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57만명 연명치료 거부" 존엄사 선택 점점 늘어난다
양윤정 기자
수정일 2020-02-28 16:15
등록일 2020-02-28 10:35
보건복지부 발표, 실제 존엄사 실시 8만 명 넘어서 안락사와는 차이...2018년부터 법적으로 가능해져

 

▲국내 존엄사는 2년 전 부터 실시됐다.(사진=ⒸGettyImagesBank)

존엄사를 선택한 환자가 8만 명을 넘어섰다. 연명치료 거부에 동의한 사람도 5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임종이 임박한 환자 중 존엄사를 실제 시행한 사례는 8만 5천 76명이다. 60세 이상이 전체의 80%를 차지했으며 남녀 비율은 6:4였다. 추후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사람은 57만 7천 600명으로 60대 이상이 전체의 약 90%를 보였다. 

존엄사란 의학적 치료를 모두 마쳤음에도 사망 단계에 이른 환자가 회복이 아닌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거부하고 생을 마감하는 행위다. 보통 기계호흡과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시행된다. 안락사는 사망에 이를 단계가 아닌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것으로 존엄사와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존엄사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부터다. 당시 한 환자가 중태에 빠진 채로 보라매병원으로 후송됐다.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의료진들은 수술을 실시했고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자가 호흡이 힘든 상황이었다. 병원을 찾아온 보호자 아내는 수술은 자신이 동의한 사항이 아니며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환자의 퇴원을 요구했다. 의료진은 거부했지만 보호자의 완강한 주장에 환자를 퇴원시켰다. 결국 산소 호흡기를 제거하고 몇 분 뒤 환자는 사망했고, 변사 사건으로 경찰에 넘어가게 된다. 병원의 동의 없이 퇴원해 질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보호자는 살인죄, 환자의 퇴원시킨 담당 의료진은 살인죄 종범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병원들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퇴원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국회의 존엄사 논의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연명치료를 하고 있던 환자의 가족이 연명치료 거부를 요구했고 대법원은 가족의 손을 들었다. 여론도 찬성이 우세했다. 2009년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88.3%가 존엄사 도입 여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환자의 고통 경감이 가장 많았다. 2013년 국가생명윤리심사위원회가 존엄사 관련 법안 제정을 권고, 2016년 제한적 존엄사를 인정하는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2년 유예 후 2018년 2월부터 국내 존엄사가 법적으로 가능해졌다.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여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다. 사전여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해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본인이 직접 서명한다.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는 의사에게 요청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다. 사전 동의를 했더라도 존엄사가 실제로 진행되려면 어떤 치료로 효과가 없다는 의학적 판단과 환자(환자가 직접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경우 환자 가족)도 더 이상의 치료를 원치 않는다는 요건이 모두 만족해야 한다. 

양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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