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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면역력’에 부정적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일환으로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가급적 외출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적인 사회적 고립은 조기 사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전염병으로 비즈니스와 경제가 침체되면서 사회적인 불황으로 이어지고 이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약자와 장애인, 기존에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사람들이 사회적 불황에 가장 취약하다. 사회적 격리, 혹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 19 사태를 빨리 종식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지만, 이런 조치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뉴욕대학의 사회학자 에링 클리넨버그는 사회적 고립이 취약한 노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그는 고립이나 격리로 사람들이 느끼는 사회적인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발표된 미국 비영리 단체 KFF와 비앙카 줄리오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2%, 영국 성인의 23%, 일본 성인의 9%가 종종 또는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응답자들은 외로움이 삶의 여러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이 공중보건 문제인지 아니면 개인 문제인지에 대해 의견이 팽팽하다. 공중보건을 주장하는 사람은 47%, 개인 문제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45%다. 83%는 개인과 가족이 오늘날 사회에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한 반면, 27%는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영국인과 일본인은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이 공중보건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확률이 더 높았다. 영국인의 66%, 일본인의 52%였다.

미국 성인의 58%, 영국 성인의 50%가 최신 기술 사용이 외로움을 증가시키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일본 성인 중 같은 응답을 한 사람은 26%였다. 또 외로움을 느끼는 일본 성인의 35%는 10년 이상 그런 감정을 느꼈다고 답했다. 같은 응답을 한 미국인은 22%, 영국인은 20%였다.

 

2020년 발표된 보험 회사 시그나(Cigna)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근로자 1만 명 중 61%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9년 응답자인 54%에 비해 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18~22세 사이 성인 중 73%는 때때로, 또는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는데, 이는 1년 전의 69%에 비해 상승한 수치다.

젊은이들은 소셜 미디어 사용으로 더 고립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를 아주 빈번하게 사용하는 사람 중 71%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지난 해 53%에서 급격하게 증가한 수치다. 소셜 미디어 '라이트 유저'들은 51%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이 또한 지난 해 47%에서 증가한 수치다.

특히 사회에 갓 진출한 청년들은 커리어 사다리의 가장 아랫부분에 있기 때문에 더 고립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일을 시작한 지 6개월 미만인 신입사원의 3분의 2 정도가 고립된 기분을 느꼈다고 답했다. 

커리어 사다리의 위쪽에 있는 사람도 외로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였다. 고위 임원의 56%가 대화할 사람이 없다고 느꼈고, 69%는 아무도 자신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남성의 63%가 외로움을 느꼈는데, 지난해에 비해 1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여성의 경우 58%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54%에서 증가한 수치다.

 

국립과학아카데미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은 조기 사망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 사회적 고립으로 치매 발병 위험은 50% 증가하고,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위험은 29%, 암 사망의 위험은 25%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기능 저하(59%), 뇌졸중(32%) 위험도 높다.

브리검영대학의 신경과학 교수인 줄리안 홀트-런스타드는 “사회적으로 연결된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보다 염증이 적었다. 사회적인 고립과 외로움이 면역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적 고립이 심장 박동 수, 혈압, 세포 노화, 순환 스트레스, 호르몬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도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70세의 앨리스 맥헤일은 "이번 코로나 19 발발이 전 세계 인에게 끔찍한 고립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나 가족과 유대 관계를 쌓거나 지역 클럽에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종교 단체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많은 사람에게 일상적인 기쁨이다. 이런 활동은 특히 나이가 들었거나 은퇴한 사람들에게 중요하다. 

타인과의 강력한 소셜 네트워크가 없는 사람들은 타인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사회적 격리와 코로나 19의 이중 위협이 현재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해 여전히 타인과 연결될 수 있지만, 이런 기술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취약 계층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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