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에 영화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확진자가 며칠간 등장하지 않으면서 잦아들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대구를 중심으로 집단 발병됐다. 하루 새 50명이 넘는 추가 확진자가 생겼고 지역사회 전염이 사실상 시작되면서 단체 활동은 물론 야외활동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영화 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올 1월 전체 관객수가 작년 동기간에 비해 7.1%(128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3년 이후 최저치다. 매출은 약 75억 원 정도 떨어졌다. 올해는 ‘극한직업’과 같은 크게 주목받은 영화 없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사실상 코로나19에 의한 극장 기피가 주요 원인이다.
2월도 관객수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이미 2월 둘째 주 주말(7~9일) 관객 수는 104만 명으로 2015년 발생했던 메르스 사태 보다 적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공개된 2020년 2월 20일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하루 동원 관객수는 6만 명을 겨우 넘겼다. 작년 같은 평일이었던 2월 20일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사바하’는 약 18만 명으로 무려 3배 차이가 난다.
오는 25일 예정된 제56회 대종상 영화제는 연기됐으며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대구의 한 독립 영화관은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26일 개봉 예정인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스타 뚜루’는 잠정 개봉 연기를 결정했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도 2월 7일이었던 개봉일을 3월 말로 미뤘다.
한편, 관객들은 영화관이 아닌 집을 선택했다. VOD로 영화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재난영화가 인기인 가운데 지난 2013년 개봉했던 영화 ‘감기’의 시청이 64배가 증가했다. 감기는 치사율 100%에 이르는 최악의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중국이 우한을 폐쇄했듯, 영화 속에서도 도시를 폐쇄하며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현실과 유사하다는 평이다.
접촉만으로 전염되는 원인불명 전염병이 세계를 휩쓰는 재난 영화 ‘컨테이젼’도 시청수가 급증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즌'에서는 500배 이상, '올레TV'에서도 800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