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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개와 고양이도 채식할 수 있을까?
김영석 기자
수정일 2020-05-13 17:15
등록일 2020-05-13 15:06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육식동물이다(사진=SBSTV 동물농장 애니멀봐 유튜브 캡처) 

소셜미디어 텀블러(Tumblr)의 한 사용자가 반려견에게 줄 식사라며 사진을 게재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사진 속 식단은 고구마, 현미, 유기농 두부, 치아시드, 소화 효소 등이었다. 많은 사용자가 육식 동물인 개에게 채식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개와 고양이는 육류 섭취가 필수인 만큼 채식을 할 경우 건강상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사라 도드와 동료 연구진은 3,6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51%는 반려견 주인, 16%는 반려묘 주인, 33%는 반려견과 반려묘를 모두 키우는 사람이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84%는 잡식주의였고 5.8%는 비건, 6.2%는 채식주의, 4%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생선까지 먹는 채식주의자)이었다. 채식주의자는 여성(6%)이 남성(3%)보다 많았지만, 비건주의자는 남성(8.3%)이 여성(5.8%)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51%는 육류를 기반으로 하는 반려동물 사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육류 기반 동물 사료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은 젊은 응답자가 더 많았고, 60세 이상의 응답자는 적었다. 또 영국의 응답자들이 미국의 응답자들보다 반려동물 사료에 더 많이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의 97%와 고양이의 99%가 육류가 함유된 음식이나 사료를 먹고 있었다. 매일 건사료를 먹는 개는 61%, 고양이는 69%였고, 캔사료를 먹는 개는 15%, 고양이는 44%였다. 채식주의 음식이나 식물 기반 식단을 먹는 개는 10.4%, 고양이는 3.3%였다. 엄격한 채식주의 식단을 먹는 개는 1.6%, 고양이는 0.7%였다.

채식주의 식단을 먹는 개의 91%와 고양이의 73%는 주인이 직접 만든 음식과 상업용 음식을 함께 섭취했고 개의 2%와 고양이의 18%는 주인이 손수 만든 채식주의 식단만 먹었다. 비건인 응답자의 27%는 반려동물에게 채식주의 식단을 먹인다고 답했고 78%는 가능하다면 반려동물에게도 채식주의 식단을 먹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에게 채식주의 식단을 제공하지 않는 응답자 중 35%는 반려동물에게 채식주의 식단을 제공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답했고 55%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반려동물에게 채식주의 식단을 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렇게 말한 사람 중 45%는 채식주의 식단의 영양학적인 증거가 충분해야 한다고 답했고 20%는 수의사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려동물 소유자의 65%는 모든 기준 중 한 가지만 충족되더라도 채식주의 식단을 먹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 저자들은 채식주의 식단이 반려동물의 건강에 미치는 단기적 또는 장기적 영향을 다룬 연구가 거의 없었으며 앞으로 식물성 식이 요법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수의사협회(BVA)의 다니엘라 도스 산토스는 "고양이는 육식 동물이다. 고양이에게 채식을 먹이는 것은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니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양이는 타우린과 같은 특정 단백질을 스스로 생산할 수 없어서 먹는 음식으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타우린은 닭고기, 생선, 소고기 등 육류에 들어있다. 고양이가 타우린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실명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고양이의 소화기관은 식물성 음식을 잘 소화시키지 못한다.

이탈리아의 아미(Ami)와 같은 회사는 비건 고양이 사료를 생산한다. 아미는 비건 고양이 사료가 타우린 및 기타 필수 단백질을 강화한 상품이라고 주장하지만, 수의학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비건이나 식물 기반 식단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반려견은 어떨까? 개는 늑대와 유전적으로 거의 비슷하다. 야생의 늑대는 육류를 위주로 섭취하지만, 비타민이 부족할 경우에는 달걀이나 과일, 풀 등을 섭취하는 잡식성이다. 개는 인간과 함께 지낸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에 인간이 먹는 음식에 익숙해서 대개 잡식성이다.

개는 고양이보다는 채식주의 식단에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수의학 전문가들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도스 산토스는 "개에게 채식을 먹이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간단하지 않다. 반드시 수의사나 동물 영양학자 등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의사들은 “자신이 채식을 한다고 해도 육류 섭취가 반드시 필요한 반려견이나 반려묘에게까지 채식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반려견이 췌장이 약해 육류를 많이 섭취할 수 없다면, 수의사와의 상담을 거쳐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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