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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사용하는 청소년, 구강 건강 위험

세계 각국 보건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보다 안전한 대안이라는 홍보 문구를 앞세워 판매됐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대규모 비영리 보건단체 트루스 이니셔티브는 2011~2017년 중학생 및 고등학생 전자담배 사용자가 상당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2017년 실시된 국가청소년담배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중 11.7%, 중학생 중 3.3%가 전자담배를 사용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전자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같은 수치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시중에 출시된 전자담배 제품 중 98.7%가 슈퍼마켓과 편의점, 유사한 아웃렛 등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청소년들이 이 같은 제품에 건강에 유해한 니코틴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전자담배가 유명세를 탄 이유 중 하나는 일반적인 담배와 달리 체리향, 솜사탕향 등 수많은 향으로 출시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소년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청소년 사이에서 전자담배 사용이 증가한 몇 가지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는 광범위한 제품 홍보와 낮은 가격대도 포함돼 있다. 전자담배에 호기심을 느끼고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청소년들도 있다. 게다가, 청소년들은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유해하지 않다고 믿고 있었다.

2019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생 전자담배 사용자 중 60% 이상이 USB처럼 생긴 전자담배 브랜드 쥴(JUUL)을 선호했다. 이들 중 대부분이 향이 있는 전자담배를 사용했으며 그 중에서도 민트향이나 멘솔향을 선호했다. 조사 결과, 고등학생 1학년과 3학년 전자담배 사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향은 민트향이었다.

 

대부분 전자담배에는 일반 담배 연기에 들어있는 6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자담배에도 니코틴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니코틴은 집중력과 학습, 기분, 충동 조절 등을 조절하는 두뇌 부위 발달에 해롭게 작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폐에도 해로울 수 있다.

최근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청소년 구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구강 질환 징후가 없는 사람 123명을 모집했다. 이 중 25명은 흡연자이며 25명은 비흡연자, 20명은 전자담배 사용자, 25명은 과거 전자담배를 사용했던 흡연자, 28명은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모두를 사용하는 흡연자였다.

조사 결과, 전자담배 사용자들은 활성화된 질병 징후를 보이지 않았지만, 구강 내 박테리아 구성이 중증의 치주염 환자의 것과 유사했다. 치주염이란 중증의 세균 감염 질환으로 치아 손실 같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주염을 치료하지 않는 경우, 심장 및 폐 질환 등의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전자담배 카트리지 속의 액체가 가열돼 압력을 받게 되면 전자담배 사용자의 입안이 위험한 미생물들이 선호하는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거 발표됐던 여러 연구로 뒷받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조사에서는 전자담배 에어로졸에 노출된 치아에는 노출되지 않은 치아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가 있었다. 유해 박테리아가 과잉 상태가 되면 치아 부식과 충치, 잇몸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자담배의 기본 액상인 프로필린 글라이콜 때문에 구강 건조증이 유발돼 구취가 생길 수 있다.

잇몸 세포를 조사한 결과, 전자담배의 에어로졸로 염증과 DNA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세포 노화가 빠르게 진행돼 세포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로체스터의과대학의 어판 라흐만 박사는 “전자담배 증기가 연소되면서 세포에서 염증성 단백질이 방출돼 세포 내의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그 결과, 다양한 구강 질병이 유발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라발치과대학의 마흐무드 로아비아 박사는 전자담배로 유발되는 세포 손상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강 방어막이 손상되면 감염과 염증, 잇몸 질환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 발암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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