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도 중반 당시 인터넷이 도입되기 전 반려동물 관련 통신을 통한 하이텔 애완동물동호회와 천리안 애완동물동호회가 애견단체를 대변했던 시절이 있었다.
본지 기자는 견종별 소모임 활동과 유기견보호소에 자원봉사를 하면서 가끔 마비증상이 있는 9살 요크셔를 키웠었다. 지금의 바이럴마케팅처럼 당시 천리안 동호회 요크셔모임의 회원들의 추천으로 생전 처음 동물병원이라는 곳에 방문했었다.
당시 담당 수의사는 현재 서울 강남의 o동물병원을 운영하며 가끔 SBS TV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특수동물 쪽 수의사로 나오는 사람이다. 그 협소한 병원은 당시 천리안 회원들의 입소문으로 지방에서까지 진료를 받으러 오는 고객들로 항상 분주했던 곳이다.
20년이 지난 그 병원은 옷이며 간식으로 가득한 통로와 좁디좁은 진료실이 없어지고 2층을 확장하여 1층에는 분양과 미용, 호텔의 서비스 공간으로, 2층에는 고양이 진료를 주력으로 하는 동물병원으로 탈바꿈을 했다. 당시 2명이 상주했던 곳이 현재는 14명의 전문스텝과 앞으로도 2~3명의 충원계획을 세우고 있는 논현동의 메카로 번듯하게 운영이 되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에 마무리된 현대식 인테리어는 그간 거쳐 간 수많은 동물들의 이동 동선과 보호자의 눈높이에서 고려되었음을 알 수 있었고 특히 동물복지를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영수 대표원장이 있는 백산동물병원이다. 2층 동물병원에 올라서니 수의사 세 명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대표원장에게 백산동물병원에 대한 소개를 들어봤다.
Q. 백산동물병원에 대해 소개한다면?
A. 백산동물병원은 수의사 5명, 간호사 4명, 매니저 2명, 미용사 3명 그리고 경영지원실장으로 구성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병원과 달리 경영지원실 운영을 통해 외부 협력은 물론 스텝간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백산동물병원은 반려동물 중 고양이 진료를 주력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최근 고양이들에게 친근하고 친화적인 진료실을 운영하고 있고 입원실, 호텔, 보호자 대기실 등 고양이의 입장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특히, 개는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상태에 대한 표현을 많이 해주는 편인데 고양이의 경우 자기 독립심이 강하고 아픈것에 대한 표현을 잘하지 않은 성향이 강해 한참 뒤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돼서야 병원에 오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진료에 있어서도 개를 데려오는 손님보다 고양이를 병원에 데리고 오는 손님들과 증상에 대해서 2배 이상의 대화를 하고 나서 진료를 시작할 수 있다.
Q. 최근 한 달 전에 인테리어를 새로 했는데?
A. 진료에 있어서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중점으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습니다. 동물병원에 오는 고양이들이 느끼는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게 병원에 와서 불안해하는 것인데 이번 인테리어를 새로 할 때 가장 강조된 부분입니다. 고양이들이 대기하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해주고 진료실내에서도 고양이용 체중계, 안락한 소파나 시설 등 고양이가 진료를 받기전에 이미 스트레스를 주면 안 되기 때문에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고 그걸 인테리어에 반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음번에 인테리어를 다시하게 된다면 진료대기실부터 입원실까지 개와 고양이를 따로 분리를 하여 진료를 하려고 합니다.
Q. 백산동물병원의 홈페이지는?
A. 병원 리모델링과 함께 홈페이지도 개편을 했는데 블로그와 카페까지 연동해서 병원에 대한 소개와 보호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해주고자 홈페이지에 신경을 썼습니다. 특히 홈페이지를 통해 병원소개나 시설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고양이 보호자들과 소통하려고 6개월 전부터 기획을 하여 만들게 되었습니다.
Q. 고양이 진료 시 에피소드가 있다면?
A. 고양이는 개와 달리 벽을 타고 돌아다니거나 심지어는 진료실 천장 위로 올라가 천장을 뜯어내야하는 일이나, 싱크대 아래 하수도 구멍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유기된 고양이들이 사회성이 떨어져 문제가 발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동물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부분은 어느 수의사든 감내(堪耐)를 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Q. 5년 뒤의 백산동물병원의 모습은?
A. 외국처럼 고양이만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고양이 전문 동물병원으로 키워가는 게 목표입니다. 현재도 고양이 위주의 시설이 갖춰지긴 했으나 국내 유일의 고양이 전문병원으로 고양이 진료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싶습니다.
Q. 고양이 카페가 점차 생겨나고 있는데?
A. 자기 애견을 데려가는 애견카페와 달리 고양이 카페는 집에 있는 고양이를 고양이 카페에 데려가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병원에도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 고양이카페에 데려 가려고 문의전화가 많이 오는데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Q. 고양이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수의학과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병원에 수의학과 학생들이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학생들에게 하는 이야기는 무조건 고양이한테 미쳐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개와 다르기 때문에 고양이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결코 고양이를 알 수 없습니다. 고양이를 작은 강아지처럼 단순히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와 코끼리의 비교처럼 전혀 다른 동물이기 때문에 고양이를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여기 백산동물병원 스텝들은 전부 다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Q. 고양이에 대해 설명한다면?
A. 미국이나 일본을 놓고 보더라도 고양이를 개보다 더 많이 키우고 있는데 가구수를 따졌을 때는 개를 키우는 가구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고양이는 한집에 여러마리 키우는 가구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 병원에 오신 고양이 손님들이 평균 고양이를 2마리정도 키우고 있고 많게는 30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고객도 있습니다. 또 어떤 고객은 별도의 오피스텔을 마련해 그 곳에서 고양이만 키우고 퇴근해서 놀아주고 집으로 들어가는 분도 계십니다. 이렇게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개와 달리 많은 아이들이 한집에서 생활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독립적이면서 개성이 강한 동물입니다.
Q.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에게 당부하는 말
A.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아픈것을 숨기기 때문에 아프다고 왔을 때는 이미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고양이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고양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키우는 주인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고양이에게 스트레스 받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게 좋습니다. 고양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얻는 질병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최소한 병원에 전화상담 정도라도 취해서 고양이에게 스트레스 받는 것을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으로 백산동물병원을 취재하면서 동물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가 돼서 가족처럼 생활하는 백산동물병원 식구들의 동물 진료에 대한 철학은 홈페이지에 나온 일부 글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백산은 수의사이자 보호자입니다.
본원의 의료진들은 수의사이자 보호자입니다. 그 의미는 병원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뜻입니다. 진정으로 동물이 좋아서 수의사를 선택했고 동물들을 진료하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현재 고양이 혹은 강아지를 돌보는 수의사도 있고 직접 돌보던 반려동물과 이별을 경험해 본 수의사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호자로서의 마음가짐과 경험은 진료수의사로 일하는데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 백산동물병원 홈페이지에서 인용 >
백산동물병원 |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82-23 | 1644 5653 | www.thecat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