용 실태를 알아봤다.

중국에서는 특히 겨울에 개고기를 먹으면 몸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개고기가 혈류를 개선하고 소화를 돕는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개고기가 닭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영양가가 높다는 근거도 없다. 그러나 중국의 육류 시장에서는 살아있는 개나 고양이를 뜨거운 물에 던지는 등 잔인한 도축 과정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렸던 축제(사진=SKY NEWS 유튜브 캡처)

 

홍콩에 기반을 둔 동물학대 방지단체인 애니멀아시아가 여러 도시 시민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시는 A급과 B급으로 나뉘었는데, A급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남성(61%)이 여성(40.4%)에 비해 개고기를 섭취할 가능성이 높았다. 남성의 39%, 여성의 59.6%는 개고기를 먹지 않았다. B급 도시에서는 87.1%의 여성과 70%의 남성이 개고기를 먹지 않았고, 12.9%의 여성과 30%의 남성은 개고기를 먹었다.

 

중국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이 그렇게 만연한 행동은 아니었다. B급 도시에 거주하는 응답자 21.55%는 지난 2년 동안 개고기를 먹은 적이 있었고, 1.7%만 고양이고기를 먹은 적이 있었다. A급 도시에 사는 응답자 44.52%만 지난 2년 동안 개고기를, 0.52%만 고양이고기를 먹었다고 답했다. A급 도시 응답자들이 개고기를 섭취하는 주요 원인은 맛있어서(46.6%), 중국의 전통(31.5%), 건강(21.1%) 등을 꼽았다. 25.2%는 동료들 때문에, 21.9%는 가족들 때문에 개고기를 섭취했다.

B급 도시 거주자의 경우 개고기를 먹는 이유는 맛있어서(43.9%), 건강(33.3%), 다른 고기와 똑같아서(13.6%), 동료(20%) 또는 가족(16.8%)을 꼽았다. A급 도시 거주자 중 매주 개고기를 섭취하는 사람은 1.6%, 매일 개고기를 섭취하는 사람은 0.6%였다.

응답자 모두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로 개고기를 먹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가족들과의 저녁 식사로 개고기를 먹을 가능성이 높았다. 여름이나 가을 등 특별한 계절에 개고기를 먹는 사람도 있었고,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개고기나 고양이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은 잔인하다고 생각해서, 혹은 개나 고양이는 반려동물이지 식량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응답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개고기나 고양이고기가 검사 및 검역을 거치지 않는 점, 농장과 시장의 환경이 비위생적인 점이었다. 동물의 사체가 약물에 오염돼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았다.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 개고기 소비는 1년 내내 진행됐으나 여름에 정점에 달했으며, 특히 구성원이 전부 남성인 사교 모임에서 가장 소비가 많았다. 순종 개나 고양이의 육류는 10배 더 비싼 가격에 팔렸다.

개고기를 먹었을 때 건강에 좋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개의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개를 매달아 놓고 때리는 과정에서 피 속의 아드레날린이 증가하고, 이를 섭취한 사람의 체력이 증가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또 고양이고기는 고양이의 고기와 뼈가 류머티즘에 좋다는 미신 때문에 중년 이상 사람들이 찾았다.

고양이는 민첩하고 유연한 동물이기 때문에 고양이고기를 먹으면 60~70대 이상의 나이까지도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믿음도 있었다.

 

베트남에서는 사람들이 월말에 개고기를 먹으면 지난 한 달 동안 쌓인 불운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는 미신이 있다. 하노이에는 고양이고기를 파는 식당이 수십 군데 존재한다. 이탓에 베트남에서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보기가 힘들다.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고양이가 잡혀가는 것을 두려워해 집 안에서만 고양이를 키운다.

식당의 수요 때문에 태국이나 라오스 등지로부터 고양이가 밀수되는 경우도 있다. 다른 국가에서는 명백히 반려묘로 키워지는 품종의 고양이가 육류로 소비되기도 한다. 베트남의 한 수의사는 "한때 나라가 매우 가난했고, 긴 전쟁을 치렀다. 그 기간 사람들은 살기 위해 곤충이나 개, 고양이, 심지어는 쥐까지 모든 것을 먹었다. 습관이자 문화가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수십 년 동안 베트남에서도 인식이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이어진 식습관은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동물이 잡혀가거나 팔려가지 않도록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몇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개나 고양이고기가 소비된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를 섭취하면 사람이 더 건강해진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일부 활동가들은 개와 고양이를 잔인하게 도축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지만 인식이 쉽사리 변하지 않는 상황이다.

김성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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