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둘러싼 논란 “코로나19 치료 가능할까?”
고철환 기자
수정일 2020-05-12 17:10
등록일 2020-05-12 16:29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치료제로 여러 약물이 주목받았다. 그중 하나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다. 보통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는 이 약물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효능을 극찬하기도 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헬스케어 데이터 수집 회사인 서모(Sermo)가 30개국 6,200명 이상 의사를 대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 및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은 2020년 1월 3일부터 3월 23일이었다. 코로나19 환자를 접하는 의사들이 주로 처방한 약물은 진통제(56%), 아지트로마이신(41%), 그리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33%)이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량은 국가마다 달랐는데, ▲스페인 72% ▲이탈리아 41% ▲브라질 39% ▲멕시코 28% ▲프랑스 23% ▲미국 17% ▲독일 16% ▲캐나다 13% ▲영국과 일본 각 7% 순이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치료 요법은 첫날에는 1일 2회, 400mg 투여, 이후 5일 동안 매일 400mg 투여하는 방식(38%)과 첫날에는 1일 2회 400mg 투여, 이후 4일 동안 하루 2회 각 200mg씩 투여(26%)하는 방식이었다. 의사 중 19%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했고, 8%는 저위험군 환자에게도 이 약물을 처방했다.

서모가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실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 약물은 아지트로마이신(50%), 하이드록시클로로퀸(44%), 기관지 확장제(36%) 등이었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치료도 36%나 됐다. 항HIV 약물(19%) 및 감기약(17%), 고용량 스테로이드(13%), 비승인 약물(10%) 사용도 보였다.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된 환자의 52%에게는 등급 혈장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또는 클로로퀸(38%)이었고, 비승인 약물(37%), 인터페론-베타(36%), 한약(34%) 등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63%나 됐다. 다른 국가에서는 33% 정도였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응답자의 54%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효과적이라고 답했고 프랑스 응답자의 51%도 같은 답변을 했다. 미국에서는 33%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효과적이라고 답했는데, 뉴욕에서는 같은 답변의 비율이 19%로 떨어졌다. 의사의 65%는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치료할 때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했다고 밝혔다. 49%는 코로나19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이 약물을 처방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설문조사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실험이 아니라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과 경험에 따른 보고서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중점을 둔 연구

미날리 니감 박사는 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프랑스의 소규모 연구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의 병용 효과가 좋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논문을 게재한 국제의학항균제 저널은 연구에 결함이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 페인슈타인의료연구소의 케빈 트레이시는 “ 연구가 완벽한 실패”라고 말했고, 뉴욕대학 의과대학의 아트 캐플란도 “형편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트레이시와 캐플란은 이 약물을 복용한 몇몇 환자들이 좋지 않은 경과를 보여 실험에서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들의 상태는 연구의 최종 결론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84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금 더 큰 규모의 연구를 진행했지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처방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의 20.2%는 집중 치료실로 옮겨가거나 사망했다. 이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97명의 환자 중에는 22.1%가 집중 치료실로 옮겨가거나 사망했다. 결국 약물의 복용 여부가 환자의 생존과 큰 상관이 없는 셈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BMJ 저널에 게재됐다.

알바니대학이 진행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약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300명 정도의 환자에게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 병용 요법을, 200명은 두 약물 중 한 가지 요법을, 100명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요법을 적용했다.

연구진이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의사들은 증상이 매우 심각한 환자에게 약물을 처방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예를 들어 입원 당시부터 숨가쁨, 기저질환으로 당뇨 및 관상동맥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는 약물 처방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그래서 이 환자들은 다른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더 높았다. 약물을 복용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사이의 합병증 또는 사망률에 있어 통계적인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과연 증상이 약한 환자에게도 이 약물이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연구진은 결국 증상이 이미 심각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밴더빌트대학의 감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알바니대학의 연구에도 오류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약물을 사용할 때 자신도 모르게 편견이 작용할 수 있으며, 이런 편견은 측정할 수 없어 오류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약물 또는 위약을 무작위로 배정한 다수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샤프너 박사는 "관측 연구의 한계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 잠재적인 통제 실험의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지 알기 위해서는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을 알아보는 연구를 비롯해 더 큰 규모의 실험과 연구가 필요하다.

고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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