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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없는 ‘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 수컷·새끼 고양이 취약
김준호 기자
수정일 2020-03-16 15:03
등록일 2020-03-16 10:13

감염되면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빈혈이 심해지는 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가 암컷보다 수컷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밝혀졌다. 연구진은 집밖으로 외출하거나 공격성이 강한 고양이, 새끼 고양이도 감염 위험이 높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발병하고 있는 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FeLV)는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으로 ‘온코로나바이러스(oncornavirus)’ 군에 속한다. 감염되면 림프종이나 백혈병, 기타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FeLV의 주요 영향은 심각할 정도로 면역 능력을 억제하고 빈혈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FeLV에 감염된 고양이는 바이러스와 관련되니 임상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고 종양이 발생하기도 전에 합병증으로 먼저 죽는 경우가 많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는 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FeLV)와 고양이면역결핍바이러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당시 파루쿠 반데 박사와 연구팀은 가정에서 기르는 고양이 368마리의 혈액에서 혈장 샘플을 채취한 후 면역크로마토그래피 키트를 사용해 FeLV p27 항원과 FIV 항체 증거를 조사했다. 설문조사로 데이터를 수집한 후 고양이의 개체 통계 및 건강 상태를 FeLV 또는 FIV 상태의 잠재적 위험 인자로 평가했다.

고양이 368마리 중 12.2%(45마리)는 FeLV p27 항원에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31.3%(115마리)는 FIV 항체에 양성이었다. 두 바이러스 모두 관찰된 고양이는 4.3%(16마리)였다. FeLV 또는 FIV 유병률은 건강한 고양이보다 임상적으로 아픈 고양이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동물 보호소에서 사육하는 고양이(10.3%)보다 보호자가 있는 고양이(13.1%)에게서 유병률이 높았다.

여러 가지 인자가 FeLV 및 FIV 혈청반응 상태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가령, 암컷 고양이(7.4%)보다 수컷 고양이(16.1%)에게서 FeLV가 높게 나타났다. 공격성이 덜한 고양이(9.6%)보다 공격성이 강한 고양이(20.7%)가 FeLV 위험이 더 컸다. 성체(9.6%)보다 새끼 고양이(17.9%)가 FeLV 위험이 더 컸다.

성체 고양이(34.7%)는 새끼 고양이(23.9%)보다 FIV 혈청 양성 상태일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암컷(25.2%)보다 수컷(36.1%)이 FIV 위험이 더 컸다. 또한 FeLV 혈청 양성 상태처럼, 공격성이 적은 고양이(26.7%)보다 공격성이 강한 고양이(46%)가 FIV 혈청 양성 반응일 가능성이 컸다.

품종, 샘플 채취 부위 같은 다른 요인은 FeLV 또는 FIV 혈청 양성 상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FeLV 및 FIV 혈청 양성 반응이 말레이시아 반도에 서식하는 고양이에게서 높다고 결론 내렸다. 

2014년 짐바브웨 하라레 선별 지역에서도 FeLV 관련 연구가 진행됐다. 프란시스 무차암바 박사와 연구팀은 2012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 8가지 무작위 선별 수술과 고양이 보호소 연구를 진행했다. 수의과 클리닉 8곳의 고양이 총 81마리와 고양이 보호소 한 곳에서의 고양이 7마리, 주인 없는 고양이 12마리에게서 샘플을 채취했다.

총 100마리 중 41%가 FeLV p27 항원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외부에 나가지 않고 가정에서만 기르고 있는 고양이(8%)보다 집 밖에 나가는 고양이에게서 FeLV 감염률이 높게 나왔다. 한 마리를 기르는 가정(29.73%)보다 여러 마리를 기르는 가정(56.86%)에서 FeLV 감염률이 높았으며,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30.19%)보다 하지 않은 고양이(53.79%)가 감염률이 높았다.

 

 

 

FeLV 감염률이 높다는 것은 면역 억제 가능성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다. FeLV는 어떻게 확산될까? 고양이의 타액과 배설물, 오줌에 다량으로 바이러스가 기생한다. 이 바이러스는 장시간 주위 환경에서 생존할 수 없다.

고양이들이 상호 그루밍을 하거나 물린 상처, 공동으로 사용하는 배설물 변기, 급식기 등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 감염된 어미 고양이에게서 새끼로 전염될 수도 있다.

반려묘가 감염된 고양이와 장시간 접촉하거나 물린 상처가 있다면 FeLV 감염 위험이 높다. 새끼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경우, 감염에 더욱 취약하다. 건강한 고양이더라도 노출 시간이 긴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초기 단계에는 FeLV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이 흐르면서 고양이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반복적인 질병을 앓을 수 있다. FeLV의 일반적인 증상에는 식욕 감퇴, 체중 감소, 털 상태 악화, 지속적인 발열, 설사 등이 있다. 

동물병원에서는 진단을 위해 먼저 효소결합면역흡착측정법(ELISA)을 진행한다. 엘리사 테스트로 감염 초기 및 말기 단계에서 혈류를 돌아다니는 FeLV 입자를 확인한다. 엘리사 테스트에 양성 반응을 보이면 간접면역형광검사를 통해 FeLV 감염을 확인하고 진행 단계를 판단한다. 이 테스트로는 백혈구 내 바이러스 입자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FeLV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반려묘를 FeLV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실내에서만 기르고 감염된 고양이와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반려묘가 외부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즐긴다면 주의 깊게 감독하고 함부로 돌아다니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또 다른 예방법은 입양 전에 FeLV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감염된 고양이와 감염되지 않은 고양이끼리 급식기를 같이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치료법에는 수혈과 빈혈증을 관리할 수 있는 약물 처방이 있다. 항암화학요법으로도 FeLV 관련 림프종을 관리할 수 있다. 일 년에 최소 2회 정기검진을 하고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찰해야 한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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