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밥과의 전쟁’ 편식하는 아이, 올바른 식습관 기르려면?
김준호 기자
수정일 2020-04-23 13:33
등록일 2020-04-23 13:33

식사 시간이 매일 전쟁처럼 느껴지는가? 입 안에 밥을 한참 물고만 있는 아이, 고기를 잘게 잘라줘도 뱉어버리는 아이, 채소는 쏙쏙 골라내고 소시지만 먹는 아이…부모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아이의 편식이다. 

캐롤라인 테일러 박사 연구팀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아동의 편식 패턴을 분석한 십여 가지 연구를 검토한 결과,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의 편식 습관은 특정 요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요인에는 개인 특성과 부모의 식사 시간 통제, 사회적 영향, 어머니의 식사 패턴 등이 포함된다. 

다니엘 고흐 박사와 안나 제이콥 박사는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1~10세 자녀를 둔 부모 혹은 조부모 407명을 설문조사했다. 응답자의 25.1%는 자녀가 항상 편식한다고 답했으며 24.1%는 가끔 편식한다고 답했다. 중국계 응답자 가운데 27.5%는 말레이계(20.6%)나 인도계(20.8%)보다 자녀의 편식이 심하다고 밝혔다. 3~5세 자녀를 둔 부모의 29.9%와 6~10세 자녀를 둔 부모의 25%가 자녀의 편식을 토로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부모(34.2%)의 자녀가 비전문직에 종사하는 부모(16.3%)의 자녀보다 편식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식하는 가정의 아동(36.5%)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동(19.5%)보다 편식 경향이 심했다. 자녀가 항상 편식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자녀가 식사를 지나치게 느리게 한다거나 입 안에 음식물을 물고만 있고 건강식 대신 과자류와 지방이 많은 식품만 찾는다는 행동을 언급했다. 먹는 음식이 한정돼 있으며 식사 대신 과자만 먹는다고도 말했다.

자녀에게 밥을 먹이는 게 항상 어렵다고 답한 이유에는 자녀가 특정 음식의 식감을 싫어하거나(6.6%) 음식을 매우 조금 먹고(9.6%) 이전의 나쁜 기억 때문에 특정 음식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고(4.4%) 밝혔다. 

고흐 박사와 제이콥 박사는 응답자 중 45.5%가 자녀의 편식 습관을 매우 걱정하고 있으며 37.1%는 약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과로는 신체(83.3%) 및 정신(54.5) 발달의 부작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응답자 중 89.2%는 자녀가 올바른 음식을 먹게 만드는 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94.6%는 자녀가 끼니마다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게 하고 있었으며 86.2%는 밥그릇에 담긴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강요한다고 말했다.

62.7%는 자녀가 충분한 영양소를 얻을 수 있도록 식사에 채소와 과일, 육류를 포함시키고 있었다. 46.4%는 자녀가 식사하는 과정을 지켜봤으며 41.8%는 자녀의 식단을 계획했고 40%는 우유를 마시게 했다.

 

 

응답자들은 자녀의 편식을 고치기 위해 음식을 먹기 쉽게 만들어 식감을 바꿨으며 식사 시간에 TV를 보게 했다. 연구팀은 편식하는 자녀를 둔 부모가 편식이 신체 및 정신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가 편식하는 이유는?

사회학자 디나 로즈 박사는 “아동이 음식의 외관이나 특정한 맛에 반응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거부한다는 것은 두려움이나 또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아일 때 가장 주로 하는 일은 신체를 움직이고 제어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자신이 먹을 음식을 선택하고 선택한 음식을 삼키는 것도 통제하는 방법을 발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녀의 식사 시간과 음식, 양 등 식사 행동을 통제하길 원한다. 자녀가 올바르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도록 부담을 가한다. 자녀가 부모의 이 같은 행동을 느끼면 힘의 역학이 발생한다.

권력 투쟁은 자녀에게 나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자녀가 먹기 싫어하는 채소를 강제로 먹게 한다면 부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보통 이럴 때 부모들은 자녀에게 “두 입만 더 먹으면 아이스크림을 먹게 해줄게”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로즈 박사는 “아이스크림이 가치 있으며 채소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만드는 말”이라고 말했다. 아이는 채소를 하기 싫은 집안일쯤으로 생각하고 아이스크림을 보상이라고 여긴다. 건강을 위해 채소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올바른 훈육 방법은 아니다. 자녀의 식습관을 교정하기 위해 과잉 훈육을 하다 보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녀의 편식을 고치는 데 부모의 걱정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허기가 진 상태거나 저녁으로 다른 것을 먹고 싶어 한다면,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을 수 있다. “이거 먹기 싫어”라는 말을 할 수 있다.

아이는 5세가 될 때까지 입맛 선호도를 계속 개발하게 된다. 자랄수록 음식에 대한 생각과 평가는 계속 바뀌면서 안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아이 스스로 오늘 저녁 먹을 음식을 결정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도 편식을 고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강제로 억압적으로 밥을 먹게 하는 것보다 식사 시간을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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